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4일에 발표한
‘한국사회의 사회심리적 불안의 원인분석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19세이상 성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느끼는 불안정도를
0(전혀불안하지않음)에서 10(매우불안함) 의 범위에서 측정한 결과 5.4점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1년간 느꼈던 개인문제로는 조사대상자의 25.3%가 노후준비를 꼽았고
2위가 18.4%로 취업 및 소득문제였다.
이 조사는 2015년 8,9월 두달동안 19세이상 성인 7천명을 방문면접한 결과
로서 전화등 간접적인 조사보다는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사회심리적 불안요인의 1위가 노후준비 라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이 문제가 어떤 정형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선병자의원(先病者醫院) 이라는 말이있다.
같은 병 이라도 먼저 앓아본 사람이 그 병에 대해서는 의사만큼 잘 알고있다는
뜻인데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얘기이기도 하다.
노후준비가 불안한 것은,
모든 개인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이면서도 아직 경험해 보지못한 미지의 세계
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리 잘 준비해도 계속해서 부족함이 드러나는게 이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불안한 것이다.
지금 나는 은퇴후 노년생활 16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동안 노후생활을 겪으면서 가졌던 시행착오도 많았고 미처 알지못해 준비가
소홀했던 부분도 많았다.
15년이면 강산이 변하고도 한참이 지난 긴 시간이다.
그만큼 값진경험을 했고 지금은 노후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노파심에서 우러나오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처지가 된 셈이다.
만하자면 선병자의원인 것이다.
크게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계수에 밝은편이 아니다.
실리보다는 체면을 앞세우는 문화 때문이다.
노후준비에서 ‘막연하다’ 는게 그 때문이다.
정말 많은사람들이 막연하게 노후를 맞은것도 사실이다.
나이들어 은퇴한후 노후를 사는데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제대로 계산하고
구체적으로 산출해보는 경우가 드물다.
서로다른 전문기관에서 최소비용을 산출한 금액도 제각각이다.
15년을 살아본 내 경험으로 가장 기본적인 예시를 한다면,
2015년 기준 한사람당 월 100만원이 있어야 중간정도 갈 수 있다.
기본적인 식비, 주거비를 기준한 것이며
외식, 여가생활등의 문화비는 별도다.
차가있는 경우 차량유지비도 별도다.
따라서 부부 두 사람일 경우 최소한 월 300만원은 있어야 한다.
때문에 이 금액을 기준으로 연금, 보험, 적금, 펀드등에 가입해야 나이들어
큰 불편없이 살아갈 수 있다.
은퇴후 월300만원정도의 고정수입을 가지려면 상당한 저축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다음은 이렇게 필요한 노후준비를 하는 경우,
반드시 부부가 함께 의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가정이 생각
보다 많은것같다.
남자의 경우 은퇴후 노후생활에서 아내에게 경제권을 일임하는 경우가 많다.
돈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어서 아무리 부부라 해도 돈을 쥐고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게된다.
가장 예민한 것이 ‘발언권’ 이다.
돈을 한사람, 특히 여자가 전적으로 관리할 때 남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본능적으로 눈치를 보게된다.
이게 누적되면 상처가 쌓이고 더 발전하면 황혼이혼으로 까지 갈수도 있다.
내 경우,
경제권은 내가 가지고 있다.
아내도 미술수업으로 자기수입이 있지만 대부분 화구구입과 차량운행비로
지출하고 있다.
기본적인 생활비는 전부 내 책임하에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집엔 돈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다.
특히 이점은 노후를 준비하는 부부들이 크게 참고했으면 한다.
아주 예민하고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후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는 경우,
미처 생각하지못해 준비항목에서 빠지는게 병원치료비다.
건강했던 사람도 노인이 되면 별의별 병이 다 생긴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치매는 그 누구도 장담할수 없는 고질병들이다.
아무리 의료보험이 있다해도 큰 병에 걸리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글자 그대로 목돈이 들어가는 것이다.
병이 길어지면 그 지출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아무리 자식들이 있다해도 어렵고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질병에 따르는 보험에 가입해 놓는게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이 가족의 병력을 아는 일이다.
조부모나 부모가 가졌던 질병이 유전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노년생활에서 건강은 단연코 돈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서 젊어서부터 힘써 건강관리를 해야한다.
