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1955-1964년생)의은퇴가시작되었다.
이는‘베이비붐세대’라는하나의거대한계층이은퇴를시작했다는사회적의미가있다.
왜냐하면이기간에태어난사람이무려900만명에달하기때문이다.
서울대한경혜교수는지난11월27일에열린
‘제5차인구,고령화포롬’에서
재무,건강,심리상태,사회적연결고리등4가지항목으로베이비붐세대를분석한결과
전체의39.5%가자신들의노후준비가미흡한것으로나타났다고밝혔다.
말하자면10명중4명은자신들의노후준비를제대로못했다는뜻이다.
2012년기준으로,
베이비붐세대의80%가성인이된자녀와같이사는데
가구당월평균생활비를283만원으로계산했을때이중41.7%인118만원을
자녀에게쓰는것으로타나났다.
자녀에게들어가는돈이대출금상환과경조사비,여가비,보건의료등을합친것보다
많다고했다.
여기에분에넘치는결혼비용까지부담하고있다.
이는상당수부모들이자신들의노후준비를할수없는‘나쁜구조’에갇혀있음을
뜻하는것이기도하다.
베이비붐세대가자기들의노후준비를제대로못하는가장큰원인이통계에서나타
나듯자녀의양육비,교육비지출때문이다.
자식이학교에다니는동안은교육비로,학교를졸업하고백수가되었을때는용돈이
그만큼지출되는것이다.
베이비붐세대뿐아니라자녀를둔부모들이그자녀때문에자기들의노후준비가
부실할경우그결과는대단히혹독하다는것을알아야한다.
지금은평균수명이길어진만큼오래살수밖에없고,자식이부모를부양하던미풍
양속이사라졌기때문에자녀들의현실적인도움도기대할수없는세상이다.
일단현역에서은퇴,노년이되면,
자기들의‘삶의질’을향상시킬수있는수단이전혀없게된다.
일자리를다시얻는다해도그수입은보잘것없는수준이다.
10명중4명은부실한노후준비때문에상상하지도못했던비참한삶을살게된다.
겪어보지않았기때문에그무서움을알수가없고,때문에자기의심각한문제는
제쳐두고자식에게올인하고있는것이다.
‘늙어서돈없으면죽은목숨’이라는얘기는넉두리가아니라자기의현실이된다.
나는내가노인이기때문에,
노인들과많이만나고,노인들을관찰하고대화를나누면서‘서로다른노년’에대해
자료를모으고정리해봤다.
젊은현역들의삶이서로다르듯,노인들의삶도천차만별이다.
같은노인들이지만계층이다르고가진게다르고삶의질이다르다.
한가지큰결론은,
노년의서로다른형편은현역일때결정된다는점이다.
어떻게준비하느냐에따라그삶은전혀다른것이되는게또노년이기도하다.
세상의모든일이다마찬가지이지만특히인간의노년은‘준비’가아주중요하다.
따라서이글은노인들보다는앞으로노인이되어은퇴해야되는현역들에게더
절실한내용이될것이다.
어떤인생은‘고독사’로끝나고,
어떤인생은더풍요로운노년을보내고있다면그원인은준비의차이라고단언
할수있다.
특히노년을제대로준비하기위해서는‘자녀관-子女觀’을바꿔야한다.
자녀보다는내가먼저이며우선이돼야이문제가제대로풀릴수있기때문이다.
2013년기준,
고독사에노출될가능성이높은65세이상독거노인은125만명으로추정되고있다.
2035년이면이수치는3배정도로늘어날전망이다.
노인이되어혼자사는것은충분히있을수있는일이다.
문제는그내용이다.
쪽방에서난방도제대로못하고구호단체에서주는밑반찬에의지해사는최빈층은
삶이아니라그냥생존해있는것이다.
이런노인들중죽은지5년이지나발견되는케이스가생기는것이다.
같은사람들인데이노인들은어쩌다가이렇게비참한처지가되었는가.
이유는많겠지만그중심은‘준비’가제대로안됐기때문이다.
‘가난구제는나라도못한다’는우리속담이있다.
복지안전망을아무리촘촘하게짜도새는구멍은있게마련이다.
