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크리스마스시즌이다.
내가어렸을때에는성탄일,탄일,구주탄일이라는말을더많이썼었다.
추위와흰눈,그리고쇼윈도와교회에장식된크리스마스트리는그때나지금이나마찬
가지다.
특히성당이나교회의‘베들레헴마굿간’장식은어린이들을설레이게했으며예수탄생
이야기는모두가듣고싶어하는영원한주제이기도하다.
베들레헴들판과밤에양떼를돌보던목자들,
그리고천사들의고지와마굿간에서의아기예수탄생은신약성서누가복음2장에만
있는탄생설화다.
누가는이구전설화를채집했으며아마도상당부분각색해서자기의복음서에
실었을것이다.
설화는예로부터어떤민족이나집단에서구전(口傳)되어내려오는이야기,신화,전설,
민담등을의미한다.
아마도예수탄생설화는초대교회가형성된이후만들어져구전되었을것이다.
마태복음2장에는세사람의동방박사가큰별을따라베들레헴을다녀가는또하나의
유명한설화가있다.
그런데복음서중에서가장먼저쓰여진마가복음에는이탄생설화가없다.
마태와누가가자기들의복음을쓰면서마가에있는내용중3분의2를차용한것을생각
하면복음서의오리지날은단연마가복음이며마가가채택하지않은구전설화가누가와
마태에있다는것은두복음서가마가보다훨씬후대에쓰여졌다는것을의미한다.
초기교회가처한환경은기존종교들과의치열한경쟁이었다.
강력한바알신앙을필두로많은전통적인민간신앙과특히유대교와의차별화에노력을
기울였을것이다.
새종교의교주인예수가다른종교의교주들과경쟁하기위해서는‘예수의신비화’는
어쩔수없는요구였음을이해해야된다.
신비한탄생은로마황제까지도차용하던방법이었고예수도예외일수는없었다.
누가의탄생설화는,
지금은완전히정착되어일반적인것이되었지만그스토리가사실인가하는것은전혀
다른문제다.
당시최고의엘리트였던사도바울은탄생설화에대해알지못했거니와복음서와는
전혀다른사실적,이성적기록을남기고있기때문이다.
스스로를이방인의사도라고부른바울은,
길리기아다소의유대인가정에서태어났으며이곳은지금의터키남동쪽의타르소스다.
베냐민지파의순수유대인혈통에서태어났으며
바리세인으로정통유대교에서양육되었다.
그는그당시세계를움직인세가지요소인
그리스문화에정통했고,로마시민권자였으며히브리종교를가지고있었다.
그는13세때누이가살고있는예루살렘으로유학을갔으며
가말리엘의문하생이되어유대교와율법에대해공부했다.
바리세인으로율법학자인가말리엘은대랍비힐렐의손자로당시유대교를지도한
인물이었으며그리스문학을연구한대학자였다.
바울이그의문하생이되었다는것은지금으로비유하자면하바드에유학했다는뜻이다.
따라서바울은당대최고의엘리트였으며그의서신들을읽어보면논리정연한그의학문적
수준과높이를쉽게알수있다.
따라서바울의기록들은복음서에있는설화들과는그근본에서다르다.
그는자기가아는대로의구체적사실들을서술해남긴사도이기도하다.
열열한유대교의바리세인이었으며기독교를박해하는일에앞장섰던사울은
다메섹에가는도중에부활한예수와조우한다.
그이기록에의하면예수는빛과음성으로나타났으며이때사울에게는극적인회심이
일어났다.
이후,그는예수가그리스도이심을전파하고증거하는일에신명을바쳤으며끝내는
그리스도를위해순교했다.
1차전도여행을마친주후48년경,
그는예루살렘에서소아시아에서온유대인들에의해민족,율법,성전을반대한다는
죄목과함께사람들을선동한다는이유로고발당한다.
그는가이샤라법정에서자기가불리한입장이었기때문에상급재판을위해가이사에게
상소했으며로마로압송되던중새총독으로부임한베스도앞에서자기를변론한다.
이때총독베스도는바울의진술을경청한후역사에남는유명한말을한다.
‘바울아,네가미쳤구나.
네많은학문이너를미치게했구나.‘
그후로마로압송된바울은아마도주후66-67년어간에처형됐다.
기독교의교주는예수지만,
기독교를창시한사람은사도바울이다.
유대교와의신학적,신앙적,교리적차별을학문적으로확립한사람이바울이다.
갈라디아서와로마서가그책이다.
문맹인베드로가할수없는업적인것이다.
일반적으로신양성서를읽는경우,
마태가처음에있고계시록이끝에있다.
그래서마태복음이가장먼저쓰여진책으로아는경우가많다.
그러나그분류는복음서,역사서,서신들,묵시문학등장르별로나누기위한분류지
역사적순서는아니다.
신약성서중가장먼저쓰여진책은갈라디아서나고린도전서일것이다.
이얘기는마태,마가,누가의복음서들보다바울의기록이한세대를앞선다는뜻이다.
예수탄생에대한기록도복음서에서는채집된구전의설화가기준이지만바울의기록은
구체적이고사실적이다.
있는그대로를기록했기때문이다.
