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나이대로산다는말이있다.
거기엔나이에걸맞게살아야한다는요구도포함될것이다.
따라서모든연령대엔거기에걸맞는생각과생활양식이있게마련이다.
10대가80대처럼살수도없거니와80대가10대처럼살수도없는일이다.
전암벡스의이종문회장이이런말을했다.
‘70청년이있는가하면30노인도있다.’
그건사실이지만일반적인현상은아니다.
크게보면모두가제나이에걸맞도록살고있는게현실이다.
나이많은노인들은또그들대로의연령에걸맞는일상을살고있다.
사람이나이를많이먹으면노인이되는것이고그일상도나이에따라변할수밖에
없다.
사실나이들어좋은점은생각보다더많다.
겪어보지않고는모르는세계가그것이다.
노인이되면무엇보다우선으로크게자유롭다.
자유는남에게구속을받거나무엇에도얽매이지않고자기의의지에따라행동하고
사는것이다.
법적용어로는,
법률의범위안에서마음대로할수있는행위를의미한다.
사람이세상을살면서받게되는구속감은거의모두가어떤조직에서나온다.
작게는가족관계,그리고학교와직장,군대는물론심지어는동호인모임도마찬가지다.
그러나나이들어노인이되면무소속이된다.
보이는조직들은그대로있지만그구속력은크게완화되거나없어진다.
노인들의진정한자유가바로그것이다.
인간은어떤경우에도노인이되지않고는무소속이되기어렵다.
물론노인들의자유도‘법적책임’까지없어지는것은아니다.
민주국가의시민은그자유가책임에서비롯되는것이기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자유를방종으로알고있는극소수의사람들이있는것은아주위험한
현상이기도하다.
다음이여유다.
유유자적-悠悠自適-이그말이다.
속세를떠나아무속박없이조용하고편안하게사는것이다.
물리적으로속세를떠나는것은아니지만현실에대해초연해진다는의미다.
여유는,
느긋하고차분하게생각하거나행동하는마음의상태다.
따라서시,공간적으로넉넉하여남음이있다는의미다.
나이에걸맞게사는노인들이조급하지않은게이때문이다.
본인의의도적인노력도없는것은아니지만사람은나이를먹으면여유를가지게되고
너그러워진다.
모진세월을살아온지혜일수도있다.
그래서나이가들면사람이신중해지고부드러워진다.
젊어서는가지기어려운미덕일것이다.
어떤면에서는성숙해지는것이기도하다.
또하나좋은점은간섭을받지않는것이다.
간섭은영향을주려고하거나영향을받는것이다.
참견이바로그것이다.
노인이되면간섭받을일은줄어들고간섭할일은많아지는게일반적이다.
이때간섭하지않으려는마음이바로노인들이가져야할마음이다.
똑같이쇠심줄같은고집으로간섭을받지않으려는노인들도있다.
그래도크게보면노인은간섭받는일이많지않다.
책을읽거나음악을들을때간섭은금물이다.
또내가즐기고잘하고좋아하는일에열중할때간섭은없어야한다.
그런데나이가들면주변에서간섭하는사람이줄어든다.
무관심해지거나노인대접을하기때문일것이다.
사람이간섭받지않고산다는것은경이롭기까지하다.
조용한환경에서살수있다는것도노인이받는혜택의한가지다.
이세상에욕심이없는사람은없다.
욕심이무엇인가,
재물이나잇속을도리나분수에벗어나게탐하거나차지하려고하는마음이다.
또는제분수에넘치거나제능력에서벗어나는일을이루려고하는마음이다.
따지고보면욕심없이발전은없다.
그러나그것이크게정도를벗어나면탐욕이된다.
지나치게탐하는욕심이그것이다.
노추-老醜-라는말이있다.
늙은이의추한모습이라는뜻이다.
추하다는것은흉하다는말이다.
노인이탐욕적일때쓰는말들이다.
