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폐한 노년.
이글은제목은노년에대한것이지만대상은현역이라고할수있다.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말이있다.

따르거나되풀이돼서는안될나쁜본보기를이르는말이다.

비슷한말로는타산지석(他山之石-다른산에서난나쁜돌이지만자신의옥들을

가는데는소용이된다는뜻)이있다.

모두가나쁜전철(前轍-앞서지나간수레바퀴의자국이란뜻으로이전사람의그릇된

일이나행동의자취를이르는말)을밟지말라는경구라고할수있다.

지금의노인들은앞으로노인이될사람들의반면교사가될수도있고나쁜전철이

될수도있다.

따라서노인세대의부정적인측면을제대로알아자기의노년준비에참고하는것은

크게지혜로운일이다.

근자에는여러가지유익한통계들이많이발표되기때문에합리적판단을하기도

쉽다.

그만큼자기의노년준비에대해서도충실할수있다.

지난12일,

‘국민연금연구원’은제4차국민노후보장패널자료를얻기위해65세이상노인

4천59명을대상으로여가활동실태를조사,그결과를발표했다.

말하자면노인세대가어떤패턴의일상을살고있는지를조사한것이다.

어떤의미에서‘여가활동조사’는노인이되어생긴시간들을어떻게쓰고있는가에

대한연구라고도할수있다.

놀랍게도이조사에서,

노년층의72%가여가활동참여가저조하고뚜렷한여가활동패턴이없는‘여가부족형’

으로나타났다는사실이다.

한편여가활동을하고있는노인들의참여를분야별로나눈것을보면,

11.5%가운동참여형으로주당평균15시간정도를운동에소비하고있었으며

주로등산,배드민턴,요가로나타났다.

다음이자연지향형으로7.6%가이에해당되며화초,정원손질,애완동물기르기등

이었으며주당16시간이상을쓰고있었다.

다음이정적(靜的-움직임이없는)놀이형으로화투,장기,바둑이었으며5.9%가주당

15시간정도를쓰고있었다.

끝으로친목교류형으로계모임,노인정등이며3%가30시간을소요했다.

이와같은여가활동을유형별로조사해보니,

친목교류형은상대적으로건강상태가양호했고,

자연지향형은취업활동에종사하는노년층(45%)이가장많았으며,

운동참여형은빈곤가구비율(39.6%)이가장낮았다.

한편정적놀이형은배우자가없거나(43.4%)자녀가함께살지않는비율(82.5%)이

가장높았으며빈곤가구비율(54.5%)과만성질환비율(55.6%)도매우높았다.

그리고70%이상의여가부족형은일상적인사회활동에어려움이있는경우(15.4%)가

많은것으로조사됐으며여성으로서나이가많을수록그러했다.

따라서노년층의여가활동지원은건강수준이좋지않은여성노인이최우선대상으로

선정돼야한다는결론이도출됐다.

이조사통계가내린또하나의결론은65세이상노인의72%가특별한여가활동없이

그일상생활을‘무료’하게보내고있다는것이다.

경험한사람들은잘알겠지만,

무료는특히노년기에있어가장무서운적이다.

무료(無聊)는,

재미있는일이없이심심하고지루하다는뜻이다.

노년이되어하는일없이무료해지면,

그무료는사람을지치게하고,빨리늙게하며,우울증이라는마음의병을만들고

가장비극적인상황인치매에이르게한다.

무료는육체적으로도,정신적으로도멈추어있는상태이기때문에가장빠르게인간을

소모케하고퇴화시킨다.

65세이상노인들의72%가무료하게살고있다는조사통계가가지는의미는그래서

큰비중을가진다고할수있다.

이미72%에포함된노인들은개선의여지가좁다.

결국은무료한일생을살다가그생을마감할확률이높은것이다.

가슴아픈일이아닐수없다.

그런데어떤형태로든여가활동을하고있는노인들을살펴보면

운동참여형이나자연지향형은물론,정적놀이나친목교류형모두가

아무런지적활동(知的活動)이없는것이특징이다.

예를들어노년이라도몸을움직여활동할수있는동안은등산도하고요가도할수

있지만나이가많아져서움직이는것이어려울때에는집안에있는시간이길어질수

밖에없다.

그때는여가활동의‘패턴’도달라져야무료하지않게살수있다.

지적활동이필요한것이바로그런시기다.

대표적인것이책을읽고,음악을듣는것등이다.

인간은그게누구든평소에하지않던일을갑자기하기는어렵다.

나이가많아지면더그렇다.

때문에현역일때노년에까지이어질수있는지적활동도준비해야된다.

내경험으로는단연코그렇다.

절대로다를방법이없다는것을깨달아야한다.

하던것을계속하는것은무리가없고안정적이며효율적이다.

이제생각해봐야할것은,

72%의절대다수가‘여가활동’없이무료하게살게된원인에대한것이다.

이들이삶은한마디로피폐(疲幣-심신이지쳐쇠약한상태)한노년이며

그삶은황폐(荒廢)한일상이다.

그들이라고그런노년을원했겠는가.

결코그렇지는않았을것이다.

