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우리부부는 생선구이 전문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후
식당가의 뒷길인 이면도로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인도를 따라 걷던중 쓰레기통옆을 지나게됐는데 인도쪽에 음식물이 버려져있는 것을
보게됐다.
식당가의 불빛과 보안등이 밝아 버려전 음식물들을 쉽게 구별할수 있었다.
일회용식기들과 함께 멀쩡한 음식들이 상당량 버려져 있었고 특히 귤상자 안에는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귤이 3분의1정도가 남아있었다.
처음에는 놀랬고, 이내 분노했으며 다음에는 두려움을 느꼈다.
일찍이 법정이 하신 말씀이있다.
‘음식을 낭비하면 대가를 치르게된다.’
스님의 말씀이 아니라도 멀쩡한 음식을 버리는 낭비는 하늘에 죄를 짓는 것이다.
우리같은 구 세대는 굶주림과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체험으로 알기 때문에
그런짓을 못한다.
부족한 것을 모르고 자란 세대는 음식아낄줄도 모른다.
생각할수록 무서운 일이다.
한국경제는 1962년의 제1차경게개발 5개년계획이후 55년이 지났다.
수출100억달러 고지에 오른 것이 10대 중반이었다면
최고의 호황이었던 1980년대말은 20대중반의 청년에 비유할수 있다.
연평균 성장률 10%를 넘나들며 30대를 보냈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중년이 됐다.
장년이 된 지금은 평균성장률 2%로 주저앉고 말았다.
여기에 더해 최고의 실업율까지 안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인 제조업 가동율은 70%선이며 철강,조선,해운은 내리막 길이다.
2016년 반도체와 유화로 수출은 약간 증가했지만 장치산업-굴뚝산업은
돌이킬수 없는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게 오늘이다.
춥고 배고픈것과 가난은 그게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멀쩡한 음식을 버리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죄악이다.
경제에서는 ‘절약은 영원한 미덕’ 이라는 경구가있다.
낭비는 가난을 부르는 주문(呪文)임을 잊으면 안되는 이유다.
이 오래된 원칙에는 예외가 없다.
이제 세계적 컨설팅인 메킨지의 진단에 정직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 보자.
지금의 우리가 어떤 형펀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호는 갯벌에 얹혀있는 배와같다.
과거에는 곧 밀물이 들어와 위기를 넘기고 회복되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
졌다.
밀물이 다시 들어올것같지도 않고 설령 들어온다해도 배가 다시 뜰것같지않다.
따라서 2%대의 저성장을 벗어나려면 궤도를 바꿔야 한다.
밀물은 배가 뜰 수 있는 부력, 경제환경이다.
지금 세계경제는 불황에 들어섰으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밀물-부력이라는 조건이 나빠졌다면 궤도를 바꾸라는 얘기다.
이제는 중화학공업-제조업-장치산업으로는 살수가 없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산업의 궤도를 바꾸는 작업은 개인이 할수있는 일이 아니다.
국가가 산업정책을 세워 추진해야 결실을 얻을수 있는 거대한 사업이다.
우선 법 개정에 의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제 한국은 과거 제조업중심의 방식을 버리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경제를 재편
해야한다.
특히 가계대출과 교육비의 이중부담이 중산층을 짓누르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는 대기업주도의 경제성장은 어렵다.
서비스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한편 소득격차로 인한 불만과 불평등이 정치이슈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인로인해 기회의 문이 좁아지는 병목현상에 유의해야 한다.
부가가치는 어떤 물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덧붙여지는 가치를 의미한다.
논에서 쌀을 생산하는것과 그 쌀로 값이비싼 가공품을 만들어 파는 것은 부가되는
가치에서 큰 차이가 난다.
쉽게말해 제조업에 의한 소재나 중간재 보다는 작지만 고가의 제품을 만들라는
얘기다.
스마트폰 이나 반도체등이 그것이다.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의 제품으로의 전환은 국가가 주도해야 하는 경제개편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지금의 우리 정치권수준과 실력으로는 어려운일이 아닐수 없다.
이제 한국은,
사회적자본과 디지털자본을 축적해 새로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지능정보사회란,
사물인터넷,
4차산업혁명,
인더스트리 4.0,
AI,
빅데이터,
무인주행등 신기술의 페러다임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디지털자본은 디지털상품서비스를 만드는데 투입되는 모든 자원을 말한다.
2%대의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이며 한국은 아직 갈길이 멀다.
한국은 하드웨어와 인프라 보급률에서는 선진국 이지만 소프트웨어, 플렛폼,
글로벌데이터 흐름에서 약하다.
한국의 데이터 흐름순위는 세계44위에 불과하다.
인프라가 잘 보급돼 있다고해서 강국인줄 아는건 우물안 개구리같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방법이나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목표지향적인 방식으로
일해왔다.
