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에서가장적극적이고밀접하며순수한인간관계는‘가족’이다.
가족은혈연으로맺어진인간관계이며혈육의관계다.
그가족의관계는천륜(天倫)으로이루어져있으며인륜(人倫)으로설명된다.
단어하나하나가절대적인의미를가질정도의중요성을가지는이유다.
‘피는물보다진하다’는것은,
가족의관계가혈통으로맺어진육친(肉親)이기때문이다.
가족은모든사람들의둥지이며안식처이고서로를감싸주는울타리이기도
하다.
위기가닥쳤을때가족은다른가족을위해목숨까지도바친다.
특히자식들을향한어머니의사랑은그끝이없을정도다.
이세상에가족이없는사람은없다.
그리고세상의모든사람들은어디에있던지결국은가족의품으로돌아간다.
그게마지막안식처이기때문이다.
한가족이,
자기들의의사와관계없이헤어져살게되고만날수도없다면그게곧이산가족
이다.
그사이에는그들을갈라놓고막아서있는악한세력이있다.
남북이산가족상봉은,
만날때부터헤어질때까지눈물바다다.
특히짧은만남후의이별은가슴이찢어지는슬픔이며그때흘리는눈물은글자
그대로‘피눈물’이다.
당사자들이아니고는그누구도그들의처절한고통을모른다.
더구나상봉자들이나이가많기때문에다시만나기는현실적으로어렵다.
그렇기때문에헤어지는슬픔이더큰것이다.
손을부여잡고떨어지지않으려는마음이그것이다.
한편,
가족상봉을마치고돌아온이산가족의상당수는견디기어려운후유증을앓고
있다.
심지어‘차라리만나지말것을…’하며깊은절망에잠긴다.
모두가자기의혈육,가족을만나고이별했기때문이다.
한인간으로서견디기어려운고통이그것이다.
죽어서이별하는것과살아서헤어지는것은그렇게다르다.
이산가족중대표적인케이스가남북이산가족이다.
그들은어쩌다이산가족이되었는가.
그대답은실로한반도의비극적인역사그자체다.
지금의휴전선은본래가38선이었다.
38선은얄타회담의결과로생긴미군과소련군의한반도진주를위한잠정적인
군사분계선이었다.
1945년2월,
2차대전이끝나가고있을때미국의루즈벨트,영국의처질,소련의스탈린이
우크라이나의얄타에서전후처리를위한회담을가졌다.
루즈벨트로서는일본과의막바지전쟁에서승리하기위해일본군정예부대인
관동군을만주에묶어놔야했으며이를위해소련의참전을요청한다.
다른한가지는전후일본의식민지인한반도문제에대한것이었으며미군과
소련군이동시에남북에진주하기위해분계선을설정한것이다.
여기에는루즈벨트의오판이있었다.
실로우리민족의비극이잉태된원인이기도하다.
루즈벨트는,
해방된조선이독립국가로서자치능력을가지기까지오랜시간이걸릴것으로
판단,스탈린에게신탁통치를제안했으며이제안에서38선이등장했다.
결국신탁통치는이루어지지않았으며
미국과소련은각각남과북에각자의방법으로나라를세웠다.
북쪽은김일성을앞세워공산국가를,
남쪽은유엔감시하에투표로이승만을수반으로하는민주국가대한민국을
세웠다.
비극의시작은김일성의남침으로시작된6.25전쟁이었다.
국군과유엔군이북쪽을해방시켜나라가통일될수있었을때중공군이참전
했으며이때의후퇴과정에서상당수의북한주민이남쪽으로피난했다.
그들모두는곧집으로돌아갈수있을것으로알았지만휴전선이그어지면서
그길은막혀버렸다.
이산가족이된것이다.
북쪽에있는가족과헤어져살게되었고가족을만날수없는환경을만난
것이다.
우리가일본의식민지가아니라대한제국이라는독립국가로있었다면38선은
없었으며이산가족도없다.
그래서근본원인중에사악한일본을빼놓을수가없는것이다.