그런데정상적으로나이를먹었다면그욕심이현저히줄어드는것을느낄수있다.
욕심이줄어들면눈이열리고그동안안보이던것들이보이기시작한다.
정말신기한일이다.
값에서가치로안목이옮겨지는것이다.
그래서철학이나종교의세계를알게된다.
노인이받는큰선물이아닐수없다.
차원이다른세계가열리는것이다.
사람은나이를먹으면집착에서해방된다.
집착은,
어떤것에마음이잡혀있어떨치지못하고매달려있는것이다.
집착은인간이가지고있는감정중에서도고통과깊은관계가있는정서다.
일찍이부처는인간의모든고통과번뇌가집착에서비롯되는것임을가르쳤다.
집착의결과가고해-苦海-인것이다.
그무엇엔가집착하지않는인간은없다.
그런데나이를먹으면이집착에서크게해방될수있다.
그건욕심이줄어드는것과도깊은관계가있을것이다.
집착을버리면훨씬여유로와진다.
유유자적할수있는것도그때문이다.
집착하지않고사는일상은그래서행복할수있다.
그어떤것과도경쟁하지않기때문이다.
어떤것에도붙잡히지않는인간이라면이미반부처다.
사람이나이들면그렇게살수있다.
객관적이라는것은어떤것일까.
개인적주관을떠나보편성을가지는것이다.
객관은,
자기의직접적관심에서벗어나제삼자의입장에서사물을보는것이다.
따라서공정할수있다.
더나아가서는상대방의입장이될수도있다.
판단과분별에서정당성을가질수있는이유다.
어떤사람이라해도젊은혈기로는객관적이되기어렵다.
그러나나이를먹고노인이되면마음이열리고눈이밝아져시시비비가보인다.
그만큼많은경험과체험을했다는뜻이다.
그래서객관적입장은노인특유의지혜이기도하다.
풍진세상을오래동안살아오며겪었던파란만장한일들의누적이이런지혜를선물한
것이다.
그래서노인들의객관성은믿을만하다.
여기에학문이더해지면그게바로금상첨화다.
사람은누구나늙으면죽게돼있다.
그런데지금은죽기도어렵고죽는방법도복잡하게돼있다.
그하나의예가중환자실에서주사바늘을주렁주렁달고‘연명치료’하는식물인간들이다.
사실그건비참한죽음이다.
사람이나이들면‘마감’에대해열린마음으로접근할수있다.
그전에는죽음은불안이며공포였지만나이를먹으면자연스럽게받아들여진다.
그래서‘진료의향서’를작성,
통증이외의연명치료를거부할수있고,
제명대로살다제집에서사랑하는가족들앞에서고종명-考終命-하기를원하게된다.
또그래야옳다.
죽음도인간에게는일상의연속이다.
이무겁고어려운문제앞에서오히려담담해지는게노년이기도하다.
그건진정자연의섭리이기때문이다.
따라서그섭리를거역하면안된다.
우리말로는‘돌아가셨다’고한다.
왔던곳으로갔다는의미다.
그게바로종교의영역이다.
사람은누구나예외없이늙는다.
이순리를거스릴수있는사람은없다.
그래서나이대로산다는말은맞는말이다.
나이대로살지못하는사람이있는건그사람의잘못이다.
사람은그나이에따라생각도변한다.
성격도완화되고가치관도달라진다.
욕심,탐욕,집착에서벗어나자유로워지고유유자적하게된다.
그러니사람이달라질수밖에없다.
더유연하게일상을사는지혜로운인간이되는것이다.
공자는60세에이르러(BC6세기에는굉장히오래산나이다)생각이완숙해져서
무슨말을들으면곧이해가되었다고한다.
이순-耳順-이라는말이그래서생겼다.
다른의미로는어떤말을들어도소화할수있다는뜻이다.
사람이나이들면그렇게큰그릇이되는것이다.
주먹을쥔채로는악수할수가없다.-송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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