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日課)라는 말이 있다.
날마다 하는 일정한 일 이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일상생활의 ‘틀’ 이기도 하다.
틀은 형식이고, 형식이 있어야 내용이 생길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틀로서의
일과가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알 수 있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눌수 있다.
내 주변과 친구, 친지들을 잘 살펴보고 내린 결론이 그렇다.
상당수 노인들은
‘이렇게 살다가 가는거지’ 하는 일종의 체념을 가지고 수동적, 소극적으론 산다.
그러나 또다른 노인들은
‘노년은 제2의 인생이다. 이제는 정말 나를위한 새로운 생활을 하고싶다’ 고 말한다.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마음으로 정말 자기가 하고싶던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인들이다.
어느쪽이 더 바람직한 것인지는 더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노년이라는 삶을 계획적으로 사는 것이 일과를 가지고 사는 것이다.
따라서 일과를 가지고 살기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조건이 맞아야 한다.
지병이 있거나 치매같은 악조건에서는 일상생활 자체가 일과를 가질수가 없다.
그래서 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
즉 일과가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하고 정신적
으로는 자기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먼저 건강문제부터 생각해보자.
첫째가 섭생이다.
그게 누구든 사람은 잘 먹어야 건강하다.
그러나 사람은 나이가 많아지면 소화기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섭생하는
방법부터가 달라져야 한다.
모든음식을 가리지말고 먹되 조금씩 자주 먹어야한다.
과식해서 위에 부담이가면 빨리 늙는다고 한다.
그래서 노인의 ‘식탐’은 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건강식품이나 약에 의지하면 안된다.
지금은 식료품자체가 풍부하고 좋기 때문에 하루세끼만 잘 챙겨먹어도 된다.
여기에 견과나 과일을 추가하면 된다.
다음이 몸으로하는 운동이다.
무릎관절을 아낀다고 단 몇층도 걷지않고 승강기를 타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
이다.
무릎연골은 쓰면쓸수록 자라난다.
지금 80대인 나는 매일 한시간씩 강도높게 걷고있으며 무릎굽혀펴기를 25-50회
정도 하고 있다.
아직까지 무릎에 어떤 문제도 없이 건강하다.
얼마전 유명하다는 한의사 한분에게 진맥을 받아본 일이있다.
그분의 소견은,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이 건강하십니다.
그러나 매일 평지를 걸어야 합니다.‘ 였다.
노인이 쉽게할 수 있는 운동중 걷기만한게 없다.
그러나 이 쉬운운동도 의지가 약해 계속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부지기수다.
걷기운동은 가장 기본적인 운동인데 그 유익은 기대이상이다.
산책을 걷기운동인줄 아는사람들이 많다.
걷기운동은 걷는 것 이기는 하지만 자기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걸어야 운동이
된다.
모든 의사들은 한결같이 말 한다.
‘노인들은 걷기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좋다.’
간단한 운동복과 편한 신발만 있으면 누구나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걷기운동도 다리로만 하는게 아니라 의지가 있어야 한다.
몸이 튼튼하다면 정신도 튼튼해야 궁합이 맞는다.
섭생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고있는 노인들중에 뜻밖에도 정신건강이 나쁜 사람들이
많다.
정신도 육체처럼 매일 운동해야 건강해 진다.
정신건강이 나빠진 대표적인 사례가 치매다.
인간이 죽는날까지 맑은정신으로 산다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이 아니다.
그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눈을감는 순간까지 맑은정신을 가진분들을 나는 많이봤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도 알고 있다.
그들은 나이들어서도 계속 머리를 썼다.
읽고, 쓰고, 생각하는 정신작업을 평생 계속한 분들이다.
하루에 일간신문 한두가지만 정독해도 뇌훈련-운동량은 충분하다.
거기에 책을 읽거나 글까지 쓸수있다면 금상첨화다.
쓰면쓸수록 좋아지는게 머리라고 한다.
하루에 신문한줄도 안읽고 살면서 그 정신이 건강하기를 바란다면 참으로 염치가
없는 일이다.
몸이 병드는것처럼 정신도 병이 들 수 있다.
일인방송으로 유명한 정규재씨는,
‘한국의 TV는 쓰레기다.
그 쓰레기를 매일 보고있으면 쓰레기가 된다.‘ 고 경고한다.
나는 TV를 보지않는다.
내 맑은정신이 오염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모컨을 들고 소파에 앉으면 그 인생 종친 것 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가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폐륜적인 막장 연속드라마를 오래본 사람은 윤리, 도덕관에서 건전한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
정신이 오염됐기 때문이다.
무서운 것은 스스로가 그렇게 변한 자기를 모르고 있는점이다.
쓰레기를 보면 쓰레기가 된다는 말이 그 뜻이다.
인간은 무엇과 접촉하는가에 따라 어떤 인간이 된다.
산을보고 자란 사람은 산을 닮고,
바다를 보고 자란 사람이 바다를 닮는다는 얘기가 그 뜻이다.
산과같은 사람, 바다와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제 일과가 있는 노년의 삶에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해 보자.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걷기운동을 한다면 그건 아주 중요한 일과중 하나가
된다.
일간신문을 정독하는일,
신간을 읽기위한 독서의 시간,
글을 쓰는시간,
모두가 중요한 일과다.
그러나 가장 독특하고 효율적인 일과는 ‘취미생활’ 이다.
취미는,
어떤 사람이 여가시간에 즐거움을 맛보기위해 자주하는 흥미로운일, 또는
그런일에 대한 흥미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실 취미가 없는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해서 즐기는 사람은 많지않다.
취미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실제의 생활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노년의 삶을 풍요롭고 풍족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잘하게 되고 잘하니 재미가있고 즐거운 것이다.
이제 내 일과를 소개하는 것은 참고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 서로의 일과를 소개하는일도 크게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가 매일하는일, 즉 일과에서는
읽기에 가장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일간신문, 주간지, 월간지, 신간들이 주변에 쌓여있다.
다음이 헤드폰으로 ‘실내악’ 듣기다.
헤드폰을 쓰는 것은 각악기들이 서로다른 음색을 구분해 듣기 위해서다.
그리고 글을쓴다.
글을쓰기위해 PC로 하는 자료검색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다음이 걷기운동이고,
저녁에는 클라리넷이나 첼로를 연습하고,연주한다.
두가지가 다 어려운 악기이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 연습한다.
늦은밤에는 MLB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좋아하는 팀들의 승패를 살펴보고
와일드 카드의 순위도 채크한다.
포스트시즌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보고싶은 영화를 본다.
이제 노년은 누구에게나 대강대강 지낼 수 있는 짧은기간이 아니다.
정말 제2의 인생이라고 말할수 있을정도로 평균수명이 길어졌다.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사는것도 자유이며 당차게 제2의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개인의 자유다.
노년의 일과가 중요한 것은,
그게 틀이되고 형식이 되어 우리들의 삶의 내용과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의 인생에서 은퇴전과 후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준비가 있어야된다.
노년의 삶은 준비여하에 따라 아주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건강하고 건전한 심신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싶다면 그 준비에 철저할
일이다.
동시에 이미 은퇴생활을 하고있는 노년들도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다.
내가 주도하는 긍정적인 삶을 사는것도 결국은 내 의지에 따르는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모두에게는 행복을 추구한 권리가 있다.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운동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같다.-토마스 에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