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청년실업-백수 100만명이라는 초유의 암담한 현실앞에 서 있다.
국가적 으로도 처음 겪는 일이다.
작년12월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25-64세 인구중 전문대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이 45%로 OECD 국가중
최고였다.
따라서 전체 실업자중 고학력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6년 3분기 기준,
총실업자 98만 5000여명중 전문대 졸업이상 비중이 44.5%였으며 4년제
졸업자로 확대하면 전체실업자의 32%에 이른다.
한편 중소기업은 계속적으로 구인난을 겪고있으며 100만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
하고도 80만명 이상의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자리와 구직자들의 미스매치-눈높이차이도 OCED국가중 최악의 상태다.
쉽게말해 ‘일자리’ 가 없는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자리’ 가 없다는 얘기다.
이점부터 분명히 해야한다.
상대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고졸자가 부족한 이유도 설명이 되는셈이다.
진학률 75%가 계속되는한 이 수치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선진국 평균수준인 30%로 이내로 내려가야 한다.
해마다 226개의 4년제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졸업생은 50여만명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와 규모’ 는 이중 절반정도밖에 흡수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문제는 ‘구조적’ 이다.
휴학, 대학원진학, 입대, 자영업등으로 분산되는 인원을 빼도 나머지의 누적이
100만이 되는 것은 간단한 산술이다.
문제는 나이가 30이넘은 백수들이다.
신참들에게 밀리는 것은 피할수 없는 압박과 약점이며 그만큼 그들이 원하는
대기업 취업은 더 멀어지고 있다.
사실은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또 한가지,
냉정하지만, 사실을 얘기한다면 지금의 백수 대부분은 동년배들과의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이다.
실력에서 진 것이다.
그래서 누굴 원망하거나 사회에 대해 불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건 정직하지 못한 태도다.
지금의 자기형편을 스스로의 책임으로 인정해야 새길도 열어갈수 있다.
이제 몇가지 예측을 해보자.
30이 넘은, 나이많은 백수들이 갈 수 있는 몇가지의 대표적인 행로는,
알바나 임시직같은 비정규직으로 전전하다 50대가 되는 것이다.
참담한 얘기다.
다른 한가지는 마음을 다잡고 소꼬리보다는 닭벼슬이 되기위해 중소기업에 취업
하는 일이다.
사실 중소기업도 잘만하면 얼마든지 자기의 웅지를 펴 나갈수 있다.
그만큼 정보를 많이가지고 선택해야 된다.
가장 바람직 한 것은,
‘자기다 좋아하고 잘 하는일’ 로 나가는 것이다.
창업도 좋고, 그 분야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것도 좋은 일이다.
사실은 이방법이 성공확율이 가장 높다.
그게 누구든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그게 천부이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
다른 하나의 길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다.
일체를 포기한 사람들이 그들이다.
슬픈얘기이긴 하지만,
그런사람들 앞에는‘폐인’이 되는 길만이 남아있다.
자칫 ‘행려병자’가 될수도 있다.
나이많은 백수가 가는 길에는 다른 경우도 있다.
캥거루족이 되는 것이다.
직업도없고, 수입도 없고, 갈곳도 없으니 방구석에 쳐박혀 부모의 연금을 축내고
있으며 용돈까지 받아써야 하는 처지가 된다.
본인도 부모도 못할짓이 이 경우다.
부모자식지간 이라도 때가 되면 독립해서 떠나는 것이 건전하지만 그게 안되니
서로가 불편하게 사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생활도 처음에는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직업능력평가원에 따르면,
결혼한 대졸자중 14%가 부모와 같이살고 용돈까지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이 적으니 집을 마련할 수가 없어 부모와 함께살고 애를 낳아도 부모가 키워주니
편리하고 모자라는 용돈까지 얻어쓰니 이보다 더 좋은 캥거루주머니가 또 있겠는가.
분명 잘못된 경우이긴해도 물리적으로 어쩔수 없는 새 풍속도임에 틀림이 없다.
최근 일본에는 새로운 용어가 하나 등장했다.
‘parasite single-페러사이트 싱글’ 이 그것이다.
‘부모에게 기생(寄生)하는 독신’ 이란 뜻이다.
기생은 두종류의 생물이 함께 생활하면서 한쪽이 이익을 얻고 다른쪽이 해를 입고
있는 생활형태이며 스스로 생활하지못하고 다른사람을 의지하여 생활하는 것을
뜻한다.
페러사이트 싱글은,
1990년대 버블경제의 붕괴로 정규직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독립하지 못한 20-30대가 부모에 의지해서 살면서 중, 장년층이 됐으며
1990년대초 경제적으로 독립하지못해 부모에게 기생했던 캥거루족 독신중
3분의 1이 그상태로 50이 됐다고 한다.
