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부모되기.
햇볕이따사로운늦가을의어느날,

아파트의어린이놀이터에젊은엄마둘이각기나이어린남자아이를데리고나왔다.

두엄마는친한사이로벤치에앉아얘기를나누고있었고서너살정도의남자아이둘은

모래밭에서놀고있었다.

그때한놈이모래를집어입에넣자다른놈도따라서모래를입에넣었다.

벤치에앉아있던엄마중한명이그광경을보자용수철처럼뛰어일어나아이에게

달려갔고손가락을애입에넣어모래를꺼내면서아이등을때리며야단을쳤다.

갑자기돌변한엄마의태도와야단때문에결국꼬마는울기시작했다.

그런데한엄마는벤치에그대로앉은채대단히미묘한웃음을지었다.

두엄마의태도는너무나달랐기때문에그차이는누가봐도알수있을정도였다.

애를야단치고벤치로돌아온엄마는다른엄마에게말했다.

‘아니,애가모래를먹고있는데그냥보고만있으면어떻게해요.’

다른엄마가침착하게대답했다.

‘이제곧뱉을꺼에요.’

정말그꼬마는얼굴을찡그리고모래를뱉어내고있었다.

‘아마다시는모래를먹지않을겁니다.맛이없다는것을알았을테니까.’

모래를먹다용수철엄마에게날벼락을맞은놈은이름이영수.

스스로모래를뱉어낸놈은종태다.

그로부터25년도더지난지금.

영수는대학을졸업했지만취업이안돼자기방에박혀있다.

‘백수’가되어엄마의애간장을태우고있는것이다.

종태는,장사꾼이되어작지만수익이좋은기계부품상을하고있다.

모래는같이입에넣었지만그둘은지금전혀딴세상을살고있다.

영수는유치원때부터고등학교를졸업할때까지헬리콥터맘이몰아세우는골목에서

학원과학원을전전했고,

잠도제대로못자면서입시를위한암기기계가되어갔다.

유년기도,소년기도없이오직시험-점수에쫓기면서숨돌릴틈도없이살았다.

자기가잘하고좋아하는일은하나도할수없었다.

어렵사리대학에입학하면서이제자기의인생도달라질것이라고희망했다.

그러나대학을졸업하고3년,수백통의이력서를쓰고수십번의면접을봤지만계속

낙방,지금은경쟁에서진낙오자가되어자괴감과열등감에사로잡힌백수가되었다.

해가거듭할수록대학을막졸업한후배들에게밀려취업의기회는더멀어지고있다.

이대로라면자기의인생은없는것이다.

직장이없으니용돈까지엄마에게타서써야하고애인도사귈수없고결혼은꿈도

꾸지못한다.

초기우울증증세를보이는엄마의시선은날로싸늘해져가고있으며스스로가집안의

‘짐’이되어가고있다는생각에잠이오지않을정도다.

그렇다고뾰죽한수도없다.

절망의시간인것이다.

종태엄마는성격이신중하고아들을관찰하는안목이있었다.

엄마는아들이영민한편이아니란걸알았고대신다른방면의소질이있다는것을

주의깊게살펴봤다.

생각대로학교성적은나빴다.

또공부에흥미를가지지않았고재미도없어했다.

단,종태스스로가택해서다닌학원은영어와태권도였다.

영어공부에흥미를보였으며태권도는정말열심히했다.

종태에게는유년기와소년기가있었으며활발하게뛰놀며자랐다.

부부는아들의진로를위해오래동안의논했으며종태는‘장사꾼’이되는게적성에

맞다는결론을내렸다.

고등학교를졸업한후친지가경영하는큰규모의기계부품상에도제로들어갔다.

종태의천부와기질은곧빛을발했다.

종태는정말타고난장사꾼이었다.

일도잘했거니와장사의속성을빨리배워나갔다.

4년후,세평이채안되는가게에서독립했으며새벽부터밤까지전력투구하고있다.

그들부부는아들의가게가눈에보일정도로성장하는것을느끼면서자기들의

결정이옳았음을다시확인하고기뻐했다.

우리나라학부모들의자녀에대한교육열은이미세계가인정하는수준이다.

엄마들은알바를해서라도부족한학원비를마련,죽기아니면까무라치기로애들을

몰아대고있다.

정말자식의성공과행복을위해서라면물불을가리지않는다.

자식에게‘올인’하고있는것이다.

그런데도,

지금은대졸백수100만을포함,300만의청년실업이현실이다.

이실업율은개선될기미조차보이지않는다.

왜이런일이일어났을까.

열심은있었지만방법이틀렸기때문이다.

수요가없는과잉공급이그래서생긴것이고이런경제원칙은인력시장에서도마찬가지다.

경제에서예외는절대로없다.

때문에이제는반드시방법을바꿔야한다.

같은비용과노력으로가장큰효율을끌어내는지혜와지식이있어야한다.