본인은원하지않았지만그렇게됐다는것은환경적요인이크다는것을의미한다.

때문에우리모두는이들이겪어야했던환경적요인을생각하면서그전철을

밟지않는현실적대안을찾고또준비해야된다.

노인계층에서도특히취약한세대가여성노인들이다.

일부남성노인들과함께이들이가지고있는가장큰약점은‘학력’이없다는점이다.

그들세대가어렸을때는대개의부모가‘교육’에대한이해가없었을때다.

그들중상당수가‘무학’인경우가그래서생긴것이다.

2014년이라는오늘을기준할때이보다더큰약점은없을것이다.

지금의젊은이들은이문제만은이미극복하고있다.

크게다행한일이아닐수없다.

사람은교육이없거나부족하면주변부로밀려나게된다.

제대로된직업을얻기가어렵고그건곧바로경제문제와연결된다.

가난의대물림이그래서생기는것이기도하다.

그들에게신분상승과계층이동은결코쉬운일이아니었고결국은빈곤계층으로살다가

노년이된것이다.

입에풀칠하기도바쁜데‘여가생활’이란그림의떡이고남의얘기일뿐이었다.

말하자면‘자기의것’을가질수있는심적이며물적인여유가없었던것이다.

‘가난구제는나라도못한다’는말처럼빈약한복지시스템은이들을보호해주지못했다.

지금의노년층중다수가지병이많은원인도학력-가난과무관하지않다.

학력이높을수록건강한것이그반증이다.

사실은모든노인들에게월지급의복지보다는바로이런피폐하고황폐한삶을사는

취약계층을돌보는것이우선이다.

이들을결코스스로자기들의환경을바꾸지못한다.

때문에국가시스템으로적극돌봐야하며바로그게진정한복지다.

피폐하고황폐한노년은어떤특정의사람들에게만해당되는건아니다.

내주변에있는많은노인들,자주만나는노인들,또가깝게지내는노인들이나친지,

친구들을살펴볼때사실은모두가그러한가능성앞에노출돼있는게사실이다.

경제적으로여유가있는것이‘무료함’을해결해주는열쇠는아니다.

약사로서평생약국을운영,큰돈을번친구가은퇴후‘무료’에시달리다우울증에

걸리는걸직접봤다.

전혀어떤부족함도없이유복한노년을보내던사람이갑자기치매에걸려한가정이

붕괴되는것도봤다.

평생함께살던부부가남편이은퇴한후마주앉아있는것을견디지못해이혼하는

경우도있다.

주변부로밀려난삶도황폐한것이긴하지만‘좋은환경’에있던사람도피폐한삶을

살수있는게현실이다.

무료를이기는길은‘자기의할일’을미리만드는것이다.

무료는생각보다훨씬심각한적임을알아야한다.

피폐한노년의삶을피하는길은현역일때의삶의패턴이가지는연속성이라고했다.

그게가장이상적이다.

따라서할수있을때그것을준비하는것이지혜다.

그런데도대다수의사람들은그렇게중요한‘자기것’에대해그준비가아주부실하다.

그것보다더신경써야할일이있기때문이다.

대표적인것이‘자식’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기혼남여1000명에게

‘작년한해를버틴힘’이무엇이냐고물었을때절반이‘내아이들’을꼽았다.

아이들이인생의목표라는얘기다.

대한민국은이제‘요람에서무덤까지’의모들일이사교육을통해서이루어지는나라가

됐다.

부모들이자녀들의사교육을위해쏟는부담도점점커지고있다.

2012년초등학생의사교육참여율은80.9%,

중학생이70.6%,고등학생이57.6%로청소년전체의69.4%가사교육을받고있다.

월평균사교육비의지출도초등21만9천원,중학생27만6천원,고등학생26만5천원

이다.(이것은통계일뿐사실은더엄청난돈이들어간다.)

대학생의사교육참여율은57.4%이며1인당년간평균사교육비는207만원이다.

(자료:통계청2012한국사회지표,잡스코리아)

지금대부분의가정은소득의거의절반이자녀의교육비로나가고있다.

유년기부터사교육에길들여진애들은성인이되어서도학원에안나가면불안해한다.

모든것을돈을주고배우고부모들은이뒷바라지에에듀푸어-edupoor-가되고만다.

결국사교육비의지속적이고과다한지출은필연적으로부모의‘삶의질’을떨어뜨리고

있다.

삶의질이떨어진다는것은‘자기것,자기의할일’은준비하지못한다는의미다.

노년기의‘무료’는가장무서운적이라고했다.

돈으로도해결할수없는게무료다.

그게누구든준비하지않으면,못하면무료앞에무방비로서게된다.

무료를극복할수있는‘힘’은‘자기것’밖에없다.

현역생활에서의‘자기것’이노년기로연장되는게그래서중요한것이다.

자식에게올인하는한무료앞에무방비로노출되는것이며그건바로피폐하고황폐한

노년의삶이라는점을명심해야된다.

무엇이지혜로운‘선택’인지를정말깊이생각해볼일이다.

최악에대한대비는언제나스스로해야한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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