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사과하지 않는다.
독일의유력일간지인‘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4월29일자에서유럽순방차독일을방문할일본아베총리와의사전인터뷰

내용을보도했다.

아베는,

‘2차대전이후마주한유럽과아시아의역사는완전히다르다.’고말했으며

‘일본은독일과다르지만주변국가들과평화협정을맺고배상문제에관한

기준을세웠으며2차대전후빈곤한아시아국가들에개발협력방식으로지원을

계속했다.‘고덧붙였다.

말하자면유럽통합을위한독일식사과는할수없다는얘기다.

이어이신문은‘일본총리가독일의역사의식을배우라는중국과한국의거듭된

요구를거절했다‘고보도했다.

쉽게말하자면‘독일식사과는못한다’는게아베의말이다.

2차대전중인접한여러나라에입힌끔직한고통에대해사과할마음이없다는

얘기다.

일본총리가세계를향햐밝힌속내가그렇다.

MarubeniCorporation(丸紅商社)은,

일본의5대종합상사중하나이며세계74개국에124개의현지사무소를두고있는

굴지의세계적인기업이다.

따라서마루베니의직원들은일본에서도우수한인재들이며국제감각과실무능력

을가지고있는명실상부한일류들이다.

나는그들과10여년을같은사무실에서일했다.

마루베니가직접투자한한,일합작의철강회사가내직장이었으며나는오래동안

지근거리에서아주구체적으로,피부에닿게그들을경험하고관찰했다.

10여년동안순환보직때문에오가는많은일본인직원들과일했으며우리와그들

의실력차이를절감하면서일을배우기도했다.

1970-80년대의우리는그들을따라갈수가없었다.

우선국제감각에서그랬고세계를상대하는업무능력에서도그랬다.

마루베니직원들은한사람한사람이최고의전문가였으며자부심도대단했다.

그러나그들은결코드러내놓고말하지않았으며속에는칼을품고있으면서도

겸손하고친절했다.

사실은그게더무서웠다.

그들은예의바른사람들이다.

언제나마주치면먼저고개를숙여인사하고웃는얼굴을한다.

그들의행동거지때문에불쾌했던기억이없으니그게얼마나철저한것인지

알만하다.

마루베니라는초일류기업에적을두고있었고상당한대우를받고있었지만

늘겸손했다.

그들은절대나서는법이없다.

남의얘기를끝까지,끈기있게경청하는자세는놀라울정도였다.

한국에서의그들의생활은우리들보다더검박했다.

라면을즐겨먹었으며식탁도빈약했다.

그들의근검절약은우리와는차원이달랐으며그걸당연한것으로생각했다.

그래도아프리카,중동,남미에비해한국에서의생활은쉽고편하다고입을

모았다.

업무에관한한솔직하게인정하거니와우리는생산성에서그들의절반에도

미치지못했다.

실력도대단했고,국제감각에서는따라갈수가없었다.

세계각지를다니며근무한그들의경력은실로막강한것이었으며그당시

한국과일본의차이를보여주는바로메타이기도했다.

가장인상적인그들의태도는,

‘절대로남에게폐를끼치지않는다’는것이었다.

아주어려서부터무섭게교육받으면서자랐다고했으며,

반대로말하면‘다른사람들도내게폐를끼치지말라’는이중성을가지는

일본인의특성이기도했다.

이특징은결국일본인특유의심성이되어

혼네(本音)와다데마에(建前)가되었다.

일본인은좀체로그속내를드러내지않는다.

따라서주변과어울리는,또는배려하는포장언어가발달했으며그들은그것을

다데마에라고부른다.

반대로속내,속마음은혼네가되는것이다.

일본인과의생활이나거래에서이다데마에와혼네를잘구별하지못하면

충분히실수하거나실패할수있다.

겉으로는겸손하고예의바르고검약하지만그속에무슨마음을품고있는지는

알수없는게그들이다.

욱해서속을다털어놓는우리가백전백패하는게그때문이다.

독도나위안부문제가해결의실마리를찾지못하는것도우리가일본,일본인을

잘모르고있기때문일수도있다.

세계2차대전이발발했을때,

미국국무부는일본을잘알아야된다는판단에따라

미국의문화인류학자인루스베네딕트(1887-1948)에게일본에대한연구를

의뢰했다.

베네딕트는온갖자료들을수집,연구한끝에‘국화와칼’이라는책을펴냈다.

전쟁전후,일본과일본인을가장잘설명한저서로상징적인책이되기도했다.

깊은연구를통해베네딕트가발견한것은‘일본인의모순성’이었다.

앞뒤가맞지않는모순은그들의이중적성격구조와도맞물려있었다.

국화가평화의상징이라면,

칼은잔인성과함께싸움,전쟁을상징했다.

일본인의화사한아름다움은,다데마에는국화지만,

그속내,혼네는칼이었던것이다.

1946년에출간된이책은모든서구인들에게있어일본에대한고전이되었다.

섬과반도는사람들의기질에도차이가나게한다.

섬에갇혀사는사람들에게는다데마에와혼네가자기의생명을지키는방편이

될수있음을알아야한다.

풍토에는사람도순응해야하는힘이있는법이다.

