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五福) 이야기.

사람사는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러우니 모두의 마음도 심란한게 사실이다.
하루도 마음편히 지내는 날이없다.
가난을 벗어나 겨우 먹고살만하니 이번엔 구제불능의 막장정치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정치적입장이 어떠하든 지금의 극심한 혼란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불안한게 사실이다.
좌파가 집권하면 ‘모두가 똑같이 가난하게 사는 사회주의‘를 지향할 것이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진게 없는 계층이나 경쟁에서 탈락한 불만세력들은 못먹는
밥에 재 뿌리는 억하심정으로 이를 지지할 것이다.
무모하고 위험한 선택이다.
형편은 더 나빠질 것이다.
우파가 집권하면 빈부의 차이와 경쟁이 있는 시장자본주의와 의회민주주의를 고수할
것이다.
사유재산이 있는 사람들은 이를 지키기 위해 우파를 지지할 것이다.
경쟁이 있는 사회만이 발전한다는 것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
정치적 접점을 찾지못하면 마주 달리는 열차는 충돌할것이며 파국은 분명해진다.
모두가 크게 다치거나 죽게될 것이다.

새해가되면 모두가 같은 인사를 한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우리 일상에서 들을수 있는 최고의 덕담이다.
그래서 잠시 격앙된 감정을 내려놓고 이 덕담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것도 시기적으로 약이 될 수 있다.
또 필요한 일 이기도하다.
그게 누구든 원칙적인 문제로 돌아가면 이데올로기는 잠시 접을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의 첫 인사가 ‘복-福’ 이라는 것은 그만큼 우리모두가 ‘복’을 최고로 친다는
의미가 크다.
세상에 복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복-福이란 무엇인가.
먼저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즐겁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운수’ 라고한다.
만족은 부족함이나 모자람이 없이 가지게되는 좋은 느낌이며,
운수는 알수도 없고 거부할수도 없는 사람의 운명이다.
운명은 사람이 앞으로 가지게 되는 자기처지다.
따라서 복은 기쁘고 부족함이 없는 인간의 자기처지인 것이다.
한 개인으로서 가장 바람직한 최고의 상태가 복이다.

흔히 하는말에 ‘치아가 튼튼한것도 오복의 하나’ 라는게 있다.
그만큼 사람 살아가는데서 치아가 중요하다는 의미는 있지만 오복의 하나는
아니다.
우리사회 공동체에는 전통적으로 오복(五福)이 있다.
인간이 다섯가지 복만 가질수 있다면 최고로 행복하다는 의미가 있다.
복의 개념을 다섯가지로 정의했다는 것은 오랜생활의 체험에서 얻은 지혜일
것이다.
다섯가지 복의 내용을 보면 그게 더 확실해 진다.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이 그것이다.
이제 이 다섯가지 복의 의미를 풀어보면서 내게는 어떤복이 주어졌는지를 살펴보자.
다복(多福)한 사람도 있을것이며 박복(薄福)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성격이 운명이라는 말이 있듯이 복은 자기가 하기나름일수도 있다.

