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년.

지금 나는 80대로서 완전한 노인세대다.
내 일생을 통해 지금이 가장 안정적이고 행복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났으며,
어떤 방해도 받지않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들을 하면서 살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리적인 조건들이 더 중요해진다.
우리부부는 자기집에서 편히 살고있으며,
경제적 으로도 큰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다.
부부모두 건강하며 각자 자기분야에서 창의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바 그대로,
노년의 삶은 젊어서부터 지금까지의 ‘생활습관’ 의 누적된 합이라고 한다.
그만큼 평소의 생활습관은 중요한 것이며 그것이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노년이 된후 생활습관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효과도 크지않다.
그래서 평소의 일상생활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지금의 나의노년이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이고 더 효율적인 것이라면 그건 모두가
그동안의 ‘생활습관’ 의 총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른사람들보다 더 우수하지도 않으며
더 나은조건을 가지고 살지도 않았다.
평범한 보통사람의 생활이었지만 그것이 지금의 안정적이고 행복한 노년의 바탕이
된 것이 사실이라면 그 생활습관들을 한번 정리해 보는것도 의미가 있을것이며
다른이들에게 참고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노년은 차별없이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가장 현실적인 미래이기 때문이다.

제일먼저 생각할수 있는 것이 섭생이다.
먹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한방에서 지어주는 보약을 먹어본일이 없으며 인삼, 녹용은 물론
비타민이나 건강식품도 먹어본 일이없다.
대신 하루세끼 밥은 언제나 충실히 챙겨먹으며 가리는 음식도 별로없다.
딱 한가지 안먹는 음식이 보신탕인데 그건 내가 워낙 개를 지극히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세계여러곳을 여행하면서도 그게 어디든 그곳 음식을 잘 먹는다.
다른 한가지 기피하는 음식이 생선회다.
반평생 바다낚시를 해온 나로서는 음식점에서 내놓는 생선회는 이미 그 맛이
한참 간 것들이다.
배위에서 생선회를 먹어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그리고 나는 술, 담배를 안한다.
아마도 지금의 내 건강에 결정적 원인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바겐세일’ 에 가 본일이 없다.
아마도 성격때문일 것이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격언은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정품을 정가대로 사서 쓰고있으며 결국은 그게 이익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모든 상품에서 정품은 값은 비싸지만 오래쓸 수 있고 변형이 안된다.
30,40대에 구입한 양복도 세탁해오면 새것처럼 품질이 좋다.
물건뿐 아니라 어떤일 에서나 정석대로 가는 것이 언제나 결과가 좋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름길은 그때는 편리하지만 나중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우리사회가 치르고있는 압축성장의 후유증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아무리 가지고싶은 물건이 있어도 외상은 안한다.
돈이 없으면 안사면 된다.
외상은 꾸어다 쓰는것인데 결국 빚이다.
사실 외상은 나쁜습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월부도 안한다.
우리부부는 1974년부터 지금까지 8번 차를 바꿨는데 언제나 현찰일시불이다.
그게 누구든 빚지고살면 종속적이 된다.
그만큼 부자유스러운 것이다.
또하나,
나는 평생 누구의 빚보증을 선일이 없다.
그게 자칫 패가망신의 길 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가족이라 해도 단호히 거절한다.
매정하다는 소리를 듣는게 길바닥에 나 앉는것보다 백번 낫기 때문이다.
집밖에 없는 노인네들이 자식 사업자금 보증을 섰다 집까지 날리고 친척집
헛간에 가는일은 비일비재하다.
자식의 불효는 말할 것도 없고 노인들의 어리석음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노년은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나는 노래방에 딱한번 가 봤고, 그 이후 발길을 끊었다.
나와는 맞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 시간이 없다.
지금도 우리부부는 하루24시간이 빠듯할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다.
화가인 아내는 그림그리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기가 좋아하는 영어공부 하기에도
바쁘다.
근자에는 에머슨의 에세이원서를 읽고 있다.
나는 나대로 책읽고, 블로그에 올릴 글을써야하며 악기도 해야하고 걷기운동도
매일 해야하니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시간이 되는사람이 식사준비를 하기 때문에 그일도 간단한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노인정에도, 노인복지센터에도 안간다.
우선은 그곳의 프로그램이 나와는 맞지않고 동년배들과의 대화도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물리적 장소는 나의 서재다.
책, 악기(Bb의 목관클라리넷과 첼로), PC, CD, DVD로 가득차있는 서재는 입안에
혀같이 능율적이고 편리한 곳이다.
핀란드제품인 안락의자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뛰어난 물건으로 언제나 나를
편안하게 해 준다.
노인에게 좋은 안락의자는 큰 자산이 된다.
노년의 삶은 어떤 서재를 가지느냐에 따라 그 질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서재는 준비한만큼 반드시 보상한다.
자기서재가 없는 노년은 삭막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게는 스마트폰이 없다.
우리나라에 휴대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나는 거의 일착으로 구입했으며
늘 허리에 차고다녔다.
그리고 은퇴하던날 그 지긋지긋한 물건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건 사람을 옭아매고 종 부리듯하는 고약한 상전이었으며 5분마다 드려다봐야하는
중독성으로 사람을 노예부리듯 했다.
꼭 스마트폰번호가 필요한 일에는 아내의 번호를 쓰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의 내 생활에서 스마트폰이 꼭 필요한 것이라면 벌써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없이도 내 생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물론 그게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나는 스마트폰의 죽은문자보다 유선전화의 살아있는 음성을 더 좋아한다.
그게 접속과 접촉의 차이다.
그만큼 지금의 내 노년생활은 아날로그적이다.
단 개인컴퓨터 활용도는 아주 높은편이다.
블로그 운용과 인터넷뱅킹이 그것이다.
글을쓰기 위해 자료들을 검색하는 작업도 결코 쉬운게 아니다.
키보드를 쓰는 속도에서 나는 우리가족중 최고다.

