검색과 읽기는 다르다.
불과얼마전,

우리는‘정보화시대’라는생소한화두에접했었다.

그리고지금은모두가정보화시대의총아인스마트폰에머리를파묻고있다.

정보(情報)란무엇인가.

사물을관찰하고,측정해서모아진자료들을해석하고정리하는지식이라고할수있다.

따라서가지고있는정보가많으면매사에남보다유리한입장에설수있다.

권력이정보를독점하려는것이바로그러한속성이다.

일부계층이정보를독점하고있을때그렇지못한계층에비해돈과권력을쉽게장악

한것도같은이유에서다.

정보화시대는,

정보의일반화가특징이며과거특수계층이독점했던대부분의정보가모두에게공유

되는과정이라고할수도있다.

물론지금도극비사항등기밀을요하는정보들은공개되지않고있다.

특히안보관계정보들이그렇다.

그러나일상에필요한온갖정보들은IT기기의발달로일반화되었으며정보의개방은

가속이붙어진화하고있다.

정말‘정보화시대’인것이다.

우리들이한번도겪어보지못했던정보화시대의가장큰특징은무엇일까.

‘정보의홍수’가그것이다.

수많은정보가수많은경로를통해수많은내용을무차별적으로양산하고있다.

대표적인것의하나가SNS커무니케이션이다.

K팝의싸이가유튜브를통해삽시간에세계를장악하는기술적시스템,내용이

가지는글로벌한콘텐츠가그런것이다.

아마도이러한현상은계속진화를거듭할것이다.

말하자면정보의홍수는계속되는것이며양적으로나질적으로가속화되어개인이

감당할수없는수준까지이를것이다.

정보의홍수앞에서개인은무기력해진다.

자기도정보를생산하지만밀려오는정보에비하면아무것도아닐수있다.

그렇지만우리들은그정보의홍수속에서내가필요로하는정보들을찾아이용하는

기회를포착할수도있다.

대표적인것이스마트폰으로내려받는온갖앱이그것이다.

앱은점점더세분화되고전문화되고있으며유용한것부터사기성까지계속해서

발전해나갈것이다.

정보의홍수는정보의혼돈이기도하다는얘기다.

정보의홍수속에서우리들이일차적으로만나는정보들은말하자면‘날것들’이다.

그정보들을익혀먹는것이선별이고분별이며판단이다.

검색은누가나할수있지만,

검색된내용을판단하는것은개인이가지고있는기초실력-지식에의해좌우된다.

읽기가부족해머리가빈사람은이벽에부딪쳐넘어진다.

그러나읽기에충실,그안에실력을쌓은사람은올바른분별과판단으로

날것을익혀자기것으로만들어쓰게된다.

유리한입장에서는것이다.

검색(檢索)은,

글자그대로검사해서찾아보는것이다.

그래서검색은일별(一瞥)이다.

한번흘낏보는것이다.

그리고검색은그필요에따라사용하는일회성자료다.

따라서검색은머리에축적되지도않고축적하려고도하지않는다.

앱이다양해지고발전하는만큼일회성,일별하는검색도따라서늘어난다.

검색에중독되면,

그속에자기것은하나도없는깡통인간이될가능성이커진다.

이미그런부류는나타나기시작했다.

읽기는다르다.

그것은검색이아니며일별이아니라집중이다.

일회성자료가아니라인간안에축적되는지식이다.

읽기에는끈기가필요하며많은시간이소요된다.

손가락끝으로살짝건드려검색할수있는빠르고편리한앱이아니라종이에

인쇄된글자들을읽어야하는고된작업이기도하다.

검색은정보화시대가만들어낸산물이며그생명은속도와편리함이다.

반대로읽기는느리고불편하다.

참으로이상하고묘한것은,

이렇게느리고불편한읽기가없으면빠르고편리한‘정보’를분별,판단할수가

없다는점이다.선택에는지식이있어야하기때문이다.

특히깊이있는해석을필요로하는정보에서는더그렇다.

때문에비로소우리들은‘균형감각’에대해생각하게된다.

균형(均衡)은,

무게를가진물체가어느한쪽으로기울지않고안정을이루는상태를말한다.

따라서균형감각은이안정을파악하는정신작용이라고할수있다.

디지털과아날로그의균형은정보화시대를살고있는우리모두가갖추어야할

새시대의현명한‘도구’임을잊으면안된다.

정보화시대를살면서그정보를익혀자기것으로하기위해서는

정보를선별하는지식-실력이있어야한다.

그게없으면다른사람들의판단에휩쓸리게된다.

자기정체성의부족이며자기철학의부재다.

생각만해도부끄러운‘광우병촛불’은대표적인사례가될수있다.

자기옆에객관적이고과학적인,정제된정보가있었는데도많은사람들이

집단히스테리에충동된것은‘자기의판단’이없었기때문이다.

자기것이없어남들을쫓아간것이다.

우리의생각은디지털시대를살지만,

우리의몸은생로병사의아날로그적한계를벗어나지못한다.

이보다더분명히‘균형’을요구하는조건은달리없을것이다.

아날로그적인생물적존재가디지털의시대를살기위해서는디지털과아날로그가

조화를이루어야한다.

몸을떠나생각만따로사는세계는없다.

똑같이생각없이몸만으로사는세계도없다.

모두가스마트폰에빠져있지만,

그게누구둔사람은먹고,마시고,잠도자야된다.

그보다더정확한아날로그의세계가달리있겠는가.

균형감각을얻기위한우리들의노력은여러가지방법으로이루어질수있다.