우리의반도기질도마찬가지다.

‘미시마유끼오’는1956년대표작인‘금각사-金閣寺’를발표했다.

나는이책을읽으면서그의‘병적심미안-病的審美眼’에탄복했었다.

도꾜대법대출신인미시마는천재였고,극우주의자였고,급진적민족주의자였다.

1970년,

미시마유끼오는도꾜의육상자위대총감부에서

‘자위대의분발과각성을촉구’하면서하리키리-할복자살을했다.

스스로자기의배를가르고,뒤에서있던사람이닛본도로목을치는잔인하고

무서운방법으로죽은것이다.

전세계가충격받은사건이기도하다.

에도시대이후사무라이들을통해계속되어온일본인특유의자살방식이다.

이토록잔인한방법으로스스로목숨을끊는민족은일본밖에없다.

국화와칼인것이다.

이런생활태도를일상으로가지고있는사람들마음속에남에게‘사과’한다는

개념은존재하기어렵다.

사과를안하는게아니라사과가무엇인지를모른다는게맞는표현일것이다.

지금은초등학교학생들도일본얘기만나오면입에거품을물고성토한다.

위안부문제도마찬가지다.

여기에는예외가없고,있어서도안된다.

바로여기에깊은함정이있는것이다.

일본이나쁜것은더얘기할것도없는명명백백한사실이다.

문제는왜우리가식민지가되었으며이땅의젊은여자들이위안부로끌려갔는가

에대한자기성찰이없다는점이다.

자기성찰이없으면방법은다르지만얼마든지또당할수도있다.

박유하세종대교수는4월29일한국프레스센터에서있었던

‘위안부문제,제3의목소리’라는심포지움에서이런발언을했다.

‘양국정부가대변하고있는상반된목소리,

당사자들이주장하고있는목소리,

이문제해결을위해노력하는사람들의목소리들과는구별되는,

또다른목소리도있다.

양극단의목소리들에묻혀있는목소리가제3의목소리이고이제는그것을

드러낼때가됐다.‘는것이다.

위안부문제에대한객관적검증을들고나온것이며상당한비판을각오한발언

이기도했다.

4시간반동안진행된긴장된심포지움에서그동안우리들이당연하게여겼던

‘사실’에대해의문이제기된것이다.

‘일본군의직접적강제없이위안부가된경우는없는가.

위안부할머니들은모두가배상보다는일본의법적책임을더원하고있는가.

일본에법적책임을요구하는것이현실적으로가능한가.

아시아여성기금은일본이국가적책임을피하려는속셈이아닌가.‘

모두가‘성역’을건드리는얘기들이다.

2년여동안‘아시아여성기금’에관여했던와다하루키교수는,

‘일본의법적책임은일본의분위기로볼때실현성이낮다.

설령법적책임을진다해도일본의죄가용서받거나가벼워지는것은아니다.

한국은너무명분에만얽매이지말기를바란다‘고했다.

어떤면에서제3의목소리나입장이이어려운문제를풀수있는열쇠가될수도

있다는얘기들이다.

폭을넓히면보이지않던출구도나타나는법이다.

아베의독일인터뷰발언은,

위안부문제에대한일본의사과는없다는얘기다.

천인공노할,인권을유린한범죄라해도그들에게는‘칼’의입장만있을뿐이다.

내가겪어본일본인들의심성에의하면그들은절대로‘사과’하지않는다.

일본인중상당수는그들이전쟁중에저지른야만적행동에대해그잘못을

인정하고있지만국가적으로‘사과’하는일과는무관하다고봐야한다.

앞뒤가맞지않는,모순으로서의국화와칼이일본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그들에게는아킬레스건이없는가.

있다,아주분명하게,

그들도수출로먹고사는나라다.

세계의평판에민감하고예민한아킬레스건이있다.

자꾸위안부문제로시간과힘을낭비할게아니라

세계적인홍보회사를선정,장기계약으로집요하게,신랄하게,그들의온갖

만행을세계구석구석까지계속해서알리는것이다.

우리에게는늘그런치밀함이부족했다.

이제는방법을바꿔야한다.

그들의아킬레스건을물고늘어지면충분히승산이있다.

더이상대답을기다릴것도없다.

그들은절대로대답을할사람들이아니다.

국화와칼이기때문이다.

다데마에와혼네의나라이기때문이다.

지금방법대로라면위안부할머니들이다세상을떠나도이길수없다.

그래서그들의아킬레스건에화살을날려야한다.

독도문제도,

들은척할필요도없다.

본래가‘내것’인데그걸대놓고내것이라고외칠필요가어디있는가.

우리기질대로일본을상대하면안된다.

그들을연구하고,그들에게맞는방법으로집요하게조여들어가야이길수있다.

절대로만만한상대가아님을알아야한다.

우리에게승산이있는것은우리가옳고,그들이그르기때문이다.

그들의죄악은하늘이그죄값을묻고있다.

똑같이우리가그들에대해상대적으로약했던점도반성해야된다.

그래야다시똑같은일을당하지않을수있다.

이미,우리도그만큼은강해지지않았는가.

동등하지않으면친구가될수없다.-마하트마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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