적십자사,통일부,이북5도위원회가공동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에등록된‘이산가족상봉신청자’는12만8천여명이다.
2015년9월기준,
이중생존자는6만9천279명이며,
고령등으로사망한자는6만312명이다.
이제곧고령사망자의숫자가생존자를앞지르게될것이다.
2000년8월의제1차상봉에서,
2015년10월의20차상봉까지2,325가족이상봉했으며
이는전체신청자의1.8%다.
지금같은단위와속도라면신청자전부가헤어진가족을만나는데는150년이
걸린다는계산이나온다.
그방법을획기적으로바꾸지않는한대부분의가족상봉신청자는그리운혈육을
만나보지못한채세상을떠나게된다.
이세계에이런비극적인일은다시없다.
지척에가족을두고만나지못한다는것은형벌과고문에다름없다.
겪어보지않은사람들은절대로모르는애절하고비참한세계다.
북한에고향과가족이있는대부분의이산가족들은차로한나절,
멀어야하루면고향집에갈수있다.
갈수없다면,
편지라도주고받을수있어야하며
그생존을확인할수있어야한다.
정초나추석같은명절에성묘겸고향집을방문할수도있어야정상이다.
전화통화도가능해야옳다.
그런데왜이런기본적인일들이불가능한가.
북한의열악한생활환경과불안한체제가남쪽의물결을두려워하기때문이다.
그들의취약점이최대의걸림돌인것이다.
결국정치적으로해결해야하는문제다.
상봉가족수가제한적인것은
우리는전산화시스템으로쉽게가족을파악하고준비할수있지만,
북은모두가사람의손이필요한작업이다.
우리가비용을부담,그일에속도를낼수도있다.
6만여명이세상을떠나기전한번이라도가족을만나게해야하는일은국가적인
숙제로취급되는게도리다.
적극적인관심이요청되는소이다.
역대어떤정권도,권력자들도,
이산가족문제에는신경을쓰지않았다.
‘자기일’이아니기때문이다.
그들은대부분이남쪽사람들이고이산가족을아픔을자기것으로체감할수없다.
김일성과김정일을만나면서도이문제를간과한게그때문이다.
자기가족이북쪽에있는것과없는차이가일을이지경이되게한이유다.
분단독일이통일된것이1990년10월이다.
모두가독일통일이갑자기이루어진것으로알지만그뒤에는30년이상
독일정치인들의숨은노력이있었다.
특히빌리브란트의노력은지대한것이었다.
브레즈네프소련공산당서기장은
동독의호네커보다브란트와더친밀했으며
케네디는물론,닉슨,키신저국무장관도브란트의가까운친구였다.
고르바초프의결단뒤에도독일정치권의물밑노력이있었다.
이에비하면우리정치권의이산가족문제에대한태도는제로에가깝다고할수
있다.
아예관심조차없다.
민초,민생을위한정치가없기때문이다.
지금과같은금강산에서의이산가족상봉은,
더이상이벤트-행사가되어서는안된다.
그건정치적인쇼일뿐이다.
65년을기다린사람들에게12시간의만남은차라리잔인하기까지하다.
이제는정말획기적인방법을찾아야한다.
대기하고있는,
고령의신청자들모두가죽기전에사랑하는가족을만날수있게해야한다.
전화,편지왕래,명절에고향방문과성묘,평상시의왕래가이루어져야이들
모두가고향에가보고가족을만날수있다.
북측의적십자대표도이문제에대해전진적인생각을하겠다고했다.
그게어떤형태이든인센티브를만들어북을움직이게해야한다.
가족이가족을만나는데이념은무엇이며체제는무엇인가.
그것은전적으로순수한인도주의문제일뿐이다.
나의본가는평안북도강계다.
거의대부분의가족이지금그곳에살고있다.
나는개인적으로죽기전에고향에갈수있다는희망을포기하지않고있다.
고향과가족을그리워하는모든이산가족들의마음도같을것이다.
우리들은지치지않고기다리고있다.
그곳에가족이있기때문이다.
가족이없는사람은등뼈가없는사람과같다.-아랍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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