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後進國)은,문물(文物)의발전이뒤진나라라는뜻이다.
그러나우리는문물의발전이뒤진나라가아니며경제규모는세계10위원안팎의국가이며IT인프라는세계최고수준이다.
단지정치는의회민주주의를채택하고있지만그내용에서는비민주적인요소가많은정치후진국임에틀림없다.
우리는스스로우리의정치를‘개판’이라고부르고있으며실제사정도그러하다.
겉으로보기에는이미선진국문턱에와있는나라의정치가왜이토록혼란스럽고무질서하며그기능을제대로발휘하지못하고있는것일까.
필경거기에는상당한이유들이있을것이다.
이제는시기적으로도우리모두가이점들을점검하고개선을도모하지않으면안되는싯점에왔다고볼수있다.
더늦으면악순환만계속될뿐이며그고통은고스란히국민들의몫이된다.
일천(日淺)하다는말이있다.
어떤일이시작된지얼마되지않아서경험이부족하고성숙하지못했다는뜻이다.
지금우리가누리고있는정치형태로서의‘의회민주주의’는1945년8월15일의광복과함께무상으로‘주어진’것이다.
그래서채100년도안됐다.
우리가오랜시간과함께애써서쟁취한것이아니기때문에사실그게무엇인지제대로알지못하고있는게그때문이다.
여기에더해건국과정에서사회주의와의싸움에서이념적인혼란이더해져의회민주주의에대한‘학습’이제대로안된치명적인원인도있다.
서구의민주주의가그기원을아테네의원시민주주의에뿌리를둔다면그건이미3000여년의긴역사를가진다.
여기에14세기에서16세기에걸쳐일어났던‘르네상스’와1789년의‘프랑스혁명’을더해무너진‘봉건사회’까지생각하면그들의민주주의는긴역사를통해쟁취되고발전해온‘정치제도’인것이다.
주어진것이아니라피나는노력으로얻어낸것이라는얘기다.
서구가정치적선진국이된것은바로그러한역사적인이유들때문이기도하다.
민주(民主)는나라의주권(主權)이국민에게있다는뜻이며민주주의의준말이기도하다.
따라서민주주의는국민이권력을가짐과동시에스스로그권리를행사하는정치형태이며대표적인형식이곧‘의회-議會’다.
따라서‘의회정치’란국민의의사를대표하는기관인의회-국회가국정을행하는것을기본으로하는정치형태로서정당정치를전제로한다.
헌법이우리의정치형태를주권이국민에게있는‘민주공화국’으로규정하고있는게그때문이다.
공화제도(公和制度)는국가의의사가복수-여러사람들에의해결정되는정치형태로서공화정치라고부르며나라의주권이한사람에의해행사되지않고합의체의기관에의해행사되는정치제도다.
의회민주주의의정치제도가최선의것은아니지만지금까지인간이만든것중에서는가장보편적인것이며대다수의나라들이이제도를채택하고있는것도그때문이다.
그반대가전체주의이며과거대부분의공산국가들이이를채택,운용하다붕괴되고말았다.
그정치형태가반인간적이었기때문이며북한과쿠바가아지까지남아있는전체주의국가들이며똑같이국민들이독재에신음하는세계최빈국들이다.
우리가정치적으로후진국인가장큰이유는우리스스로가채택하고있는‘의회민주주의’에대한이해의부족과학습의부족이가장크다고할수있다.
공교육이붕괴되고사교육시장이커진것도상당한원인이된다고판단할수있다.
‘민주시민’은공교육을통해‘양육’되는것이기때문이다.
의회민주주의가공화제의정치형태라면여기에참여하게되는여러사람-국민의서로다른생각-의사를집약,통일,채택하는순서에는‘토론’이절대적인과정이며이어여기에서도출된의견들을투표에의해다수결로결정하는것이정도다.
그상한선이자하한선이곧51대49다.
따라서민주주의요체는‘토론’과‘다수결’그리고그결정에대한승복이라고정의해도무리가없다.
지금의우리정치가안고있는가장큰문제점의하나가‘토론’이빈약하고부족한것이다.
