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군대, 어쩌다 이지경이 됐는가.
군대는일정한규율과질서아래조직된군인의집단이다.

그리고그집단을형성하는군인은군대에속하여적의침입으로부터나라를

지키는일을맡은사람으로육,해,공군의장교,부사관,병사의총칭이다.

이때나라를지키는방위는구체적으로적의공격을막아내는것이다.

따라서군대는적의침략으로부터국토와함께국민의생명과재산을지키는

막중한임무를가지고있는국가의특수조직이기도하다.

우리나라는이와같은군대조직의인력충원을위해국민개병제(皆兵制)를채택

하고있으며군징집관의판정에따른결격사유가없는한대한민국의모든남자는

법이정한기간동안의무적으로군대에복무해야한다.

우리처럼‘북한’이라고하는중무장의주적이있는경우군대의위치와임무는

그렇지않은나라의상비군과는그성격이다르다.

더막강한군사력이필요해지는소이가그렇다.

근자육군28사단에서일등병한명이짐승같은상급자들의집단구타에의해

‘맞아죽은’사건이알려졌다.

온나라가발칵뒤집혔고이끔찍한사건의전모가파헤쳐질수록그엽기성에

모두가치를떨고있다.

그러수밖에없는것이,

모든가정이아들을군대에보냈거나앞으로보내야하기때문이다.

어떤부모가마음이편하겠는가.

국민모두가분노하고치를떠는것은너무나당연하다.

군인이그고귀한목숨을잃는경우는훈련중사고나전투둥전사밖에는있을수

없는일이다.

상급자들에의해‘맞나죽었다’는것은우리군대가깊이곪아있다는분명한증거가

아닐수없다.

그간군대안에서의개인적인가혹행위는끊이지않았지만군인이맞아죽은사건은

알려지기로는처음이다.

군의폐쇄성을생각할때이와비슷한정도의폭행사건은많다고봐야한다.

언론의보도기능이군이라는차단벽을넘지못하기때문에세상에알려지지못한

군폭력도그만큼은폐되어온게사실이다.

그래서‘윤일병사건’은빙산의일각이라고볼수있다.

지난주친구넷이모여식사를같이한후차를마시면서이사건에대해진지하게

얘기를나눴다.

우리모두는1950년대중반춥고배고픈자유당군대의전방부대에서군복무를

마친사람들이다.

우리들은똑같이군대안의폭력이근절되지않고오히려더악화된것에대해

개탄했다.

우리네명모두는몸에군복무중상급자에의해생긴폭력의흔적이상처로

남아있다.

군대생활을해본사람들은다알고있는일이지만,

군안에서의폭력은일상적이며폭력을가하는상급자의대부분은‘열등감’을

가지고있는인간들이다.

사회생활을하면서제대로적응하지못해소외된인간들이군대라는특수조직

안에서상급자와하급자라는‘계급’을폭력의수단으로악용,선량하고무고한

사람들에게‘복수’하고있는것이다.

다른하나는폭력자체가일본군대의잔재라는측면이있다.

특히우리군대는악명높은관동군의잔재가크다.

민주국가안에‘군국주의의망령’이상급자가하급자에게가하는정당하지못한

폭력으로남아있는것이다.

왜이런일이근절되지못하고되풀이되고있으며급기야는사병이맞아죽는

참혹한지경에까지이르렀는가.

모든근본원인은군대안에있다.

그하나가고질적인군의형식주의다.

형식주의는사물이나일의내용은가볍게생각하고형식에무게를두는주장을

이르는말이다.

지난8일,

군은육해공군모든부대의훈련을중지하고급조된‘특별인권교육’을실시했다.

이런형식적교육이어떤효과도낼수없다는것은애들까지도다안다.

그런데왜이런교육을실시하는가.

무엇인가를하고있다는것을보여주기위한,‘면피용’형식주의인것이다.

우리사회에서가장대표적인형식주의의하나가‘민방위훈련’이다.

그런형식적인훈련은실제상황이벌어졌을때전혀도움이안된다는것은모두가

잘알고있다.

일부예비군훈련장의모습은,그걸군대라고부르기에도민망할정도다.

형식주의는사회에서먼저생겼고그것이군대에까지파급된측면이있다.

군대의형식주의는벽안에서이루어지는것이기때문에투명성부족으로날로

악화되고있다.

형식주의가살아있는한‘내용’에대한근본적인교정은불가능하다.

누가무어라하든,

군을실제로운용하는것은지휘관이다.

지휘는어떤목적을효과적으로이루기위해단체나조직의행동을통솔하는

것이다.

따라서지휘관의자질과수준에따라같은군대라해도강한군대가될수도있고

오합지졸이될수도있다.

정부요직에임명하기위해국회에청문회를요청하는인사들대부분이걸려넘어

지는세가지덫이있다.

자녀의학군때문에생긴위장전입,

돈에욕심이생겨시작된부동산투기,

그리고본인과자녀의병역기피가그것이다.

왜이런일이생기는것일까.

사회지도층,상위계층이썪었기때문이다.

우리나라가부패한일차적인이유가바로이들에게있다.

생선은대가리부터썩는게그설명이될것이다.

머리가썪었는데어떻게그몸이온전할수있겠는가.

그래서청문회실황을지켜보는민초들의심정은착잡하기그지없다.

저런것들이고위직에있으니나라가이꼴이지,하는생각을안할수가없다.

군대라고하나도다를게없다.

썩은지휘관들이그조직을제대로운용할리가없다.