그래서현명한부모가되는게먼저다.

말하자면먼저부모,특히엄마들이바뀌어야한다.

가장중요한것은,

모든애들은서로다르다는점이다.

일란성쌍둥이도가족들은그차이를안다.

세상에같은애는하나도없다는사실을절실히깨달을필요가있다.

이점을모르기때문에남들이하는대로따라가게되고돈은돈대로,노력은노력대로

쓰고도결과가없는것이다.

애들이서로다르다는것을인정하면,

제자식을제대로볼수가있다.

공부를잘하는것도,잘못하는것도한사람의일부분일뿐이다.

대신잘하는다른부분이반드시있는법이다.

그게천부-하늘이주신재간이며재주다.

영수엄마는아들의천부를몰랐기때문에죽을고생을하고도실패했다.

그러나종태엄마는아들이공부는잘못해도뛰어난장사꾼이될소질이있다는것을

알아차린것이다.

그게결정적인성공의열쇠였다.

영수는백수로끝날공산이크다.

그러나종태는규모가큰기계부품도매상이될것이다.

그게종태가좋아하고잘하는일이기때문이다.

그다음이밑그림의문제다.

거의모든부모-엄마들은‘자기의기준’으로애들을키우고있다.

아무리애엄마라해도‘당사자’는될수없다.

끝까지‘당사자’는자식인것이다.

그렇다면모든계획과실천은엄마의생각과기준이아니라애가기준이돼야옳다.

거의대부분의엄마들은이부분에서벌써실패하고있다.

엄마의생각과기준은애에게는전혀맞지않는억지가될수있다.

때문에학교도,학원도비능율적이되고성적은성적대로오르지않는다.

애가하기싫은것을억지로하기때문이다.

그래서자식의진로를위한밑그림-큰계획은반드시자식을기준으로그려야한다.

잘살펴보기만해도풀릴수있는근본문제다.

그게누구든,한가지재주는다가지고있다.

그걸빨리찾아내는게,사실은엄마들의책무가아니겠는가.

더중요한문제는,

지금의엄마가자식이성장한후의일에대해계획을세울수있는가하는점이다.

20에서25년후의사회는지금과는판이하게달라질것이다.

옥스퍼드마틴스쿨에재직중인베네딕트프레이교수와마이클오스본교수는

지난해발표한‘고용의미래’에서

자동화와기술의발전으로20년이내에지금직종-직업의47%가사라질것으로전망

했다.

이분들의학문적이고전문적인전망이아니더라도그게사실일것임은우리모두가

알고있다.

엄마들만모를뿐이다.

지금의학습방법이그런미래를위한것이될수있을까.

그래서애가잘하고좋아하는일을위해더투자하는게현명한것이다.

천부가성공확율이가장높기때문이다.

오늘을기준으로내일을재단하는것은언제나큰위험을동반한다.

이제더근본적인문제를생각해보자.

부모들은한결같이자식이성공하고행복하게살기를바란다.

지금으로부터20-25년후의사회에서성공은어떤것이며행복을어떤것일까.

이대목에서부모의‘철학’이요청된다.

소유는만족이지그자체가행복은아니다.

행복은오히려‘느낌’이다.

예나지금이나그리고앞으로도이세상에서가장행복한직업은,

자기가좋아하고잘하는‘일’을하는것이다.

그게진정한성공이고행복이다.

자기와맞지않는직장에서고통받는사람들은생각보다훨씬많다.

불행한사람들이그들이다.

진정자식의성공과행복을바란다면역시‘천부’를살필줄알아야하며자식이

그길로나아갈수있도록도와야한다.

때문에남들이하는대로따라가는것은가장소모적인어리석음이다.

원칙에충실한것,

그게성공의탄탄한길임을잊으면안된다.

호진이는초등학교6학년의남자아이다.

호진이는자기가좋아하는미술학원이외에는어떤학원도다니지않는다.

언제나땀을뻘뻘흘리면서뛰놀고있다.

호진이의누나는고1에서학교를자퇴했다.

자기의수준과학교가맞지않았기때문이다.

대신검정고시를준비하고있다.

호진이의부모는두아이에대해그렇게하는것이옳다고판단한것이다.

두아이모두뛰어난머리를가지고있으며그실력도발군이다.

이미오래전부모들은두아이를깊이관찰,그런방향으로키웠기때문이다.

부모,특히엄마의판단은한아이의일생을좌우하게된다.

같이자랐어도한아이는행복해지고다른아이는불행해진다.

영수가백수가된것도종태가뛰어난장사꾼이된것도엄마들의결정이었다.

현명한부모-엄마가된다는것은사실어려운일이다.

그러나엄마가현명해지지않으면그피해는고스란히자식의것이된다.

이제는정말모두가자녀의행복한미래를위해그생각을바꿀때가되었다.

무식보다는반(半)지식이더위험하다.-장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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