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미와 고라니 함께 하는 세상

겨울철강원도철원은진객(珍客)들로붐빕니다.귀한손님들은저먼시베리아에서날아온두루미(천연기념물제202호)와재두루미(천연기념물제203호)입니다.이들이이곳까지오는이유는철원에먹을거리가풍부하기때문입니다.

다음해벼농사를위해겨울에는대부분땅을갈아엎지만,이곳철원주민들은논갈이를하지않고철새들이먹을수있게낟알을그대로둡니다.또주민들은들판에옥수수등의철새먹이를뿌려줍니다.철새들이놀라지않게조망대에위장막을치는세심함도잊지않습니다.그래서소금바다도얼어붙게하는추위를피해먼길을날아온이들에게철원은생명의땅이되었습니다.

 사진은강원도철원군동송읍양지리한탄강변의한장면입니다.눈이많이온이날먹이를찾기어려웠던두루미·재두루미100여마리가주민들이뿌려준먹이를찾아이곳으로날아왔습니다.이들이허기를채우고있는데갑자기야생고라니두마리가뛰어들었습니다.화들짝놀란두루미들이자리를박차고오르는그순간을찍은사진입니다.

 두루미들은잠시피할뿐멀리도망가지는않습니다.고라니도끝까지쫓아가지않습니다.고라니들은가만히두루미들을지켜보다다시뛰어듭니다.그러곤다시멈춰두루미들이배를채우기를기다립니다.두루미와고라니들은이렇게서로를벗삼아주민들의사랑이듬뿍담긴이곳철원에서겨울을나고있었습니다.

<중앙일보2013년1월26일주기중기자님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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