때문에스스로자기를위해‘이기적으로,현실적으로,구체적으로’자기의노후를
준비하는‘지혜’가절실하다.
자식을위해희생한후,정작본인은쪽방에갇혀폐인처럼산다면그게무슨인생
일수있겠는가.
절대로남의일만은아니라는점을명심할필요가있다.
‘참새쫓는것과애봐주는일은아무리해도표가나지않는다’는말이있다.
늙어서자기몸하나도건사하기힘든나이에자식에게얹혀살다보니애를업어야
하는신세가된노인들이있다.
모두가겪어봐서아는일이지만애봐주는일은정말중노동이다.
그건노구가감당하기힘든고된일이기도하다.
젊고힘이있는할머니들이손자봐주고자식들에게서돈을받는것은이경우와는
다른케이스다.
왜냐하면그건힘들면안할수있기때문이다.
그러나제집이없어자식에게얹혀사는늙은부모들은그럴수조차없다.
며느리눈치때문에이추운겨울,영감은밖으로돌아야한다.
쪽방에서끼니를거르며사는것보다는나을지몰라도마음고생은더심하다.
사람이늙어서돈없고제집없으면이꼴이된다.
모진목숨이질긴것을한탄해봐야소용없다.
생각이잘못되어모든것을자식에게쏟아부은결과가이렇게아프고쓰라린
현실이된것이다.
어리석었기때문이다.
노인정이있는아파트단지나마을에사는노인들은그래도괜찮은편이다.
노인정에서하는일이라는게십원짜리화투나장기,바둑과잡담이다.
가끔프로그램이있기는해도그게그거다.
노인정의특징은그비생산성에있다.
소일로그치는게대부분이다.
부녀회가끓여주는국수한그릇으로점심을때우고저녁때까지눌러앉는다.
그시간에,그많은시간에좀더생산적인일을할수없는것일까.
나는노인정에갈수있는나이이지만아직노인정에가본일이없다.
그들이거기모여서하는일들을다알기때문이다.
내게는그렇게비생산적으로쓸수있는시간이없다.
책읽고,글쓰고,음악듣고,악기연습하고,PC하고,운동한는것만으로도시간이
빠듯하다.여기에식사준비까지내몫이다.
같은노인인데그들은왜거기에서가장소모적인시간을허비하고있는것인가.
‘준비’가없었기때문이다.
나이들어해야하는,할수있는일이없거나모르기때문이다.
은퇴는준비가없으면그렇게된다.
준비해야되는건결코돈만은아니다.
돈이아닌,다른것들도제대로준비해야삶의질을유지할수있다.
제집에살고있는노인들중상당수도집에있지않고밖으로나돈다.
무료하기때문이고공짜가기다리고있기때문이다.
최근지하철의‘노인무임승차’가큰쟁점이되고있다.
용돈이있는노인들도지하철을이용,원정을다니고있으니지하철안이노인들로
붐빌수밖에없다.
여름에는공원벤치도만원이다.
기다리고있으면공짜밥이있다.
공원근처엔한그릇에1500원하는설렁탕집도있다.
겨울철에는지하철역에내려가추위를피한다.
‘까마귀떼’같다고말하는승객도있다.
이들은왜제집이있는데도밖으로나돌고있을까.
집안에서할일이없기때문이라는게대부분의대답이었다.
며느리의눈총을피해나온사람들도있겠지만대부분은집안에서할일이없어서
습관적으로밖에나오는사람들이다.
사람이나이들어노년을살때,
집안에확실한자기것,자기일을가지기위해서는‘현명한’준비가필요하다.
여기에는상당한수준의지적판단력이요구된다.
같은노인들이지만학력에따라계층이나뉘는게그때문이다.
물론‘삶의질’도갈라진다.
얼마전아내가개인전을가졌을때,
그림여러점이전혀모르는사람들에게팔렸다.
전시회가끝나는날,그림을내리면서택배회사에연락했다.
그림은유리가끼어있는액자이기때문에사람이직접가지고다녀야한다면서
노인들을보내왔다.
첫눈에그들은교육받은사람들이고상당한전직이있음을알수있었다.