첫째가 수-壽다.
오복의 하나로 장수-長壽 이며 오래사는 것이다.
오복이 희자될때의 인간의 평균수명은 4,50이 고작이었다.
회갑잔치가 드문 시절이기도 했다.
그러니 그때의 장수희망은 간절한 것이었으며 글자 그대로 오래 사는 것 자체가
복이었다.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가
이제는 100세 시대가 됐다.
단지 오래사는게 복이 아니라 재앙이될 수도 있는 시대를 우리모두가 살고 있다.
섭생이 좋아지고, 위생이 좋아졌으며, 의료기술이 발달해 일찍죽는 일이 거의없다.
이제는 오래사는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오래사는게 더 절실해 졌다.
일생을 통해 결혼도 몇번 하게될것이며 직업,직장도 여러번 바꾸게 된다.
그만큼 고달프게 살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65세이상 고령인구가 14%에 육박하고 있다.
수-壽가 꼭 복이 아닐수도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다음이 부-富,
부는 재화-財貨-돈이다.
재화는 사람이 경제활동을 통해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얻고자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물질은 재물-財物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돈은 귀신도 부린다.’
돈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하는 오래된 격언이다.
돈을 향한 인간들의 탐욕과 그것을 얻기위한 수단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돈의 가장 큰 힘은 ‘구매력’ 이다.
그래서 돈이 가지는 교환가치는 불변이기도 하다.
돈은, 너무없으면 고통스럽고 불편하며 너무 많으면 사람을 망친다.
성경에는
‘돈은 일만악의 뿌리’ 라는 말씀이 있다.
돈 때문에 감옥에 간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돈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 것이 적정선일까.
내 경험에 의하면 언제나 조금 부족한 듯 가지는게 안전하고 건전하다.
뒷탈이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강녕-康寧.
주로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건강하고 마음편히 지내는 것이다.
사람이 나이를 많이먹어 늙으면 돈보다 더 중요해지는게 건강이다.
병이들어 아프면 우선 본인이 가장 괴롭다.
하루하루 살기가 힘들고 치료비걱정에 가족등 주변에 끼치는 폐가 커진다.
오래사는것과 건강하게 오래사는건 그 근본에서 아주 다르다.
그래서 건강은 건강할때부터 주의깊게 관리해야 한다.
노년의 일상이 ‘마음편한 것’ 이면 그게 최고의 복이다.
사람이 살면서 마음 편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건강하고 마음편한게 오복의 하나가 된 것은 그 의미가 아주 깊다고 할 수 있다.
일상생활의 여러조건이 조화를 이루어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
그래서 강녕이 더 돋보인다.

또 하나가 유호덕-攸好德 이다.
덕을 좋아하고 즐겨 행하는일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덕인가.
德은 도덕적, 윤리적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인격적 능력이며 그 인격으로서 남에게
감화를 미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얻은 좋은 결과에 대해 도움을받은 은혜, 연유를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모두는 ‘복’은 받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복의 하나인 유호덕은 오히려 남에게 베푸는 것이 복이라고 말한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아무런 보상도 없이 남을 배려하고 염려하는 일이 과연
쉽겠는가.
그러나 유호덕은 덕을 좋아하고 그것을 남에게 즐겨 베푸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중에는 선한일을 하고 남을 도왔을 때 느끼는 만족과 행복을 아는 분들도
많다.
선행은 그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이다.
매사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절대 모르는 세계다.
참된행복은 나눔, 베푸는 일에서 얻을수 있다는 교훈적인 말씀이다.

끝으로 고종명-考終命.
고종명은 사람이 제명대로 살다가
(제집에서, 식구들앞에서) 편히 죽는 것이다.
아무리 성공적이고 화려한 인생을 살았다 해도 그 죽음이 험하면 실패한 것이다.
경찰청이 2월26일에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6년 한해동안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4,292명이다.
비명횡사한 사람들이다.
자기목숨대로 다 살지 못하고 뜻밖의 재난으로 죽은 사람들이다.
노인들중 지병이 있는사람 7할이 병원중환자실에서 쓸쓸히 죽고 있다.
제집에서 임종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때문에 자기명대로 살고 재집에서 식구들 앞에서 편안히 눈을 감는 것이 어찌
복이 아니겠는가.
오복중 그 순서에서 고종명이 끝에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좋은삶은 좋은죽음으로 끝나야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도 준비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제 남는문제는 누가 이 오복을 받을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다섯가지 복 전부를 누리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한두가지 복은 모두가 누릴수 있다.
우리의 옛어른들은 이 문제를 풀어내는 글귀를 남겨주셨다.
그게 ‘笑門萬福來-소문만복래’ 다.
직역하면 ‘웃는문으로 만복이 들어온다’ 지만 문-門은 한 집안을 의미하기 때문에
웃는집, 화목한 가정에 온갖복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웃음은 기쁨의 표정이며 그 안에는 여유와 부드러움이 있다.
이 웃음이 온갖복을 담는 그릇인 것이다.
반대로 공포와 폭력이 있는곳에 복은 들어올수가 없다.
복을 받기위해서는 웃음, 기쁨이라는 그릇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도 같은의미의 글귀일 것이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일이 잘 된다는 것은 복이 들어온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가문-家門, 집을 넓히면 ‘나라’ 가 된다.
지금 우리들은 어떤 그릇을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모두가 잠시 정치를 떠나 정직한 마음으로 성찰해야할 근본적인 숙제다.

바야흐로 선지자의 시대는 끝나고
약장수의 시대가 도래했다.- 김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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