토론은남의의견도내의견처럼존중하지않으면성립될수가없다.
나와다르면곧‘적’이되는풍토에서민주주의는자리를잡을수도,성장발전할수도없다.
언제나‘다수결’이전제하는것은결과에대한‘깨끗한승복’이다.
승복(承服)은납득하여좆는것이다.
내의견과는다르지만그것이여러사람들에의해다수결로결정되었다면승복하는것이당연하며지금의우리정치판이난장판인것은승복이부족하거나없기때문이다.
지난대선이후의온갖혼란이그증거다.
그런의미에서는대선에서패한쪽이비겁하고비열하다고할수있다.
의회민주주의의정치형태에대해가장분명하게이를저해하는것이다수결에승복하지않는사악한심성과태도다.
토론문화가없는것과다수결에승복하지않는풍토가개선되지않는한정치선진국은요원한얘기다.
정치적으로후진국이문제가되는것은‘의회정치의순기능’이살아나지못해국민들이고통을받기때문이다.
어떤역사에서도정치적발전과안정없이경제가발전한국가는없었다.
우리가3만불의벽을넘지못하는이유도거기에있다.
의회민주주의정치는곧‘정당정치’라고했다.
정당(政黨)은글자그대로
정치에대한주의주장이나정책에서생각이같은사람들이그정치적이상을실현하기위해조직하는정치적단체라고정의할수있다.
따라서정당의‘요체’는‘이념-정책’이다.
우리나라정당들의가장큰취약점은나름대로의‘이념-정책’에서크게빈약한것이다.
의회정치의본산인국회안에서,
망치,전기톱,빠루,최루탄이터지고서로가멱살을잡고피터지게싸우는것도모두‘이념-정책’의빈곤에서비롯된것이며정치를육탄전으로대신하기때문이다.
계속해서이합집산(離合集散-흩어졌다모였다하는)하는것도분명한정치적이념보다는자기잇속,패거리의잇속,자기당의잇속을먼저챙기려는정치모리배가많기때문이다.
그들에게서나라를생각하고,국민을생각한다는기대를가질수없는게그때문이다.
자기들이누구이며무엇을하는사람들인지를본인스스로가전혀모르고있다.
의회민주주의에대한이해와학습이없기때문이다.
정치를오직권력으로만생각하는폐단이바로그것이다.
공천(公薦)이라는정치용어가있다.
공천은,여러사람의합의에의한천거,
공정한추천,
정당에서선거에출마할당원을공식적으로추천한다는등여러가지뜻을가지고있다.
우리나라의경우,
적어도지금까지는모든선거에서정당의‘공천’은당선을담보하는중요한정치수단의하나다.
문제는‘공천권’의행사가공정하기보다는정파,계파,패거리들을만들고그것은그대로후진정치의악습으로남게된다는데있다.
선거구의유권자에의해직접투표로선출되는대의원-국회의원들이국회안에서‘국민의대표자’로서의기능을상실하는원천적인이유도바로이공천에있다.
후보자였을때는유권자들을하늘처럼모실것같지만일단공천으로당선이되어국회에입성하면그때부터유권자는눈에보이지않고오직자기를공천해준‘공천세력’의졸개가되어거수기로전락하고만다.
이게지금까지의슬픈역사다.
그동안우리유권자들이신물이나도록겪어온부패,타락정치의원흉이바로이공천이다.
공천의폐해는그렇게도크고질기다.
3선의원으로12년간의정활동을했던원희룡의얘기를들어보자.
‘나는한국정치를3류도만들고있는근본적인이유중하나를현재의공천방식에서본다.
19대국회의원을기준으로300명의의원중정당에소속되어있지않은사람은총3명,
비율로1%에불과하다.
우리의문제는여기서부터시작된다.
국회의원이되기위해서는정당의후보가되어야한다.
당의후보가된다는것은그정당으로부터공천을받았다는것을의미한다.
때문에수많은사람들은한정된자리를차지하기위해당내후보공천에불나방처럼달려든다.
정당의공천권은특정인을중심으로한특정세력으로부터나온다.
바로그들이,그시스템이우리정치를3류로만드는가장큰이유다.
