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지나면누구나나이를한살더먹는다.
그러나같은나이를먹어도10대와20대가다르고중년과노년이다르다.
특히노년에서의나이는한살이상의의미가있다.
나이를먹을수록인생의넓이와깊이가달라지기때문이다.
누구나늙는것은싫어하지만그것은자연의섭리이기때문에거스를수가없다.
특히지금과같은고령화시대에는나이먹음에대한자기나름대로의해석을할수있어야
한다.
말하자면나이먹음에대한의미를스스로깨달을수있어야한다는뜻이다.
일단현역에서은퇴하면허둥댈수가있기때문이다.
준비가부실한사람일수록더그렇다.
그런데노년도차분하게살아보면좋은점도많다는것을알게된다.
‘다살게마련이야’라는말이그뜻이다.
그리고시간이지나면서노년생활에적응하면젊었을때는몰랐던‘삶의묘미’를
발견하게된다.
그래서노년도살만하다는것을알게된다.
뭐니뭐니해도노년의삶은‘자유’다.
생각해보자.
사람이그어디에도매이지않고자유스럽다는것은사실놀라운일이아닌가.
서양에서는한가정의가장,한아내의남편을‘당나귀’라고부른다.
힘겹게가정이라는짐수레를끌고간다는뜻에서그렇게부른다.
husband는housband라는얘기다.
어깨를짓누르던직장에서의책무도없고,
어떤일을반드시해야하는압박감도없다.
남에게폐가안되고해가되는일이아니라면그게무엇이든간섭없이마음대로다.
실정법을어기지않는한무서울것도없다.
일체의부담스러운‘관계’에서의해방은또어떤가.
경조사에도자식을대신보내면된다.
보기싫은것을안볼수있는자유도,
듣기싫은것은안듣는자유도,
먹기싫은것은(억지술잔)안먹어도되는자유.
이모두가늙음이가져다주는선물이다.
한번이자유의맛을알게되면현역으로돌아갈생각은싹가신다.
‘굴레’를다시쓸생각은전혀없기때문이다.
자유란그렇게좋은것이다.
그러나자유가방종이아니라는사실도알고있어야한다.
그다음이‘여유’다.
여유(餘裕)는매사에서물질이나시간,공간이넉넉해서남음이있는상태다.
자유가있으니느긋해지고느긋해지니여유가생기는것이다.
총총걸음으로뛰다싶이살던현역때를생각하면노년의여유는더뜻이깊어진다.
웰빙이나힐링도‘여유’만있으면해결이다.
사실현대인은인류가탄생한이래가장쫓기는생활을하고있다고말할수있다.
인간이만든법,제도,기계적인시스템이한데얽혀사람들을쪼고있다.
여유의가장큰장점은경쟁을안하는것이다.
경쟁은무서운것이고거기에서생긴스트레스는사람을소모하고퇴화시킨다.
경쟁의틀에서자유할수있는사람은많지않다.
그러나노년이되면그무서운경쟁에서물러설수있다.
비로서‘여유’가무엇인지를깨닫게된다.
모두가미친듯이뛰어갈때혼자서천천히,여유있게걷는다는것은특혜이기도하다.
그런데노년이되어서도이여유를누리지못하는사람들이있다.
성격이매마르고급한사람들이그들이다.
그래서‘성격이운명이다’라는말은참인것같다.
누구에게나꼭하고싶은일이있다.
다른일다제쳐두고그일만,마음껏하고싶은게있는법이다.
놀랍게도그런일이없는사람들도많다.
믿기어렵지만그건사실이다.
사람이나이들어현역에서은퇴하면어떤간섭도없이자기가좋아하고잘하는일을
마음껏할수있다.
그게바로행복이고축복이다.
돈을벌기위해아웅다웅하고,
승진하려고동료의어깨를발로밟아야했으며,
마음에도없는아첨은또얼마나했는가.
그러나노인이되면그모든부조리에서해방된다.
비로서자기가좋아하고하고싶던일을마음껏할수있게되며여기에는이해타산이
없다.
내경우는책읽기와음악듣기,그리고악기연주가그런것들이다.
지금나는누구의어떤간섭도없이마음껏내가좋아하는일들을하고있다.
한가지중요한것은이미좋아하는일들이있었기때문에가능하다는점이다.
노후를위한준비는돈만이아니다.
사실돈은충분조건의하나일뿐이다.
이구분을잘하는것이정말지혜다.
산으로비유하자면사람의나이는지금의위치를나타내는능선이라할수있다.
100세를산꼭대기라고생각할때70-80세는7부,또는8부능선에있다는뜻이다.
모두가아는대로10대와20대는산아래에있기때문에주변밖에못본다.
중년이되면산허리에올라비교적넓게볼수있다.
그러나9부능선이나정상에서면세상이다보인다.
거기에다나이많은노인들은험한세상을살아오면서산전,수전,공중전까지다겪은
역전의용사들이다.
그래서그들은세상을관망할줄알게된다.
관망(觀望)은형세를바라본다는뜻이다.