규칙이 있어도 편법으로 성과를 올리는 것을 더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오직 성장-결과에만 맞췄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는 성장했지만 그만큼의 정치, 사회적인 문화성숙도가 따라주지 못했다.
이제는 이 간극을 줄여야 한다.
독일의 유명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이 건재하는 것은 추월차로인 1차로를 빨리
달리는 차에게 양보해 주기 때문이다.
이규칙, 규범을 지키지 않는순간 아우토반은 존재할 수가 없다.
방법과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평가한다면 내실을 다지지 못하기 때문에 온전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명분만 찾다가 실속을 챙기지 못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경제에서는 ‘꿩잡는게 매’ 라는 사고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과정-공정 하나하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일의 개념이 달라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마차가 없어졌을 때 마부들은 난리를 쳤다.
그러나 자동차 때문에 새로생긴 직종이 나타났다.
변화를 분석하고 어떻게 재교육을 통해 문제를 풀수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는 정보를 암기하고 지식으로 만드는 영역보다
필요한 정보를 수집, 조합해쓰는 ‘편집과 기획력’ 이 중요해 질 것이다.
정부는 이런분야의 교육수요를 예측, 정책을 세울수있어야 한다.
한편 이제는 그게 무엇이든 혼자하는 시대는 지났다.
독식하려고 하면 안된다.
다른사람들이 들어올수 있게 문호를 개방해야 성공할수 있다.
한국은 아직도 정부기관끼리도, 기업간에도 높은 칸막이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높은 벽을 걷어내야 앞으로 나아갈수 있다.
1차산업혁명은 18세기말 증기기관의 발명에서 시작되었다.
동물과 인간의 힘으로만 가능했던 각종제조업이 기계적동력을 얻은 것이다.
예를들어 인간이 베틀에 앉아 손으로 짜내던 옷감을 대량의 방적기를 기계의
동력으로 가동, 엄청난 물량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누구나 싼값에 옷을 사 입게된 것이다.
2차산업혁명은 20세기초,
전기와 모터의 발명에서 시작되었다.
공장설비가 전동화(電動化)되면서 컨베어벨트시스템이 개발되어 대량생산이 가능해
졌다.
3차산업혁명은 1970년대 이후 수치제어자동화로 이루어졌다.
NC(수치제어)공작기계와 메카트로닉스 (기계와전자의 결합)의 발달로 자동화,
무인공정의 보급이 가능해졌다.
4차산업혁명은 AI,센서, 네트워크기술로의 진행이다.
무인공장이 센서와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무인공장이나 소비자와 연결,
AI가 작업방식들 조절해가며 원하는 제품을 즉각생산할수 있게된다.
이제 하나의 사례로 독일에있는 아디다스공장을 살펴보자.
이 공장은 연간 50만켤레의 운동화를 만드는데 근로자는 10명뿐이다.
재단, 재봉은 로봇과 3D프린트가 맡는다.
소비자가 소재, 디자인, 색깔, 깔창, 신발끈등을 아디다스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선택할수 있으며 공장의 프로세스를 통해 주문자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신발
제작이 가능하며 5시간이며 제품이 완성된다.
이 공장은 4차산업혁명이 어떤 것 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막 시작된 4차산업의 갈길은 아직멀다.
우리의 재래식 생산방법인 제조업과 아디다스 공장을 비교하면 우리의낙후정도가
어느수준인지 가늠할수 있을 것이다.
메킨지의 지적대로 우리도 하루빨리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재편하지 않으면 먹고
살수가 없게된다.
정치권에 경제전문가가 절실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2%대의 저성장은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또 하나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향한 산업재편이 늦어지면 더 어려울수도 있다.
이제는 그게 무엇이든 낭비하면 안된다.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경제여건이 나빠지는만큼 수입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금 국회에는 4차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 기본법,
드론, 자율주행차등의 규제를 풀어줄 규제프리존 특별법,
원격진료 서비스를 가능케하는 의로법개정안,
인터넷전문 은행특례법이 민주당의 반대로 묶여있다.
일부계층의 불이익을 막겠다는 소아병적이고 유치한 운동권식 발상이 세계의
흐름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하나는 경제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이기도 하다.
4차산업혁명을 소리높이 외치고있는 야당정치인들의 소리는 그래서 사기다.
이런 사기에 속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것은 비극이 아닐수 없다.
이제 우리모두는 우리가 살기위해서도 생각을 바꾸고 안목을 키워야 한다.
이미 세계는 변하기 시작했고 우리도 이 변화를 따라가야 제 위치를 지킬 수 있다.
지금 한국호는 갯벌에 얹혀있다는 위기감이 있어야 한다.
그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땅이 굳어야 물이고인다.- 한국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