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엄마되기.
‘교육’에관계하고있는사람들이자주하는말이있다.

‘애들을망치는건에미들이다.’

전부는아니겠지만절반은맞는말이다.

엄마의자식에대한사람은지고한것이다.

사랑그자체에는전혀잘못된것이없다.

그러나자식을사랑하는‘방법’에서는애들을망칠수도있는덫이나타난다.

우선자식에대한부모,특히엄마들의사랑을생각해보자.

그사랑은본능적-동물적이다.

자식을위해목숨까지도바치는일이있는게그때문이다.

인간이아닌동물들도새끼를사랑할줄알고새끼를위해서는위험도무릅쓴다.

사랑이본능적이라는것은그만큼강열하다는뜻이며이러한적극적인성향이

오히려자식을망칠수도있는덫이되는것이다.

본능앞에서는‘이성적판단’이들어설자리가좁아지기때문이다.

자식은결코사랑만으로는키울수없다.

교육에는교육에필요한‘교육적조건’이있기때문이다.

다음,그사랑은맹목적인경우가많다.

맹목적(盲目的)이라함은,

사리를따지지않고덮어놓고하는일이다.

사랑이맹목적이되면합리적목적을가질수없고소기의결과를얻을수없다.

무릇세상의모든일은목적이분명해야하고그방법이효율적이어야성과를

거둘수있다.

자기의모든것을다바쳐자식을사랑했지만희망했던결과를얻지못하는것은

그사랑이맹목적이었기때문이다.

다음이희생적인사랑이다.

자식을위해서라면,자식의성공을위해서라면기꺼히자기를희생하는게모정이다.

힘든알바까지하면서자식의학비를대는엄마들이얼마나많은가.

이희생자체는위대하기까지한정신이다.

문제는그렇게큰희생을치르고도원하는것을얻지못하는데있다.

본능적인사랑이나맹목적인사랑,그리고희생하는사랑의공통점은‘비이성적인’

경향성이다.

사랑과그사랑의‘방법’은다른것이기때문이다.

나는1948년초등학생이었을때급성맹장염수술을받았다.

그때는맹장염수술이큰수술이었고수술받다죽는일까지있었다.

수술후에는침대에누워쇠로만든둥근구조물을배위에설치,이불이수술부위에

닿는것을막았다.

가장고통스러운것은개스(방귀)가나올때까지물을마실수없는것이었다.

어머니는수건을물에적셔짠다음타들어가는내입술에대주곤했다.

그때옆방에는나와비슷한나이의남자애가맹장염수술을받고누워있었는데

그아이의엄마가볼일이있어할머니와교대하게됐다.

할머니는사랑하는손자가물을마시지못해입술이타들어가는것을보며

‘세상에모진것들,애가저렇게물을찾는데그걸안주다니.’하면서큰사발에

물울가득담아손자가마시게했다.

그리고그아이는죽었다.

손자에대한할머니의사랑은절대적이었지만의학에대한‘무지’가손자를죽인

것이다.

사랑만으로는자식을제대로키울수가없다.

반드시현명한‘방법’이있어야하는소이다.

통계청이12월11일발표한내용을보면,

대졸이상의비경제활동인구중청년백수가52%를차지하고있다고했으며,

한국은행발표는이52%가72만명의청년백수라고밝히고있다.

그러나우리는‘청년백수100만명’의시대를살고있음을알고있다.

통계에나타난숫자보다훨씬더많은백수들이가정마다있다는것은이미

상식에속하는현상이다.

한해대학문을나서는졸업생은평균50여만명수준이며이중약절반정도는

취업을하고있다.

냉정하게말하자면,

50만모두가취업이안되고있다면그건‘국가적인문제’가된다.

그러나절반은취업이되고절반이취업이안되는것은‘경쟁의결과’다.

더노골적으로말하자면취업이안돼백수가된절반은경쟁에진‘낙오자들’

인것이다.

이낙오작들은‘대졸’이라는눈높이때문에대기업,일류기업이아니면눈길도

주지않는다.

자기가그곳에들어갈수있는‘조건’에서불리하다는것은알지만이를인정하지

않기때문이다.

해결할수없는문제중하나가바로그점이다.

사실은‘일자리’자체가없는게아니다.

중소기업들은지금도사람을구하지못해외국인근로자들까지쓰고있다.

‘내가원하는일자리’가없을뿐이다.

지금우리사회는이점을크게간과하고있다.

우리나라기업,노동시장은임금등근무여건이좋은1차시장과근무여건이열악한

2차시장으로나뉘어있다.

대기업과중소기업의구조가그중하나다.

지금대부분의청년층은1차시장의진입을위해학력수준을높이거나자발적미취업

상태에머물러있는게사실이다.

현실적으로학력-교육년수가1년증가할때마다1차시장은그임금이8.8%늘어나고

있지만2차시장은3.5%수준에그치고있다.

1차시장과2차시장의이런구조적인차이는크게봐서개선될여지가거의없다.

따라서1차시장의진입만을고집할경우백수를면하기는어렵다고봐야한다.

특히계속배출되는새졸업생들과의경쟁에서밀리는것도인정해야된다.

결국나이든백수들의입지는더좁아지고선택의폭도더작아질수밖에없다.