이제가장대표적이고일상적인방법의하나로서‘종이신문’을예로들어보자.

우선종이신문은,

정보의홍수속에서쓸만한것들을전문적으로골라준다.

신문에게재된기사들과내용이바로그것들로서우리를대신해전문가들이선별

작업을해주는것이다.

이것만으로도종이신문의가치는크다고할수있다.

다음이해석,해설들이다.

육하원칙에따라쓰여지는기사들은전문적으로정보들에대해해석하고해설한다.

진,위를가려주고정보의비중은물론유용성에대해서도설명해준다.

신문만제대로읽어도일상을사는데불편하지않을수있으며남들과같은수준의

‘지식세계’에머무를수있다.

두가지이상의신문을구독한다면‘지식의폭’은더넓어진다.

신문마다그기사나내용이다를수있으며읽는사람은그것들을비교함으로서

‘앎’의폭과정도가향상되는것이며,

상대적으로더유리한입장에서게되는것이다.

다음이그저렴한비용이다.

인간신문의월구독료는1만5천원이다.

그돈을내고한달내내내가얻는모든정제된정보들은정말엄청난것들이다.

특히우리의주요일간지들은국내외를망라,기사를편집하고있기때문에국제

감각에도뒤지지않고살수있다.

매일배달되는신문에는정말별의별색션이다있다.

다읽을수가없을정도다.

최소의비용으로최고의수확을얻을수있는것이오늘의종이신문이다.

세상에이보다더싼물건은없다.

안철수가바른말을한게있다.

‘검색과읽기는다르다,종이신문을읽어야된다.’가그것이다.

종이신문을읽지않는사람들은최고의정제된정보들을스스로포기한사람들이다.

스마트폰만으로는우리가필요로하는통섭의정보는얻을수없다.

빠르고편하면무게를잃게된다.

종이신문은아날로그의범주에가깝지만그역할과기능은디지털을판가름하는

기준을제공하는기초가된다.

종이신문의이기능은앞으로도변하지않을것이다.

독일의세계적인주간지‘슈피겔-거울이라는뜻’은

1947년1월4일창간호를발행한후60년이넘는역사를자랑하고있으며

발행부수1만5천부에서지금은100만부를상회하고있다.

정확하고심층적인취재로전세계독자들의요구에부응하기때문이다.

영국에서발행되는세계적인시사주간지‘이코노미스트’는

현재160만부를발행하며,

영국에서는20만부정도팔리고나머지140만부는북미지역에서100만부,

우리나라를포함한아시아지역에서20만부가팔린다.

두가지주간종이신문의특징은,

그발행부수가계속증가하고있다는점이다.

이얘기는,고급정보를원하는상류계층의수요가증가하고있다는뜻이며

상대적으로소수가더많은부를차지하고있는계층에서정제되고수준높은

정보를꾸준히소비하고있다는의미다.

그들은종이신문을읽음으로서더유리한입장에선다는것을알고있으며

그렇게취합한고급정보를통해부를유지하고계속늘려가고있는것이다.

슈피겔이나이코노미스트는바로이러한시장을겨냥,그수요에응답하고

있는것이다.

지난10월6일,

현재자동차의하반기대졸자공채에서

6교시시험문제는전혀뜻밖의것이었다.

‘고려,조선시대가장존경하는인물은누구인가’와

‘세계역사에서중요한결정을하나들고그결정의아쉬운점,자신이라면어떤결정을

했을까,그렇게결정했을때후세에미칠영향들을서술하라‘는두가지였다.

두문항중하나를선택해30분동안1000자이내로서술하라는‘역사에세이’문제가

출제된것이다.

인사담당의한상권부사장은,

‘신입사원을채용할때는사회에대한책임의식,올바른역사관,국가관,기업관이

있는지를중점적으로볼예정‘이라고했으며

‘현대차에서근무하고싶은취업준비생이라면평소책과신문을많이읽고가치관을

정립하는게도움이될것‘이라고말했다.

검색만으로는안된다는얘기다.

읽기를통해바탕을마련하라는주문이다.

이미대기업들은모두가비슷하고얄팍한스펙이아니라지원자의인간적두께를

보기시작했다.

책과신문을많이읽으라는게그얘기다.

두께와무게는읽기를통해서만이루어지기때문이다.

어떤백화점의지하차고,

한젊은여인이차를주차시킨후기둥에적힌숫자(주차구역표시)를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얼마나편리한가.

그러나무엇을기억하는뇌기능은그만큼퇴화한다.

그게축적되면어떤결과가될까.

어떤장례식장,

문상을끝내고떠나려고하는데친지한분이내가타고갈지하철역과최단거리의

환승역을스마트폰을보면서알려준다.

얼마나편리한가.

그러나지하철노선도를펴놓고루트를짜는,생각하는뇌기능은퇴화한다.

사실무서운일이다.

스마트폰-디지털을활용하는것과그것에종속되는것은전혀다른문제다.

스마트폰이없으면제집전화번호도모르는사람은이미흔하다.

이제우리모두는선택해야된다.

빠르고편리한,속도와편리를위해디지털을택할것인가.

느리지만무게와내용을가지는아날로그를택할것인가.

그도아니면사안에따라디지털도쓰고아날로그도사용하는‘균형’을택할것인가.

대답은이미나와있다.

문제는실천인것이다.

검색과읽기는그근본에서다르다는점을잊으면안된다.

그것이정보화시대를사는지혜인것이다.

한부분을전체로착각하면안된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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