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를 위한 4.13총선은,
민주공화국에서 유권자-국민의 힘이 어떤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계기였다고
할 수 있다.
부패하고 무능한 것은 물론 생산성이라곤 전혀없는,
진저리나는 양당구도를 깨고 제3당을 출현시킨 것은 확실한 ‘정치적진화’ 라고
평가할수 있다.
20대국회는 그 의석분포와 구조 때문에 19대식 운영은 불가능해졌다.
관반이 넘는 집권여당의 오만과 불손도,
반대를 위한 반대와 발목잡기로 일관한 야당의 행패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어떤당도 과반이 안되는 구조에서 다른당과의 협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은 반민주적인 운동권 체질이 바뀔 것이다.
이제는 반대가 아니라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며 제3당역시 단순한 케스팅보트
이상의 정치력을 시험받게 됐다.
비록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정치적 변화는 유권자-국민이 아니고는
이루어낼수 없다.
그런의미에서 이번 총선은 한국정치사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정치적 진화’ 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152석에서 122석이 되어 30석을 잃었으며,
제1당 자리도 당분간은 내 놓을 수밖에 없는 참패를 당했다.
김무성대표는,
‘그동안 썪고 곪았던 것이 터진 것’ 이라고 했다.
그가 지적한 세가지이유는,
당청갈등이 첫째였다.
당과 청와대의 갈등이 우리가 생각했던것보다 깊었다는 뜻이며 그 책임은 권부인
청와대쪽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이 계파대립,
친박, 비박의 싸움은 유권자들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치졸하고 치열했다.
조선조의 망국적 당쟁이나 지금의 계파간 싸움이나 그 성질은 매한가지다.
셋이 모이면 셋으로 갈라지는 국민성이 그것이다.
가장 큰 잘못은 공천파동이다.
국민과 나라, 그리고 정치를 생각하는 공천이 아니라 계파간의 지분싸움이었으며
특히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졸열한 공천이었다.
새누리가 벼락을 맞은 것은 자업자득이다.
앞으로도 유권자-국민을 무서워 하지않으면 또 매를 맞을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점 어떤당 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비대위구성 이후의 새누리의 행보를 지켜봐야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언론은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당이 ‘환호’ 했다고 했다.
그게 과연 환호였을까.
사실은 가슴을 쓸어내린 것이다.
새누리가 벼락을 맞는동안 소나기가 비켜갔을뿐이다.
127석에서 4석을 잃은 것이 그 증거다.
더심한 매를 맞지않고 겨우 현상을 유지한 것은 새누리를 향한 분노가 더민주의
현상유지라는 방법으로 나타난 것 뿐이다.
비례대표를 위한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당과 같은줄에 선 것을 보면 더 정확해
진다.
지역구투표에서는 현상을 유지했지만 정당지지에서는 교차투표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이제 더민주는 더 이상 국회선진화법을 악용, 반대와 발목잡기는 할수없게 됐다.
더민주는 총선에서 신랄하게 집권세력의 경제실패를 부각시켰다.
따라서 이제 경제회생의 해법을 내 놔야하며 이를실행, 민생을 살려내야 한다.
비판하기는 쉬워도 자기가 해 내기는 어려운게 경제다.
특히 청년실업문제가 그렇다.
더민주는 이제 무서운 심판대 위에 섰다는 것을 깨달아야 다음 벼락을 피할수
있다.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은 것은,
새누리와 더민주에서 잃어버린 의석을 차지한 것이다.
국회의 구도가 이제는 그렇게 ‘3당시대’ 로 접어들었다.
비록 호남이라는 지역적 한계는 있어도 제3당이 나타난 것은 분명한 정치적진전
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국민의당은 케스팅 보트를 손에 쥐었다.
과연 그들이 이를 적절히 선용, 국회의 모습을 일신하고 정치를 진일보 시킬수
있을것인가.
우선 국민의당은 당의 노선과 정책이 분명치 않다.
당을 구성하는 인물들의 성향은 극과 극으로 갈려있다.
급조된 선거용 정당의 한계가 그것이다.
앞으로 내부의 노선과 계파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충분하며 내년의 대선에서
다시 야권연합이라는 시험대에 설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안철수 대표가 첫과제로 지엽적문제인 ‘국정교과서폐기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조짐이다.
그건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1월 안철수 대표는,
‘양당구도속에서 탄생한 국회선진화법을 개정, 단순다수결로 돌아가야한다’ 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국회정상화, 정치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그것이다.
안철수대표의 정치력을 지켜볼 일이다.
지금까지 지켜본바로는 ‘돌파력’ 이 크게 부족한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4.13총선은 역대선거중 유권자의 수가 4천2백1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투표율은 58%,
‘투표하지 않은사람은 정치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는 말이있다.
그건 사실이다.
기권도 투표의 한 방법이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그건 가장 소극적인 변명일
뿐이다.
이번 총선을 위해서는,
총 3270억원의 세금이 쓰였으며,
선거를 위해 투입된 종사자가 34만명이다.
투표용지는 모두 6700만장을 인쇄했으며 전국 8만7천곳에 부착된 선거벽보가
32만장이다.
각 가정에 발송된 선거공보는 8000만부로 상암월드컵경기장 589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이렇게 커진 정치행사에 42%의 유권자가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는 것은 이제
이 문제도 구체적으로 손볼때가 됐음을 의미한다.
민주정치에서 투표-다수결은 그 핵심이다.
거기에 참여하지 않는국민이 48%라는 것은 그 내용면에서 온전한 민주정치라고
할 수 없다.
법으로 투표를 강제하는 선진국이 있는이유다.
제20대 국회와 함께가야하는 앞으로의 4년은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시기가 된다.
