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판단하는법.
사회학에서는사람을‘사회적동물’이라고정의한다.

사회라는공동체안에서수많은사람들과여러가지관게를맺고그것을유지하고

활용하면서생활하기때문이다.

종교적인이유로입산수도하는극단적인경우를제외한다면모든사람은혼자사는게

아니라여럿이함께살고있는것이다.

따라서모여사는사람들사이에맺어지는관계는필수적인것이며여기에예외는없다.

한인간이다른인간과‘관계’를맺는다는것은어렵고복잡한문제임에틀림이없다.

‘열길물속은알아도한길사람속은알수가없다’는속담그대로다른사람을판단하고

평가하는일은아주어렵다.

그래도우리모두는매일매일다른사람들을만나고크고작은관계를맺으면서살아

가고있다.

그래서필요한것이사람을평가하고판단하는일이다.

올바르고유익한인간관계를위해서는모두에게요구되는기능이기도하다.

이기능이사람에따라차이가있기때문에우,열이생기는것도사실이다.

한인간이다른인간을평가하고판단하는것은어떤경우에도완전할수가없다.

때문에어떤때는인간관계때문에유익을얻을수도있고다른경우는손해를입을수도

있다.

한가지분명한것은이문제가회피될수없다는점이다.

가깝게는가족들과의관계가있고,

학교나직장같은광범위한관계가있고,

종교나동호회같은친화적인관계도있다.

인간에대한평가와판단은같은사람을두고도보는사람에따라달라지기도한다.

가장최근의대표적인사례가윤진숙해수부장관의경질이다.

박근혜대통령수첩에윤진숙은‘모래속의보물’이었지만청문회에서부터인간적인

부족이드러나기시작,결국은낙마하고말았다.

누가봐도장관직을맡을만한자질은보이지않았지만‘수첩’은다른평가를하고

있었던것이다.

이런실수는모두에게해당되는문제임도알고있어야된다.

나라고예외일수는없다.

사람에대한평가와판단은그렇게어렵다.

지금의우리들은스스로깨닫지못하고있지만사람을평가하는방법과기준에서

보이지않는‘전통’에갇혀있을때가많다.

특히동양적기준이그것인데사람의내용이아니라외모를먼저보는것이그런경우다.

턱뼈까지깎아내면서성형을하는것도사실은외모지상주의때문이다.

명품이왜그렇게비싸게,많이팔리겠는가.

그걸들고있으면근사하게보이기때문이다.

옛날조정에서관리를등용할때적용한기준을보면그점이잘드러난다.

그게身,言,書,判이다.

사실이기준은서기618-907년까지290년동안존속했던중국의당(唐)나라가

관리를뽑을때적용한기준이기도하다.

첫번째기준이身,외모다.

사람의풍채-드러나보이는겉모양과용모-얼굴모습이다.

지금우리사회도우선사람의외모부터보는게그런전통일것이다.

‘면접’을경험해본사람들은다알고있는사실이다.

두번째가言,

사람의언변-다른사람들앞에서막힘이없이말을잘하는능력과

조리-일의앞뒤가들어맞고체계가있는말이그것이다.

세번째가書,

글씨의필적과함께그글씨를통해그사람의실력과됨됨이를판단했다.

마지막이判,

사물의이치-사물의정당한조리를알아깨닫고판단하는능력이다.

서양의경우이순서는거의정반대다.

그들은判이우선이고身은나중이다.

외모가아니라전문적인실력을기준한다.

우리의체면문화(體面文化)도실은외모지상주의에서왔다고볼수있다.

근자에는남자들을위한화장품의매상고가여자화장품에근접하고있다.

이제남녀노소를불문하고모두가자기의외모에대해상당한투자를하는

새시대가된것이다.

그래서지금도身,言,書,判은살아있다.

당분간은바뀌지않을것이다.

사람을평가하고판단하기위해서는‘경험’이필수적이다.

그리고그경험은나이와정비례한다.

젊은이의안목과노인의안목이다른이유가그것이다.

다른하나는‘전문적인경험’이다.

나는대기업의인사부에신입사원으로입사,인사부장까지지냈으니이경우에해당

된다.

신입사원선발을위한업무와함께수많은사람들을면접하면서체득한노하우가있는

것이다.

이제팔십을바라보는나이와함께체득한경험을바탕으로노파심에서나오는얘기를

조금해도크게탓하지는않을것이다.

물론내가하는얘기도상대적인것이다.

그러나반드시크게참고는될것으로생각한다.

‘첫인상이마지막인상이다’라는말이있다.

그렇게첫인상은쌍방모두에게중요하다.

잘살펴보면사람의얼굴엔그사람의모든것이거의다나타나있다.

인간이가지는모든속성이얼굴에그려져있다는사실을먼저알아야한다.

인간은,첫인상그대로다.

그래서상대의첫인상을잘살필줄알아야한다.

다음,인간의가장정직한면은‘뒷모습’이다.

