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는 유럽의 내륙국가로 독일 아래쪽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41.277제곱미터, 인구 800여만명의 작은 나라다.
전체국민의 41.8%가 로마카톨릭이며 35.3%가 개신교인 기독교 국가이기도
하다.
국기도 십자가로 디자인 되어있다.
그러나 1인당 GDP는 77.840달러로 세계최고 부자나라다.
나는 스위스를 여러번 여행한바 있다.
이 나라의 가장 큰 외형적 특징은 대단히 조용하다는 것이다.
거리에 나다니는 사람도 많지않고 공사판도 없으니 소음도 없다.
또 하나는 스위스가 전형적인 산악국가라는 점이다.
여러번의 여행을 통해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우선, 이 작은 나라가 21개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주 마다 교육커리큘럼이
아주 다르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주-지역마다 주력산업이 다르기 때문에 지자체들이 필요한 산업
인력을 키우기 위해 차별화된 교육을 시키기 때문이다.
또하나 특이한점은 법으로 노조의 설립을 금한 것이다.
그래서 스위스에는 노조가 없다.
그런데도 산악국가인 스위스가 선박엔진설계에서 세계적 수준인 것은 아이러니
가 아닐수 없다.
스위스는 외국으로부터 싼값의 전기를 수입, 이를 정밀정제해서 고급전기로
수출하고 있으며 고급목재의 수출도 상당한 물량이었다.
땅이 척박하고 깊지않아 일년농사하고 일년은 밭을 쉬게하는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다.
시계산업이 대표하듯 스위스의 정밀기계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북한은 과거 스위스의 유명한 굴착기를 수입, 땅굴을 판바 있으며 지금도
스위스의 각종 절삭공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금 시중에서 판매하고있는 Bally 구두는,
colin이 319.000원, Nebb이 449.000원, 그리고 Laetied Berb은 무려
978.000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유명한 고급구두도 스위스가 가난했던 시절 스위스 청년들이
외국의 용병으로 떠날 때 그 어머니들이 양의 위를말려 아들들에게 따뜻한
신발을 만들어준 눈물의 신발이 그 시작이었다.
지금도 바티칸의 근위병은 스위스 청년 용병들이다.
스위스에는 그렇게 가난하고 아픈 역사가 있다.
스위스는 글자그대로 강소국이며 최고부자 나라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대학진학율이 29%에 그치고 있는점이다.
스위스 학생들은 8학년이 되면 자기의적성과 대학진학등 그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한후 선택하게 된다.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인 김나지움에 입학하는 학생은 30%정도,
나머지는 자기의적성에 맞는 직업교육을 받는다.
유명한 스위스의 직업훈련시스템-VET는,
학교와 기업현장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3-4일은 기업에서 실습을,
1-2일은 학교에서 공부한다.
기업실습기간에 대해서는 보수를 받는데 정부와 기업이 반분해서 부담한다.
2년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거의전원 실습하던 기업에 취업한다.
그들은 바로 현장에 투입할수 있는 인력으로 키워진 것이다.
백수가 생길수 없는 시스템이다.
대학을 졸업했든, 직업교육을 받고 취헙했든 동등한 대우를 받는 이런 사회적
시스템이 진학률 29%에 대한 실속있는 대답이 될 수 있다.
독일도 유럽중부에 위치한 국가로 스위스 바로위에 있다.
나는 독일도 여러번 여행했다.
면적은 357.022제곱미터이며, 인구 81.305.000명의 큰 나라다.
전체국민중 34%가 로마카톨릭이며 루터교를 포함한 개신교가 34%로 기독교
국가이며 정부가 종교세를 징수하고 있다.
1인당 GDP는 41.167달러로 스위스 보다는 적지만 전체적 으로는 부자나라
임에 틀림이 없다.
2차대전이후 1949년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어 동서 냉전의 현장이 되었으며,
1990년 극적으로 통일되었다.
세계는 지금도 변함없이 ‘독일제품’ 에 대해서는 깊은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독일제품은 견고하고, 실용적이며 고장이 적고 수명이 길다.
독일병정들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원칙에 충실하고, 전문성이 높은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숙련도가 높은 산업
인력이 폭넓게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업풍토는 독일사회의 오래된 전통이기도 하다.
우리가 알다시피 전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명한 독일의 직업교육은,
쾰른의 침대보 직조공조합이 1149년에 처음으로 도입한 중세길드의 견습공
교육이 그 모태다.
이는 도제식으로 선임자 에게서 일을배워 숙련공이 되고 더 정교한 기술을
닦아 마이스터(장인)에 오르는 계단식 방법이다.
이렇게 교육받은 젊은이들은 길드에 소속되었다.
오늘날 독일의 직업교육은 견습공, 숙련공, 마이스터로 이어지는 중세체계와
같다.
다만 지금은 직업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는 이원제 교육
시스템으로 발전했을 뿐이다.
독일에는 현재 9000개가 넘는 각종 직업학교에서 85만명의 직업교육생을
가르치고 있다.
매년 50만명 이상이 새로 직업교육을 받기시작하고 2만명이 넘는 숙련공들이
마이스터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직업교육의 직종은 말 관리사, 금세공, 장동판매기전문가, 네일아트디지인등
344가지에 이르고 있다.
2012년의 경우 말 괸리사가 선호직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같은 독일의 이원제 직업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기업이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안정적인 인사관리를 할수 있으며
최소한 2년이상 현장에서 맞춤형 교육을 받고 검증된 인력을 확보할수 있다는
점이다.