아니,하고싶어도할수가없다.

자질이부족하기때문이다.

나는군복무중이런형편없는지휘관들을수도없이목격했었다.

전부는아니겠지만,

상당수고위장교의경우‘승진’에서의잡음과뇌물은이미공공연한비밀이다.

집을팔아서라도뇌물을써승진만하면그몇배를긁어모을수있는게군대다.

자연히악화가양화를구축할수밖에없다.

그군인정신이바로되어있고지휘관으로서의자격이충분한군인이라면

‘뇌물승진’은안하게되고그들이전역한자리는썪은장교들이차지하게된다.

전두환,노태우가선고받은천문학적숫자의추징금액수는이부패가얼마나

깊은것인지를웅변으로말해주고있다.

그래서우리는우리군의별,장성들을거침없이‘똥별’이라고부르지않는가.

부대를제대로지휘,통솔한다면사병이상급자들에게맞아죽는일은일어날수가

없다.

‘윤일병사건’은충분한가능성이잉태되어생긴결과일뿐이다.

똥별들이그자리에그대로있는한같은사건은반복될수밖에없다.

때문에지휘관을교체해야된다.

군에는그특성상‘벽’이있다.

언론이쉽게접근할수없는폐쇄성이그안의부패를덮게되고처벌이약하니

악순환이계속되는것이다.

전문용어로는‘투명성부족’이라고한다.

군의부패는아주구조적이다.

나는군에복무할때군종참모의추천으로일종계를맡은일이있다.

주,부식을관리하는일인데일종계일을보면서비로서왜우리가춥고배고픈

군대생활을하는지를알게됐다.

제대로보급되고있는주,부식의상당량이부대근처에기생충처럼진을치고있는

가족들에게빼돌려지고있었던것이다.

일예로수령해온겨울김치에는배추가없었다.

배추는모두빼돌려지고무만남은겨울김치가부식이었다.

지금은사정이좋아졌으니춥고배고픈일은없겠지만군대의것이빼돌려지는

속성은변하지않고있다고봐야한다.

방산업체의납품비리,군납업체들의모든비리가그것들이다.

이제는군대도투명성이있어야한다.

적에게알려지면안되는‘군기밀’과폭력이덮어지는‘벽’은구별해야사병이

맞아죽는일은막을수있다.

6.25전쟁때처럼중무장한북한이다시전쟁으로도발한다면우리군대는그들을

막아낼수있을까.

솔직히말해자신이없다.

직업군인인장교들은출퇴근하는나약한직장인같고,

병사들은그눈빛이죽어있다.

우리국토는휴전선이막혀있기때문에바다에떠있는섬이나마찬가지다.

물러설땅이없는것이다.

그런데우리군대엔그런절박함이보이지않는다.

밀리면바다에빠질수밖에없다는,그래서결코물러설수없다는‘결연함’이

보이지않는다.

모두가‘똥별들’때문이다.

자질과그수준이크게부족한인간들이지휘관의자리에앉아개인의이익만

도모하다보니겉은멀정하지만그안에서는사병이맞아죽는막장군대가된

것이다.

철통같이지킨다는휴전선에서북한병사가넘어와우리군의내무반을노크하는

코미디가그래서생기는것이다.

반드시모든결과에는원인이있는법이다.

그원인을찾아고치지않는한희망은없다.

이번의‘윤일병사건’이큰계기가돼야하는이유도거기에있다.

우리군대는사단장이상부대지휘관은,

군검찰과군사법원행정을총괄하는‘관할권’이있다.

따라서군검찰관의인사,구속영장청구,기소,불기소에대해검찰관을지휘,

감독할권한을가지고있는것이다.

군사재판의공정성과객관성이저해될수있는나쁜구조다.

2013년군검찰이처리한사건은7,530건이다.

이중군범죄는1.094건으로14.5%인반면나머지는음주운전,폭력,상해,절도

같은일반형사사건들이다.

독일과프랑스는평시에는군사법원이없고검찰과법원이그업무를대행한다.

미국은상설군사법원이없고필요시임시로구성한다.

지휘관은1심에서만관할권을행사할수있다.

영국은1심만군사법원에서하고2심부터는일반법원에서한다.

‘윤일병사건’은분명한폭행치사사건이다.

사단장,군단장에의해충분히그사건자체가축소,은폐될소지가있다.

우리도이번사건을계기로군의사법제도를고쳐야되며이게바로국회가할

일이다.

그런데땅뺐기와패싸움에여념이없는그들이이게자기들의일이라는것을

알고있기나할까.

군대가썪었다는것은사회가먼저썪었기때문이다.

사람들은군인이기이전에사회인이다.

때문에사회가썪으면군대로썪는것은당연한이치다.

그런면에서‘윤일병사건’은우리모두의사건이된다.

책임은그책임을지는사람이없이전가되기만해서는사건이해결될수없다.

우리모두는간접적인책임을통감해야된다.

똑같이직접적인책임이있는가해자들에게는반드시그죄에상응하는처벌을

해야한다.

모두가알다시피솜방망이는또다른악을부를뿐이다.

지금까지우리모두가그렇게해왔다.

그러나이번은달라야한다.가해자들을최고형으로다스려야한다.

그래야모든가정이근심하지않고아들을군대에보낼수있다.

돈과권력이있는미꾸라지들은계속빠질것이다.

그러나우리민초들에겐그럴힘이없다.

때문에안심하고보낼수있는군대가그만큼절실하다.

무릎을깨지않고걷는법을배울수는없다.-서양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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