요지음 같은 세상은,
자식이 짐이되는 경우가 아주많다.
다큰 자식이 부모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진학하는 자녀에게 어느선까지 지원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다.
학비대주고, 결혼비용까지 내 주다보면 노부모는 알거지가 되는수가 있다.
때문에 부부가 깊이 생각하고 의논해서 자식을 지원하는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이때의 기준은 은퇴후의 노후생활이 단연코 우선사항이 돼야한다.
노부부의 생활을 전제하고,
그것을 충당하고 남는 부분만 보태주면 된다.
그 이상은 자살행위다.
사람이 늙어 돈 없으면 정말 죽은목숨이다.
꼼짝도 할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식 잘못길러 폐가망신한 집도 많다.
아주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자립, 독립을 교육시켜야 서로가 편하게
살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은퇴준비하면 돈부터 생각한다.
사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살다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걸 깨닫게된다.
돈보다 더 중요한게 건강이다.
다른 하나는 본래 인간은 빵 만으로는 살지못하는 존재다.
여가생활, 문화생활이 그것이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놀줄모르고 쓸줄모르면 소용이 없다.
수전노-돈의 노예만이 그렇게 살 뿐이다.
우리부부의 경우 가장 지출이 큰 문화비가 도서구입비다.
노년과 책은 실과 바늘같은 관계다.
읽고 공부하지 않으면 더 빨리늙고 무식해 진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외식을 한다.
그 즐거움도 아주 크다.
그리고 화가인 아내는 그림그리기에 몰입하고,
나는 책읽고 음악듣고 첼로연습에 열중한다.
걷기운동도 열심히 하고 영화도 계속 즐기고 있다.
근자에는 거의 동시방영되는 미드에 빠져있다.
그리고 개인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글을쓰고 있다.
사실은 이게 자강 힘든 작업이다.
독서와 악기, 글쓰기는 가장 탁월한 치매예방이 될 수 있다.
노후생활의 위기중 하나가 부부관계다.
은퇴한 남편을 젖은낙엽이라고 부른다.
착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그런 존재라는 의미다.
여기에 ‘삼식이’ 까지 되면 일은 미상불 위험해 진다.
아무리 부부라해도 하루종일 같이있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스러울수 밖에없다.
공간적 구획이,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각자 자기방에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 서로 떨어져있는 시간을 가져야 오래
동안 같이 살 수 있다.
우리부부의 경우,
아내에게는 아뜰리에가,
내게는 아주 잘 갖춰진 서재가 있다.
각자 자기공간에서 자기것, 자기일에 몰두하다 보면 같이있는 시간보다 따로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그래서 우리 사이는 건전하고, 늘 새롭다.
또한가지, 우리부부는 TV를 거의 보지않는다.
거기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 야구중계를 시청하는 경우는 잦은편이다.
워낙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 누구나 나이가 많아지면 병들고 죽게된다.
지혜로운 부부라면 이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얘기하고 준비를 해야한다.
금기시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특히 괴로운 연명치료를 거절할 수 있는 진료의향서 작성에 대해서도,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있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묻힐 장지나 장례절차등에 대해서도 상의하고 자식들이 알게해야 한다.
이런 일들은 갑자기, 비상하게 닥칠수 있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싶다면 공증까지도 받아둘 일이다.
부부가 사별하는 경우 남은쪽이 받게될 타격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세워야한다.
이 모든일들은 기피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현명하고 효과적이다.
그만큼 심리적인 여유도 가질수 있다.
베이비부머(55-63년생)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자기의 노후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첫세대가 탄생한 셈이다.
그 이전세대는 식구들 먹여살리느라 자기생각은 하지도 못한 막연한 노인들
이다.
이제는 노후준비가 모두이 공개적인 과제가 되었고 그만큼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과 수단도 다양해 졌다.
이린이가 젊은이가 되었다 늙은이가 되는게 인생이다.
그래서 인간은 나이대로 사는게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노인에게는 노인의 세계가 있으며 준비만 잘 한다면 인생최고의 행복한 시간을
가질수 있다.
나는 내 노년에 대해 늘 감사하고 있다.
큰 어려움없이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뜻깊게 보낼수 있는 은혜에 감사한다.
그리고 감사는 또다른 감사를 불러온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
모든 노년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은혜다.- 김두희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