이 숫자는 1980년 18만명에서
2016년 158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의 부모세대는 이미 70-80대로 접어들었으며 10-20년뒤 부모가 사망하면
페러사이트 싱글은 어떤 안전망도 없이 사회에 팽개쳐지는 신세가 된다.
지금 54세인 다나카 히로미씨는 나이많은 어머니의 기생족이다.
‘제 노후요?,
종잡을수 없는 미지의 세계죠.
지금같은 생활이 계속 이어질 경우 어머니가 쓰러지시면 저도 함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부모의 연금에 의존해서 생활하던 다나카씨는 6개월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연금이 절반으로 줄어 급격한 위기감을 느겼다.
다나카씨는 직장생활을 해 본 적이 없으며 국민연금 납부도 중간에 포기해 연금
수급자격도 없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 그야말로 끝이다.
중장년 페러사이트 싱글은 나이가 들수록 외부세계에서 고립되면서 히키코모리
(운둔형외톨이)가 된다.
이들이 맞이할 결말은 어떤 것일까.
국가가 서둘러 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하면 ‘노숙자’ 가 되는 것이다.
밑바닥인생이 된다는 의미다.
크게봐서 우리의 백수들도 캥거루족을 거쳐 페러사이트 싱글이 될 확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인구고령화는 물론 그 페러다임에서 백수문제도 일본을 따라가는 것이 그동안의
추세다.
이제 아무도 하지않는 얘기를 해 보자.
정권이든, 기업이든, 사회단체나 학자등 그 누구도 100만백수의 결과만 얘기할뿐
원인은 말하지 않는다.
몰라서 결과만 안고 씨름할수도 있고,
알지만 몰매맞을까봐 입을 다물고 있을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그렇게 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닌이상,
듣기는 싫어도 진실이 말해지는게 옳다.
그래야 고칠수 있다.
100만백수의 일차적이고 물리적인 원인은 85%까지 치솟았던 진학률에 있다.
그리고 그 높은 진학률은 우리사회에서 성공하는길이 진학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류대-일류기업-높은보수-잘된결혼-큰집-큰차 가 그것이다.
이런걸 단선사회(單線社會)라고 부른다.
다른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모두가 경쟁적으로 입시에 매 달리고 있다.
사교육시장이 커진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단선사회는 잘못된 가치관의 산물이다.
조선의 성리학으로부터 물려받은 체면문화가 그 중심에 있다.
체면문화는 실리(實利)를 버리는 외화내빈으로 이어진다.
가치관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삶이나 어떤 대상에 대해서 무엇이 좋고, 옳고, 바람직한것인지 판단하는
관점이다.
일류대 대기업만 가치가 있고 다른길은 고려의 대상도 되지않는다.
졸업해 봐야 취업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류, 삼류대에 진학하는 원인이 학벌
때문이다.
학벌이야말로 지금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체면이다.
헬조선, 흙수저운운은 패자의 자기변명이며 비겁한 합리화다.
동년배의 절반은 실력으로 경쟁에서 이겨 취업해서 잘 살고있지 않은가.
경쟁에서 진 것은 100% 자기책임이다.
국가도, 사회도, 그 누구도 책임질 일이 아니다.
예를들어 모든인간은 하늘이 주신 자기만의 재간과 재주가 있다.
그게 사과장사면 어떻고 목수일이면 어떤가.
그길도 성공의 길이며 가치있는 길이다.
이 다양성이 받아들여져야 그 뿌리에서 백수문제가 해결될수 있다.
그래서 가치관이 변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가치관과 정황이라면,
앞으로 정권이 아무리 바뀌어도 문제는 해결이 안된다.
아니 해결할 수가 없다.
수요가 없는 과잉공급은 국가도 어쩔수가 없다.
개인의 삶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문재인정권의 구호가 허구인 이유다.
앞으로 백수가 더 생기지 않게하는 단 하나의 열쇠는,
부모도 학생도 그 가치관을 바꾸고 정직해 지는 길이다.
단선사회에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인간은 자고로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직업이 될 때 가장 행복하다.
그리고 그 길은 돈도 따라온다.
이제는 행복해지고 돈도 따라오는 현명한 자기의 길을 가야한다.
4차산업이 요구하는 최고의 전문직도 ‘천부’ 가 있으면 어렵지 않다.
경쟁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는 방법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겻불이라고 안 쬐다 얼어죽는 것 보다
겻불이라도 쬐고 살아남는게 옳지 않을까.-yor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