배달될그림의수취인주소를확인한후스마트폰을꺼내들고루트를확인하고
거리에따라배송료를요구했다.
정말멋진늙은이들이었다.
하루에두번정도하면충분히일당-용돈을벌수있고,무엇보다도활동적이어서
건강에도크게도움이된다는것이었다.
택배회사에소속돼있지만자유스러웠고스스로즐기면서일을하니능율적인생활을
하고있는것이다.
나는그들을다시봤다.
정말훌륭한노인들이었다.
그들은아주똑똑했고,민첩했으며그배달도정확했다.
교육은그렇게전혀다른사람을만드는것이다.
사람이나이들어노년을사는경우,
반드시갖추어야할조건들이있는법이다.
그기본조건이갖추어져있으면그노년은축복이지만그반대라면지옥이다.
첫째가제집에서살아야된다.
크든작든,좋든나쁘든관계없이공간에서독립적이고자유스러워야행복할수있다.
둘째가돈이있어야한다.
그것도매월정기적으로수입이있는게가장좋다.
집이있다면자식에게물려줄것이아니라주택금융공사에담보하고매월주택연금을
받는모기지도좋은방법이다.
셋째건강해야한다.
나이들어건강이없으면모두없는것과마찬가지다.
건강은,특히노년건강은그렇게중요하다.
넷째죽을때까지할수있는‘자기일’을가지고있어야한다.
취미생활이바로그것이다.
특히나이가많아져밖으로나가기어려운때,집안에서할수있는일이꼭있어야
한다.
TV시청은여기에포함되지않는다.그건삶의퇴행이기때문이다.
다섯째가장무서운병인치매를예방해야한다.
치매에걸리면그집은박살이난다.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오감이라고한다.
오감의현상유지를위한무엇인가를해야한다.
내경우는첼로라는어려운현악기가그방편이다.
오감의퇴화만완화할수있다면건강은유지되는것이다.
그렇다면가장성공적인노년의삶은어떤것일까.
내경우는그게서재(書齋)다.
서재의사전적의미는‘책을갖추어두고글을읽거나쓰는방’이지만사실은그
이상이다.
서재는한인생의‘종착역’이라고할수있다.
고등교육은받았지만자기서재가없는사람들이많다.
그삶이돈,권력,명예를쫓는세속적인것뿐이었기에정신적으로빈곤하게살았기
때문이다.
자기삶에대한‘철학적질문’이나‘종교적질문’이없는형이하학의세계를살았다는
뜻이다.
나는성격상다른사람들에대해부러워하는일이없다.
그러나잘갖추어진서재를보면더없이부럽다.
서재안에는한인간의진솔한삶이축적돼있다.
나이가많아지면외부출입은줄어들고결국은집안에있는시간이많아질수밖에
없다.
그때리모콘을쥐고소파에앉는인생과서재에서책을들고안락의자에앉는인생은
하늘과땅처럼다르다.
노년기의삶의질이달라지는것이다.
정말행복한노년을원한다면서둘러자기의서재를준비해야된다.
잘갗추어진서재만있다면노년도살만한인생이된다.
사람은누구나늙게마련이다.
여기에예외는절대없다.
그리고모든사람은노년이되어인생의종착역에도착한다.
그래서인간의노년은그어느때보다도풍요롭고따뜻한것이어야한다.
인생을마감하는자리가춥고배고프면그보다더큰불행은달리없다.
따라서우리모두는노년을제대로준비해야된다.
준비없는,준비가부족한노년의참혹함은그게개선될수단이없는것이기에
더서글퍼진다.
노년을준비하는대원칙은‘자기’가중심이되는건전하고,이성적인이기심이다.
내가나를위해준비하지않으면아무도나를대신해준비해주지않는다.
노년은후회하는삶이되어서는안된다.
그후회는바로비극이기때문이다.
은퇴후20-30년을더살아야하는문제는이제는피할수없는현실이다.
가장좋은방법은준비할수있을때,준비의수단을가지고있는현역일때준비
하는것이다.
그게진정한의미의‘지혜’다.
보편적인현상에는보편적인원인이있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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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rowon (홋카이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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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남 (625 전쟁 체험기)이길영 (아들셋을 서울대에 보낸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