누구든지거울을보면서보이는앞은다듬고손질한다.

그러나뒤까지신경쓰는경우는거의없다.

그래서뒷모습은생긴그대로를보여주고있다.

앞모습으로사람들을속일수는있어도뒷모습은불가능하다.

그래서뒷모습을유심히살필줄알아야된다.

뒷모습에는그사람이가지고있는인간적인속내가드러나있다.

내가시도했던실험한가지를얘기해보자.

신입사원면접을보던중유독한사람이내눈길을끌었다.

그는성실해보였고충직해보였다.

그를입사시켜부서에배치한후일년이지나승급을위한‘인사고과’를받았을때

그의직속상사는그가‘성실하고충직한사원’이라고평가하고있었다.

첫인상이적중한케이스였다.

그가면접을마치고나갈때그의뒷모습은그가앞뒤가같은사람임을보여줬다.

그게누구든처음만났을때앞뒤를잘살필줄알아야한다.

첫인상은그렇게중요하다.

다음이거래를해보는것이다.

물건을빌려가거나돈을꿔간사람들의행태를보면그인간을알수있다.

정확히제날짜를지키는사람도있고,차일피일미루거나아예싹잘라먹는부류도

있다.

거래는‘관계’를위해가장분명한말미를제공해준다.

그만큼선택도용이해진다.

동호회도좋은무대가된다.

같은취미를가진사람들의모임이지만신사부터협잡꾼까지다있다.

나는평생바다낚시를하면서별별인간을다격어봤다.

특히낚시는인간성이적나라라하게드러나는스포츠다.

손받닥보다작은고기는놔주는신사가있는가하면치어까지쓸어담는탐욕적인

인간도있다.

그게어떤동호회이건마음만먹으면그인간에대해판단과평가를할수있다.

안목은그렇게길러지는것이다.

경험이쌓이면그안목은더견고해진다.

함께해외여행같은장거리여행을해보면한인간의모든것은다드러난다.

오래전패키지를따라이집트를여행한일이있다.

함께여행하는남자두분과특히가까이지냈는데그들은감리교목사들이었고

동창사이였다.

버스가수에즈운하에도착했을때건너편에간페리가돌아오기까지시간이있어

모두가차에서내려운하가까이에가게됐다.

(그때는지금과같은지하통로가없을때다)

그때그두사람이나눈대화는나를놀라게했다.

‘예수님은이운하를어떻게건너셨을까’

‘그러게말이야’

수에즈운하는주후1869년에만들어진것이다.

이건비상식이아니라몰상식이었다.

그후나는감리교목사들에대해아주나쁜편견을가지게되었고이를시정하려고

노력중이다.그후두분은호텔메너에서도계속여러가지실수를했었다.

함께여행해보지않으면알수없는일들이다.

어찌그들뿐이겠는가.

우리모두가여행을하면서자기의부족을있는그대로드러낼것이다.

인간은익숙한환경을떠나면자기도몰랐던단점들이나타나는것이다.

가장짧은시간안에가장많은정보를얻기위해서는함께식사를해보면된다.

함께식사하면서대화를나누어보면그사람의거의모든것을알아낼수있다.

한인간이밥을먹는자세를잘살펴보면그가어떤가정의출신인지를알수있으며

어느수준의교육을받았는지는물론취미나정치성향,경제수준까지알아낼수있다.

어떤음식을특히더좋아하며밥먹는속도로성격까지측정할수있다.

특히밥먹고난자리는많은것을암시한다.

깨끗하게끝낸신사가있고짐승이지나간자리도있다.

남긴음식의모양은고상하기도하고천박하기도하다.

음식을감사한마음으로소종하게생각하는사람이있는가하면그반대도있다.

먹고마시는행위는본능적인것이기때문에교양이라는포장이없으면원시성을

그대로드러낸다.

그래서식탁은한인간의거의모든젓을파익할수있는정교한장치이기도하다.

인간에의한인간의평가는상대적이다.

내가상대를평가하고판단한다면상대로나를그렇게뜯어보고있는것이다.

그래서좋은인상을주기위해노력해야된다.

가장좋은인상은어떤것일까.

그게‘정직한표정’이다.

정직하다는것은약점까지포함하는것이며약점은상대에게호감을줄수있는요소

이기도하다.

다음이자기얼굴에대해책임지는자세다.

생긴대로사는게가장편하다는게그말이다.

지나치게외모를꾸미는것은거짓말하는것과비슷하다.

언젠가는바탕이드러나기때문이다.

가장이상적인인간의모습은어떤것일까.

넥타이를매고정장을했을때나예비군복을입고땅에앉았을때나그앞뒤모습과

자세가같은사람이다.

상당한내공이없이는어려운일이다.

그어떤사람이라해도결국은안에있는것이밖으로드러나게마련이다.

그래서,그만큼인간은‘안’을채워야한다.

속이꽊찬사람이가장강한사람이고믿을수있는사람이다.

빈깡통이더요란하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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