이제 마지막으로 정말 긴요한 얘기한가지를 하려고 한다.
지금은 기대수명이 100세 이상인 세상이다.
그런데 정말 오래사는게 좋기만할까.
80대노인의 70%이상이 지병과 싸우고 있다.
앓다가 죽는다는 얘기다.
은퇴하고도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
얼마전 대장내시경을 해 봤다.
검사를 끝낸 전문의가 말했다.
‘정말 놀라운데요, 80대이신데 지금 장기의 상태는 50대 수준입니다.
대장내시경은 다시 안 하셔도 되갰습니다.‘
왜 그럴까.
나는 그 이유를 아주 분명히 알고 있다.
15년여를 뜸을 떳기 때문이다.
나는 동기들중에서도 아주 건강한 편이다.
노인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가지고있는 지병도 없다.
심혈관전문의인 아들이 뇌졸중예방차원에서 처방해준 최소단위의 고혈압약만
복용하고 있다.
매일 강도 높은 걷기운동을 하면서도 무릎관절에 문제가 없다.
청력, 시력, 치아도 건강한 수준이며 머리칼도 빠지지 않았으며 피부도 좋다.

대답은 단 하나, ‘수지침’ 때문이다.
나는 수지침과 무관하게 지내는날은 거의 없다.
침, 압봉, 뜸이 그것인데 증상에따라 다르게 사용하지만 효과는 같다.
특히 뜸의 효과는 대단하다.
나이들어 은퇴한후 건강한 노년을 살고싶다면 반드시 수지침을 배우라고 강권하고
싶다.
나는 카톡릭회관안에 있는 수지침학교를 14개월 다녔으며 수지침학회가 실시한
‘수지침사’ 자격시험에도 합격했다.
보통 스스로를 위한 시술을 위해서는 ‘기초반’ 만 배우면 된다.
침놓고 뜸뜨는법만 배우면 처방집을 따로구입, 그대로 시술하면 된다.
지금은 뜸도 쑥을 태우는 원시적 방법이 아니라 전기를 사용하는 현대식의 편리한
기구를 쓴다.
수지침을 배우고 시술하는 것은 의지의 문제다.
시작은 했는데 중도포기한 이들이 많다.
수지침을 가장 싼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강을 지키는 수단이다.
나는 아내에게도 나와같은 수준의 시술을 해 주고 있다.
특히 뜸은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해 주며 노화방지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수지침에서는 일뜸, 이침, 삼약이라고 한다.

노인이 된 후의 삶의질은,
젊어서부터의 ‘생활습관’ 의 누적이라는 경구는 사실이다.
어떤습관이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지는 단정해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게 나쁜습관인 것은 모두가 잘 알고있는 것들이다.
그걸 피하는 것이 지혜이며 용기다.
나이앞에는 장사가 따로없다.
나이들면 모두가 허약한 노인이된다.
그때 건강하고, 건전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평소에 그 준비에 부지런해야 한다.
아주 작은것부터 시작하는게 현명하다.
이제 건강한노년은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그건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작은것들이 쌓여 큰 것을 이루는 것이 바로 건강한 노년생활이다.
모두가 깊이 생각하고 분발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사람들은 요지음 전보다 더 빨리가고 있지만
그들이 과연 더 좋은 것을 향해 가고있는지는 알수가 없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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