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C 의대생 이야기

어제떡집기사때문에떡집주인의학력에대해말들이많았습니다.

떡을맛있게만들면되지,떡집주인의학력이무슨상관이있겠습니까만

아쉽게도그사람은자신이경영하는떡집을홍보하는기사거리를만들기위해

학력을속이고신문에인터뷰기사를내고,방송까지출연하였다고합니다.

그얘기를듣고문득30년전학창시절대학신문에난사건기사가생각났습니다.

기사의내용은ROTC를사칭한한가짜학생이연세대학교에서검거된사건이었습니다.

당시는공화당정권의유신반대가한참격렬하였던시절이었고

교내에정보부직원들이상주하고있었으리라고믿던때였기때문에가짜학생의출현은관심을끌게되었습니다.

지난번유시민복지부장관이취임할때잠시문제가되었던서울대생프락치사건과같은성격의사건이었지만

그래도1970년대학생운동은유시민장관처럼그리무대포막가파식은아니어서

그젊은이를특별히의심할만한행동이없었기에학교뺏지를압수하는정도의조치로해결되었을것입니다.

그런데가짜학생이발각나게된것이재미있었습니다.

-연세대학교뺏지-

위의O위치에’연세’라는글자는연세대학교전교가공통이었고

아래ㅅ위치에는단과대학의첫글자가표시되었다.

(공)공과대학/(이)이과대학/(상)상경대학/(치)치과대학/(의)의과대학……

요즘은대학생들이교복을입지않고있지만그때만해도교복을입는경우가많았습니다.

아마입학식때맞춘교복이아까워서그랬던것같았습니다.

그리고요즘대학가에나가본적도없고,우리아이들을봐도학교뺏지를달고다니는것을못봤지만

그때는대학입학하기가어려워서였는지대부분의대학생들은특별히특혜도없는데

거의뺏지를착용했습니다.

한편의과대학이나치과대학의경우학교마다차이는있지만

의예과와치의예과가의과대학이나치과대학에소속되어있지않고연세대는이과대학소속이었습니다.

즉생물학과,물리학과,수학과등순수과학을전공하는학과들과같은소속으로

예과에서의학의기초가되는학문을배우고난후의과대학과치과대학으로진입하게됩니다.

그래서예과학생들은이과대학뺏지를착용해야합니다만

학교뺏지를구입하려면학생증을제시해야하였기에

본과에재학중인선배들한테빼앗다시피하여본과대학뺏지를착용하고본과대학생행세를하기도했습니다.

서울대학교의경우도예과가문리대소속이어서예과학생들은문리대학뺏지를착용해야되었습니다.

그런데그가짜학생은ROTC정복(교복과교모에ROTC명찰)에의과대학뺏지를착용하고있었던것입니다.

당시의과대학,치과대학졸업생들은졸업후국가고시에합격하면군의장교로징집되어병역의무를하기에

ROTC에의대생이있을수가없었던것입니다.

결국그가짜학생은ROTC명찰과함께가슴에달았던의과대학뺏지때문에가짜학생으로들통났던것입니다.

제기억에그젊은이는가짜학생으로행세한것에특별한이유는없었던것으로알고있습니다.

다만그학생은멋진ROTC학생도부럽고,의과대학생행세도하고싶어서

<ROTC의대생>을만들어낸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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