자칫잘못하면그일생을폐인처럼지낼수도있다.

생각해보면가족모두에게끔찍한일이아닐수없다.

뼈꼴이빠지게키워대학까지졸업시킨다큰자식이백수가되어집안에있다면

엄마는홧병과상실감에,자식은스스로의무능때문에죽고싶은심정이될것은

자명한일이다.

한가지분명한사실은엄마들의지금과같은‘방법’이바뀌지않는한은지금과

같은일이되풀이된다는점이다.

모든가정이이함정앞에노출돼있다.

이악순환을끊지않으면그손실은국가적인것이된다.

대입비율이조금씩줄어듣고있고,

특수고의진학과산학연계에의한취업이늘고있지만아직은미미한수준이다.

따라서해마다양산되고있는백수문제는그근본에서해결될기미가없다.

때문에이제는이문제에대해각가정이대비책을가지고있어야한다.

학부모나학생모두가‘현실적’이되지않으면수많은백수가밟았던전철을

밟지않을수없다.

원하지않는비극이되풀이되는것이다.

엄마들은,

먼저사랑하는자식의성공적인삶을위해,

엄마자신의‘내인생’을위해,

그리고이제100세를살아야하는장수시대의‘노후준비’를위해

이문제에다른생각으로,정직하게접근해야된다.

깊이생각하고최선의선택을찾지못하면부모도자식도같이망하는것이다.

반대로지혜롭고현명한판단을하면양쪽모두가사는상생의길이열리게된다.

백수100만의시대는,

무엇이어디에서부터,어떻게잘못되었는지를전부,세세히보여주고있다.

눈설미가있는부모,엄마라면그안에이미해답이있다는것을알고있을것이다.

가장중요한자세는‘정직해지는것’이다.

자식에대해서도,

엄마자신에대해서도,

주어진조건에대해서도정직해야최선의해답을얻을수있다.

생각을바꾸지않으면수많은엄마들의고통은되풀이될뿐이다.

한인간의성공적인삶을산다는것은어떤것일까.

이경우성공은주관적이어야한다.

내인생을남을위해살아서는안되기때문이다.

앞으로는더욱더그렇다.

가장어리석은일은,

남의눈때문에,체면때문에,남들의평가때문에‘개성적’인것을챙기지

못하는경우다.

가장성공적인삶은,

내가좋아하고잘하는일이‘직업’이되는것이다.

동서고금의진리가바로이것이다.

그래서엄마들은먼저자기자식을잘살펴볼줄알아야한다.

다른애들과,필요도없는경쟁을시키지말고,

남들따라학원에도가지말아야하며모두가영어를배우니까매달몇십만원씩

하는영어학원에도꼭보내야하는것도아니다.

대신,내자식이좋아하고잘하는일을더잘하도록멍석을깔아줘야한다.

예를들어내자식이나무를좋아하고잘만지는애라면방학때목수방에서

지내도록주선하는일이그것이다.

다른경우들도마찬가지다.

그걸천부(天賦)라고한다.

하늘이내린재간이며타고나는재능이그것이다.

천부는경쟁하지않는다.

경쟁과노력으로는어떤천부도이길수없다.

그래서천부는절대적인자산이며성공의확률이가장큰조건이기도하다.

일류대학-대기업-좋은수입-잘된결혼의단선등식을버려야한다.

그런단순성에인생을걸면안된다.

애들은서로다르고,

애들이타고난재능은무궁무진하다.

왜모두가똑같은길을가야하는가.

바로여기에엄마들의‘무지’가숨어있다.

앞으로10년20년뒤의세상은지금과는전혀다른세상이된다.

어떤엄마가그것을정확히예측할수있는가.

자기도모르는세상을향해애들을몰아간다면그건실패할수밖에없다.

새세상은자식이스스로개척해야하는세상이다.

엄마는단지그손에‘좋은연장’을마련해주면된다.

그연장의이름이바로‘천부’다.

내자식이좋아하고잘하는일이무엇인지빨리찾아내는엄마는승리자가될수

있다.

아이의천부를살리기위해애쓴엄마는충분한보상을받게된다.

왜냐하면천부는성공의열쇠이며깔아주는멍석은성공으로가는탄탄한

길이기때문이다.

세상은우리들의생각보다더다양하고직업도수없이많다.

지금은,그리고앞으로도직업의귀천은없다.

대기업과중소기업의차이가중요한게아니다.

단지‘각분야의전문가’가있을뿐이다.

전문가는죽는날까지‘밥’은염려하지않아도된다.

이제남은문제는상당히생소한것이다.

부모들은자식이어렸을때부터교육할게있다.

스스로의힘으로대학에합격하면졸업때까지밀어준다.

단,졸업한다음은자기책임으로살아야한다는점을강조해야옳다.

그래야부모도자기의노후를준비할수있다.

집안에속수무책의백수가있다면그집은이미무너지기시작한것이다.

현명한엄마라면그런전철을밟지말아야한다.

무엇을현명(賢明)하다고하는가.

어질고영리하여사리에밝다는뜻이다.

자고로현명한부모에게서현명한자식이나오는법이다.

우리는가장먼저초등학교부터살펴봐야한다.-김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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