세상돌아가는형편을꿰뚫고앉아있다는의미다.
어찌철없는젊은이가노인들의지혜의눈을당할수있겠는가.
‘늙은이’가되어눈도귀도어두운것같지만그들은9부능선에올라세상을정확히
관망하는속깊은사람들임을알아야한다.
그건살아온경륜이가져다준기능이기때문에젊은이들에겐없는전문성이기도하다.
나이팔십이다된유명여류화가에게기자가부탁했다.
젊은이들에게한말씀하시라고,
그대답이이랬다.
‘산이되든바다가되든모두가자기책임이다.’
두번의실수보다한번묻는게낫다는서양의격언이있다.
요지음젊은이들은자기분야의전문‘멘토’는찾아도노인들에게물어보지않는다.
구닥다리세대라고생각하기때문이다.
정말그럴까,
스마트폰의‘앱’이아무리많아도‘인생의의미’는답해주지못한다.
그게기계이기때문이다.
노인들은‘경험과체험’이라는값진앱을가득담고있는그릇과같다.
그러나물어오지않으면대답을안한다.
산이되든바다가되든상관하지않기때문이다.
사실은상관할수도없는무서운세상이다.
인생의체험은IT의첨단기기라해도대신할수없는값진것이다.
주변에노인이계시다면인생을물어볼일이다.
인생의길라잡이는그인생을먼저살아본인간만이할수있기때문이다.
노인들의값진경험을살려내는것도사장하는것도그래서젊은이들의선택이다.
본래우리의전통사회는‘노인들’을어르신으로우대하던가부장적인사회였다.
삼대가한지붕밑에서그렇게살아왔었다.
광복과함께먼저들어온GI문화는그저질스러움으로우리사회를오염시켰다.
나쁜것은떠빨리배우는속성에따라급속한변화는노인들을내몰았다.
비로서근자우리사회는노인들을어르신이라고부르면서지하철이라도그냥태워
주는혜택을베풀고있으며미상불금년7월부터는기십만원씩이라도손에쥐어줄
모양이다.
사회적인‘노인복지’의시스템이크게부족한것은사실이지만나라를일으켜세운
‘땀흘린세대’를배려하려는움직임이있는것만은사실이다.
좋은일이고다행한일이다.
노인들을,그것도어려운처지에있는노인들을배려하는사회라면그건아주좋은
징조다.
미흡하다해도‘대우받는존재’가된다는것은좋은일이아닌가.
죽은지몇년만에발견되는비극은없어야한다.
노인들을배려해야하는것은모든사람들이똑같이노인이되기때문이다.
거기에무슨예외가있겠는가.
노인이되어자유를누리는것도,
여유를가지고하고싶은일을하는것도,
관망하는자세로사는것도반드시돈이뒷받침되어야가능해진다.
늙어서돈없으면죽음목숨이라는말은사실이다.
돈이충분조건이라고말한게그때문이다.
노인이되면이미웬만한건다가지고있기때문에특별히돈이많아야할이유는
없다.
하나의평균적인기준을제시한다면,
자식을포함,그누구에게도손을벌리지않고살수있어야한다.
시간,공간,물질에서의독립없이개성적인노년을살수없다.
그래서판자집이라도제집이있어야한다.
세상이공평한건,
젊어서힘써저축하고절약하면서노후를준비한사람은그늙마가편하고,
과소비에저축도없이늙으면비참한인생을살게된다는점니다.
그러나돈은돈일뿐,그게곧노년기의전부는아니다.
오히려더중요한것은‘삶의패턴’이라고할수있다.
어떤인생을어떻게살고있는가.
‘국민연금연구원’의조사에서노인의72%가무료하게지낸다고했다.
겁나고무서운일이다.
노년기생활에서정말무료처럼무서운적은없다.
인간이무료하면지치고,빨리늙고,일찍죽는다.
이제재미있는얘기를해보자.
우리나라에휴대폰이처음등장했을때나는거의일착으로그것을구입한계층에
속한다.
그리고그물건을은퇴할때까지허리에차고다니면서요긴하게사용했다.
그렇게계획한것은아니지만나는내가은퇴하던날그휴대폰을쓰레기통에버렸다.
그것은실로오래동안나를옥죄고,얽어매고,흡사노예처럼나를부렸다고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제부터의은퇴생활은단연코‘내’가주체가되는,내부지향적인것이되어야했으며
그러기위해서는계속나를외부로불러내는그물건부터폐기해야했다.
나는지금도휴대폰이없다.
말하자면모두가가지고있는스마트폰이없다.
만약,그것이없는생활이결정적으로불편하다면벌써구입했을것이다.
그러나지금의내생활패턴에서는스마트폰은용도가없다.
유선전화로육성을들으며인간적인소통을하고,
이메일,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의계정을모두가지고있으며홈쇼핑과인터넷뱅킹
으로아무불편없이잘살고있다.
앞으로도스마트폰을구입할계획은없다.
스마트폰없이도아무불편없이살고있는자유하는현대인으로남을것이다.
나는best보다는better를추구한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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