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Abu Simbel 신전 이야기

람세스 2세는 수 많은 파라오들 중에서 고대이집트신왕국의 역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파라오에 속한다. 그 만큼 그의 업적이 많다는 얘기다. 한편 소설 <람세스 2세>에는 그의 왕비 네페르타리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나와 절대권력을 지닌 신격화된 파라오의 인간적인 면도 부각시키고 있다.

람세스 2세가 남긴 건축물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세르호수 주변에 있는 아부심벨사원을 들 수 있다. 룩소에 있는 신전들을 보면 어느 한 명의 파라오에 의해서 세워진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여러 명의 파라오를 거치면서 증축과 개축을 하면서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그러나 아부심벨신전만은 람세스 2세가 그의 사랑하는 아내 네페르타리를 위하여 세운 것으로 인도의 무굴제국의 황제 사자한이 그의 왕비의 죽음을 슬퍼하여 왕비를 위한 무덤으로 타지마할을 지은 것과 같이 절대 권력자의 사랑의 표현을 담은 건축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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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Abusimbel 신전 전경, 왼쪽이 대신전, 오른쪽이 소신전이다. >

 

아부심벨 신전은 람세스 2세 자신을 위한 대사원과 그의 아내 네페르타리왕비를 위한 소신전 2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이들 신전들은 모두 평지에 세운것이 아니라 절벽을 깎아 만든 암굴신전으로 그 건축방식부터가 독특하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아부심벨이 불편한 교통편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이유는 3000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터전을 버리고 나일강 상류로 옮겨졌다는 이집트의 근대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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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부심벨대신전, 람세스 2세의 석상이 나란히 네개가 입구에 있다. >

 

아부심벨이 원래 있었던 곳은 지금 위치에서 120m 정도 떨어진 나세르호수 속이었다. 아부심벨이 그 위치를 이전하게 된 동기는 나세르정권의 이집트근대화계획 때문이었다. 1950년대 이집트는 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집트의 정권을 잡은 나세르는 나일강에 대규모 댐을 만드는 아스완하이댐 건설계획을 세우게 되었는데 바로 이 아부심벨 사원을 비롯하여 누비아 지방의 유적들이 수몰될 위기에 처하게 되어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에서는 이들 유적 보다는 전력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 모양이다. 급기야는 이집트와 누비아 지방의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UNESCO가 나서서 아부심벨사원을 구제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서 이전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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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부심벨소신전, 윗 부분을 보면 조각을 이은 흔적이 보인다. >

 

대신전만 하더라도 높이 33m, 폭이 38m, 신전내부 깊이는 60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사원을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크기도 그렇지만 신전 내부의 구조가 엄청난 규모이며 벽에 그려진 부조들도 그대로 보존해야 되기 때문이다. 결국 아부심벨 사원의 이전 작업은 1963년 유네스코의 주도로 스웨덴, 독일, 이탈리아 등의 기술진이 총동원되어 시작되었다. 신전을 뒤엎은 절벽 뒤 까지 포함하여 아부심벨은 마치 두부를 자르듯 다이아몬드 칼로 일정한 규격으로 잘라졌으며 모든 조각은 일련번호를 부여받게 되었다. 이렇게 잘려진 조각들은 조심스럽게 고지대로 옮겨져 원위치대로 붙히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드디어 5 년 간의 힘든 작업끝에 아부심벨은 원래위치에서 120m 떨어진 고지대로 옮겨져 옛 모습을 간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아부심벨의 신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작을 붙힌 자국이 바둑판 처럼 희미하게 보이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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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항공 국내선이 Cairo – Luxor – Aswan – Abu Simbel – Aswan – Luxor -Cairo를 왕복한다. >

 

아부심벨은 아스완에서 280 km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로는 사막을 가로질러 5시간을 달려야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비행기로 카이로에서 아스완을 경유하여 아부심벨을 둘러보게 된다. 아부심벨 주변에는 큰 마을은 없으며 당연히 모든 승객들은 관광객들 뿐으로 단지 아부심벨 사원 하나만 보려고 카이로에서 1시간 남짓한 비행시간에 왕복 $400 이 넘는 비싼항공요금을 지불하고 온 사람들이다. 이집트항공 국내선을 타고 아부심벨에 내린 승객들은 공항에 대기하고 있는 항공사 버스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아부심벨 사원으로 안내되고 두 시간 후에 출발하는 비행기로 되돌아 오게 된다.

아부심벨 대신전과 소신전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가는 길은 아부심벨 신전공사를 소개하는 또 하나의 암굴통로를 지나게 된다. 그 곳에는 아부심벨을 재현하는데 동원된 기술과 구조물을 그대로 재현시켜 그 일이 엄청난 대업이라는 것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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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부심벨사원이 원래 있던 나일강변은 아스완하이댐공사로 수몰되어 지금은 거대한 호수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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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부심벨 이전공사 도면, 수몰되기 전과 이전 후의 아부심벨사원의 위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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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부심벨 신전 전체를 두부모 자르듯 정교하게 잘라 해체하여 복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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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이전 된 아부심벨의 단면도, 신전 내부 윗 부분은 이전한 사원이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공간으로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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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신전내부의 벽화, 람세스 2세가 히타이트전투에 참전한 모습을 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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