과연20대국회가 이 시련의 시기를 슬기로운 정치력을 발휘, 통과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처음 부딪히는 심각한 숙제는 3%이하로까지 추락한 경제성장의 문제다.
그동안 더민주는 이 문제를 가지고 새누리와 정부를 공격했지만 자기들 역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했지 정책개발은 없었다.
사실 그만한 전문실력도 없다.
지금은 세계가 저성장 시대를 가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은 없다.
매달 수출물량이 감소하는 현실에 대해 20대국회는 과연 어떤 기능을 할것인가.
더민주는 실업문제와 직결된 노동개혁법을 계속 반대만 할수있을까.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제나 가장 절실하고 절박한 문제다.
특히 서민들의 일상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20대국회에는 132명의 초선의원들이 국회에 새로진입했다.
문제는 300명의 국회위원중 경제전문가가 몇 명이나 되는가 하는 것이다.
국회도서관에서 경제를 공부하는 의원은 구경해 본 일이 없는게 현실이다.
때문에 근심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세계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을 우습게알며,
자기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를 모르고 있다.
그리고 북한이 얼마나 무서운 집단인지를 모르고 있다.
지금 우리들은 북한핵을 머리에 이고산다.
특히 2020년은 20대국회의 마지막 해 이자 북한의 김정은이 외치는 강성대국
완성의 시점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어떤국회도 북한의 핵에대해 저극적이지 않은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의 잃어버린 10년의 햇볕정책이 지금 어떤현실로 돌아왔는지는
우리도, 세계도 알고 있다.
그들의 핵 개발에는 그렇게 상당액의 우리돈이 보태진 것이다.
20대국회는 북한의 핵에대해 과연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것인가.
우선 ‘전문가’ 들이 태부족이고 의지도 없어보인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핵은 이제 현실이며 우리에게는 가장 치명적이고 위협적인 국가
안보문제가 됐다.
20대국회는 경제문제와 함께 북한의 핵에대해 종전과는 전혀다른 정치적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들이 안전하게 살기위해서 그렇다.
총선이 끝나자 고질병이 또 터졌다.
대검공안부는 지난 14일 4.13총선에서 당선된 300명중 98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있다고 밝혔다.
입건된 당선자들을 유형별로 보면,
상대후보를 비방한 흑색선전이 56명,
돈을 뿌린 혐의로 22명,
여론조사나 SNS를통한 여론조작 가담이 7명이다.
검찰관계자는,
‘필요하다면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해 공소시효(10월31일)이전까지 최대한 신속
하게 수사를 마치겠다‘ 고 했으며 이는 재선거를 해야할 선거구가 많을수도
있다는 함의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의 후유증은 사악한 말바꾸기다.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에서 은퇴하고 대선에 불출마 하겠다.’
문재인이 총선전 다급해진 마음으로 호남을 방문, 무릎을 꿇고앉아 호소하면서
한 약속이다.
그러나 더민주는 광주8곳에서 전패했고,
호남전체 28곳중 겨우 3곳을 건졌을뿐이다.
확실하게 호남이 그를 버린 것이다.
그 문재인이 지금은 이렇게 말을 바꾸고 있다.
‘선거에 대한 평가, 분석, 이런것들은 당에 맡기겠다.’
스스로 얼마나 작은그릇인지를 보여주는 기만의 모습이기도 하다.
정치지도자가 될 수 없는 자질이다.
문재인은 ‘문제인’인 것이다.
나는 이번총선을 ‘정치적진화’ 라고 진단했다.
유권자-국민의 정치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진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건전한 민주시민-유권자로서 국회의원-정치인의 자질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하며 그 업그레이드를 정치에 요구해야한다.
그 요체는 ‘정치는 어떤 사람이 해야하는가’ 라는 질문과 대답이다.
막스 베버(1864-1920)는,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이자 경제사학자 이며 사회과학방법론을 전개한 저명한
교수이기도 하다.
이제 하나의 ‘틀’ 로서 그가 제시하는 정치가의 세가지 자질에 대해 설명해 보자.
그 첫째가 passion 이다.
격정, 열정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열중, 열망이라는 뜻도가지고 있다.
이성을 통한, 고도로 절제된 열망과 신념이다.
무릇 정치를 하겠다면,
그 이념과 정치적 신념에서 열정적 이어야 한다.
현대어로 풀면 ‘고도의 전문성’ 이다.
정치로 먹고사는 직업정치인이 아니라 정치를 위해서 사는 정치지도자가 되라는
뜻이다.
이제 우리의 국회의원들 에게도 이정도의 요구가 공개적으로 전달돼야한다.
다음이‘책임감’ 이다.
책임은 맡아서 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따라서 책임감은 그 책임을 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국회의원이 누군가.
지역선거구의 유권자-시민을 대표하는 대의원이다.
따라서 그 일차적 책임은 입법기능안에 지역유권자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금의 ‘거수기’ 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책무다.
세 번째가 ‘균형감각’ 이다.
가장 세련된 이성이 균형감각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않는, 중심을 잡아주는 탁월한 긍정적 기능이기도 하다.
과격일변도의 우리국회에 가장 결핍된 요소이기도 하다.
전문적 열정, 무거운 책임감, 일이 성사되도록 기능하는 균형감각.
우리는 이 세가지를 여러 통로를 통해 끊임없이 지역구 의원에게 전달하고 요구
해야 된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다.
‘당선되면 그만’ 은 유권자쪽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음을 자각해야한다.
참의회민주주의는 대의원과 유권자의 끈이 항상 이어져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그 수준으로 가야한다.
그 가능성을 보여준게 이번의 4.13 총선이기도 하다.
독수리가 조용하면 앵무새가 재잘거리기 시작한다. – 처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