따라서복음서의설화와는확연히구별되는역사성을가진다고할수있다.
그만큼신빙성이높다는얘기다.
바울이기록한예수탄생기사는,
갈라디어서4장4절에나타난다.
‘때가찼을때하나님께서는당신의아들을보내어여자의몸에서나게하시고
율법의지배를받게하셨다.‘
이때‘여자’는,
구나이-gunai-woman이다.
(요한8장간음하다잡힌여자도같은단어다.)
보통여염집아낙,가정주부등보통의여자라는의미다.
성모의동정녀탄생에대해서는개념자체가없다.
이미그때성령에의한신비한탄생사실이존재했다면바울이이를기록하지않았을
리가없다.
복음서에서도이문제는분명히또다른기록을가지고있다.
마태13장,
저사람은그목수의아들이아닌가.
그형제들은야고보,요셉,시몬,유다가아닌가.
그누이들은모두우리동네사람이아닌가.
막6장,
그목수가아닌가.
그어머니는마리아요.
눅4장,
저사람은요셉의아들이아닌가.
예수가보통인간으로태어났다는바울과복음서의일치하는기록들이다.
바울이정의하는인간예수와그리스도에관한중요한기록은로마서1장에있다.
당시의수도로마에있는교우들에게보낸서신의핵심부분이기도하다.
1.나는사도로부르심을받아하나님의복음을전하는특별한사명을가지고있다.
2.그복음은이미예언된하나님의아들에대한것이다.
3.인성-人性-으로말하면,
다윗의후손-요셉의아들-으로태어나신분이며,
이때인성은sarki-flesh-육적,육체적이라는뜻이며
earthlylife-세속적이라는뜻이다.
4.거룩한신성으로말하면죽으자들가운데서부활하심으로
하나님의아들로인정된분이다.
거룩한영-pneumahagios-spiritofholiness-성결의영으로는,
horizo-apointeed-지명,임명되다.
5.그분이곧우리주예수그리스도다.
신앙고백적표현.
즉다윗의후손인요셉의아들로태어났지만부활하심으로하나님의아들로인정받은분
이라는것이다.
바울은그높은학식과그리스도에대한열정적신앙으로초대교회에초석을놓은
사도다.
열열한유대교인으로바리세인이었던그가이렇게놀라운전향을한것은교육이나
교리,학습때문이아니었다.
그건부활한예수와의극적인조우가있었기때문이었다.
이세상에체험된신앙보다더강한것은없다.
부활한그리스도를빛과음성으로체험한바울은예수가그리스도라는사실이너무나
명백한것이었기에평생을목숨을걸고전파했던것이다.
로마를찾는대부분의관광객들은,
바티칸을방문,세계에서제일크고,그안에최고의예술작품으로가득찬성베드로성당
-바티칸성당을찾는다.
그러나같은로마에바울성당이있다는사실을아는사람은드물다.
바울성당뜰에들어서면품에성경을안고그것을지키기위해한손에큰칼을들고있는
바울의동상이서있다.
그리고성당의창문은신비하고은은한무늬의대리석을쪼개얇게만든유리가끼워져
있다.
찾는이는적지만바울이남긴위대한업적은면죄부판매로지어진바티칸을능가하고
압도하고있다.
예수탄생에대한바울의기록은짧고구체적이다.
사실을기록했기때문이다.
그러나누가와마태에있는환상적인설화는커다란무대위에서펼쳐지는신비한뮤지칼
이다.
동방박사들과밝게빛나는별,
베들레헴들판과밤에양을지키는목자들,
그들이만난천사들과그들의외침,
마굿간말구유에태어난아기예수,
우리에게서이놀라운얘기를빼면크리스마스는삭막해질수밖에없다.
설화나구전도역시필요에의해만들어진것이며그것이신앙에해를끼치는것도아니다.
싼타를기다리는아이들은새벽에일어나양말속에가득한선물에환호환다.
그리고그아이가자라나서자기아들의싼타가되어선물을준비하는게세상살이이며
신앙생활의속성이기도하다.
핵심만제대로지켜진다면곁가지가몇개있다고해서나쁠건없다.
크리스마스트리도옛농부들의축제에서가져온게아닌가.
크리스토미사가크리스마스가된것도같은이야기다.
오늘의첨단디지털시대를사는우리들에게어쩌면성탄은더절실할수있다.
우리모두는아날로그적인인간이기때문이다.
스마트폰이모든것일수는없다.
우리들인간에게는스마트폰이카바할수없는수많은아날로그적인신비가있다.
돈과가치의차이가그증거다.
지금도,과거에도그리고앞으로도돈으로는살수없는가치의세계는그대로있는
것이다.
성탄에는,
‘아기예수의오심’이라는기대가있다.
그가오심으로본래의것,인간이아주처음에부여받았던것,
그러나지금은상실한귀중한것들이다시발견되고제자리를찾는계기가나타나는
것이다.
아담이작곡한‘오,거룩한밤-O,holynight’은지금도수많은사람들의심금을울리고
있다.
왜그럴까.
모두가너무바빠서잊어버리고있던진실과기쁨을알게해주기때문이다.
모두에게‘메리크리스마스’.
음식을써는사람이마지막조각을먹는다.-리차드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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