당내권력은대통령이라는절대권력과차기대권주자,그리고이를보좌할당대표와사무총장(원내대표)에게집중된다.
일종의이너서클인이들은당의가장중요한권력인국회의원후보공천권을사실상독점하게된다.
결국이들이가진공천권이라는힘을중심으로세력이형성된다.
공천권의힘은일반인들이상상하는그이상이다.‘
공천의폐해가얼마나심각한것이지에대한경고라고할수있다.
이제는정직하게유권자들인우리스스로를살펴볼차례다.
우선내가속한선거구의출신국회의원이누군지알고있는가.
또그가국회안에서어떤의정활돌을하고있는지관심을가져본일이있는가.
어떤구체적인사안에대해직접전화를하거나이메일등을통해자기의의견을피력해본일이있는가.
의정활동의견제,감시자로서그의치적이나부패에대해객관적인근거에의해SNS등에그내용을올려본일이있는가.
아무리지역구의직접선출에의해선출된국민의대의원,국회의원이라해도유권자가무심하면자기도유권자에대해무심해지는게현실이다.
관혼상제에얼굴을내밀고,
언론에나타날때만잠시모습을보이는‘사기꾼’이되는것이다.
유권자들을두려워할줄아는국회의원,
그렇게국회의원을몰고갈줄아는,깨어있는유권자없이정치발전은불가능하다.
지금처럼선거가끝나면서로무관하게지내는정치풍토에서는개선될여지가전혀없다는얘기다.
이점깊이유의할필요가있다.
1963년이면지금으로부터51년전이다.
나는그때처음으로우리와는아주다른,놀라운정치풍토를체험한일이있다.
직장안에서나와절친했던미국인친구는‘민주당’의지지자였고그의어머니는‘공화당’의열열한지지자였는데,
그어머니가미국에서아들에게보낸편지안에자기들지역구출신인‘민주당의원’이의정활동에서어떤잘못된판단을했다는내용의신문지면을함께보내왔다.
그신문기사를꼼꼼하게읽어본이친구는바로그지역구출신의국회의원에게항의편지를보냈으며얼마후그국회의원으로부터정중한답장이오는것이아닌가.
1960년대의우리정치수준으로는드라마를보는것같았으며미국이왜강한지를알것같았다.
결론은간단한것이다.
지금의무능하고,비겁하고,비열하고부패한패거리들을누가뽑아서국회에보냈는가.
그게바로우리들이아닌가.
후진정치의주인공은결국우리들자신인것이다.
정말이제는삼류,사류정치는졸업할때가됐다.
그일역시우리의책임임을잊지말아야한다.
우리들이주권자들이고한표를행사하기때문이다.
이제마지막으로아주중요한정치발전의방법에대해얘기해보자.
민주주의가제대로운용되기위해서는반드시‘민주시민’이있어야된다.
우리사회가이토록혼란스러운것은민주시민이절대적으로부족하기때문이다.
의회민주주의를이해하고,
사로다른의견에대해토론하고,
어떤사안을가지고모의국회도해보는일련의커리큘럼을통해건전한민주시민을길러내야지금의질곡에서벗어날수있다.
이‘교육’은사교육시장엔없다.
사교육시장이양산해낸게바로백수들이다.
그래서우리의미래가암담한것이다.
‘교육이미래다’라는표어는사실의미심장한바있다.
국가의내일은진정교육에달려있다.
공교육을일으켜세워탄탄히해야하는시급한이유가그것이다.
분명한정체성,주관적인신념과공동체에대한책임감,자기일에대한전문성은모두가
오직제대로된공교육을통해서만얻을수있다.
그만큼훌륭한교사들을양성하는일도똑같이중요하다.
지금의우리교육은넓은바다에서건강하게자라야할아이들을가두리양식장에가두어놓고
항생제가잔뜩들어있는사료로사육하는것과하나도다르지않다.
거기에서어떻게‘건전한민주시민’이나오겠는가.
실로우리모두는우리의‘선진정치’를위해깊이반성해야한다.
시민이정치를감시하지않으면정치가시민을우롱한다.-서양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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