인력채용 과정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도 아낄수 있으며 잘못된 채용으로 발생
할 수 있는 위험부담도 줄일수 있다.
현장에서 직업교육을 받고 입사하는 직원들의 충성도도 아주 높은편이다.
이모든 직업교육은 무료이며 보수까지 받는다.
정부가 공인하는 직업교육 수료증을 받으면 그만큼 개인적인 경쟁력도 높아지는
시스템이다.
독일의 대학진학율이 35%를 밑도는 것은 직업교육의 탁월성이 인정받았고
명분보다는 실속과 실리를 챙기는 사회적 가치관이 크게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졸업자나 직업교육을 받은 숙련공이나 동등한 대우를 받는 풍토가 이러한
합리적인 사회를 만든 것이다.
스위스와 독일은 똑같이 온전한 선진국이고 부자 나라들이다.
두 나라의 공통점중 하나가 명분보다는 실리적 이라는 점이다.
선진국 이면서도 대학진학율이 우리의 절반도 안되는 것은 모두가 대학에 갈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수가 없다.
그건 전적으로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하다.
간판보다는 실력을 우선시하는,
전문성이 대접받는 사회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자기분야’에서 숙련공이나 마이스터가 되면 대졸자
이상의 대우를 받는 사회이기 때문에 진학률이 높을수가 없다.
근로시간은 우리보다 훨씬 적지만 생산성은 우리의 두배가 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우리가 보통 선진국으롭 분류하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진학률이 높지않은 것은
사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하는 기준에서 그렇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체면문화’ 에 살고 있다.
체면이 무엇인가,
남을 대하는 관계에서 자기의 입장이나 지위로 보아 지켜야 한다고 생각되는
위신이다.
즉 남의 시선에 나를 맞추는 것이고 남들의 평가를 기준하는 사고방식이며
남의 눈을 의식해서 자기를 수식하는 행동양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생활태도의 가장 큰 폐해가 ‘외화내빈-外華內貧’ 이다.
화려한 겉치례와 빈약한 내용이 그것이다.
우리가 보통 쓰는말에 ‘의.식.주.-衣食住’ 라는게 있다.
사실 그 순서에 있어 가장 앞서는 중요성 에서는 먹는 것, 식-食이 먼저다.
그런데도 우리에게는 ‘옷이날개’ 이기 때문에 식이 밀린 것이다.
조선조까지도 관리를 뽑는기준은,
‘신,언,서,판-身言書判’ 이었다.
가장중요한 실력인 판단력, 판-判이 신-身 겉모습에 밀려있는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외화내빈은 ‘간판사회’ 라는 허망한 결과를 낳게되었다.
오늘날의 100만 백수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외화내빈-체면문화가 만든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실력이 아닌, 간판이 우선되는 왜곡된 가치관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못하면 사람대접을 못받는 사회가 어떻게 건전한 사회일수 있는가.
80%에 육박하고 있는 진학률이 수많은 백수를 양산한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 악순환을 끊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가리더십의 부재도 큰 요인이
될수 있으며 자식의 진로에 대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학부모들의
책임도 크다.
앞길이 구만리같은 젊은이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면,
여기에 더해 인간관계와 주택구입은 물론 개인의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지경
이라면 그 인생은 끝난것이나 마찬가지다.
한 가정이 휘청거릴정도로 교육비(사교육비포함)를 쏟아붓고도 그 결과가
이렇다면 이제는 그 근본에서 이 문제를 다잡아야 하는 절벽에 선 것이다.
그런 위기의식이 절실하다.
이제 작지만 큰 의미를 잉태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자.
청년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특성화고등학교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취업이 잘 되기 때문이다.
2009년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16.7%였다.
그러다 2011년엔 25.9로 늘어났으며 2015년에는 46.6%로 상승했다.
특성화고 중에서 우수학생들이 입학하는 마이스터고는 최근 3년간 그 취업률이
90%를 넘고 있다.
과거에는 인문게 고교를 떨어진뒤 가는곳이던 특성화고 였지만 이제는 반대로
매년 1만여명이 특성화고에 응시했다 낙방하고 있다.
이제는 중학교 내신 상위30%안에 들어야 합격할수 있다.
정부도 지금의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비율을 전체고교의 19%에서
2020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나의 큰 흐름이 명분에서 실리고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학졸업 간판이 밥을 먹여주지 못하는 냉엄한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생각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더 구체적인 최근의 현상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에 교복차림으로앉아 강의를 듣는 고등학생들의
숫자가 늘고있는 현상이다.
한 학원은 경찰과 9급공무원 준비생중 37명이 고교생인 경우도 있다.
대형학원에 따르면 고등학교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의 비율이
2014년과 비교해 1년만에 5배가 늘었다고 했다.
사람들의 생각이 현실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들의 생각이 큰 흐름이 된다면 그 합이 곧 교육을 개혁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더 이상의 ‘간판교육’ 은 이제 의미가 없다.
7포, 9포 세대만 양산할 뿐이다.
학생도, 그 학부모도, 그리고 사회공동체가 가치관을 바꿀때가 되었다.
우리는 이미 어떤의미에서는 강소국이다.
계속 강소국으로 사는길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것이다.
스위스와 독일이 모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경제의 압축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어낸 나라다.
그래서 희망을 가질수 있다.
우리도 충분히 해 낼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열매를 얻으려면 뿌리를 바꿔야 한다.- 서양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