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항공 일반석 좌석의 재치 있는 디자인

쿠알라룸푸르에서 일정이 비어 방콕을 2박3일로 다녀왔다. 마침 방콕에 두 달 정도 장기 체류하는 가까운 고교동창 친구 부부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깝다 해도 한국에서도 자주 만나는데 제3국에서 국제선항공편을 이용하여 만나러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말레이지아의 파격적인 항공요금 . . . KTX 요금보다 싼 쿠알라룸푸르-방콕 왕복항공요금 

말레이지아의 항공요금은 아시아최대의 저비용항공사인 AirAsia 덕분인지 파격적인 요소가 많다. 저비용항공사(LCC) 뿐만 아니라 일반항공사도 영향을 미쳐 깜짝 놀랄 요금이 많다.  이번에 선택한 항공은 제3국 항공사인 Royal Jordan 항공(RJ). 선택이유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일정을 끝낸 후인 오후 10시20분에 출발한다는 점과 요금이 LCC인 AirAsia나 Malindo 항공 보다 싼 USD.90 이기 때문이다.  RJ 뿐만 아니라 타이항공(TG)나 말레이지아항공(MH)도 시간 대에 따라 다르지만 USD.100~120 정도에 그친다.  항공편 비행시간이 2시간 이지만 door to door 개념으로 5~6시간, 이 정도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왕복요금 보다 싼 편이니 친구 만나러 부산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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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yal Jordanian Airlines 요르단항공 B787-8, JY-BAB기, 2016년3월 방콕수완나붐공항에서 촬영 >

 

Royal Jordanian 항공 . . . . . . 비즈니스클래스 upgrade 경매에 당첨 ! 

이번 Royal Jordanian 항공편 여행은 또 하나의 값진 체험을 제공했다. 이 항공사는 일반석 승객을 대상으로 비즈니스클래스로 업그레이드 를 경매에 부치고 있다. KUL-BKK 구간은 USD.75 부터 시작하고 BKK-KUL 구간은 USD.85 부터 시작한다.  왕복을 신청하기는 부담스럽고 KUL-BKK 편도만 최저가로 응찰했다.  운이 좋게 항공편이 출발하기 전 날 이메일로 당첨통고를 받았다. 인천-나리타 거리에 해당하는 KUL-BKK 왕복항공권을 불과 제주도 왕복요금인 USD.90에 항공권을 예약했는데 편도지만 USD.75로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한다니 로또 맞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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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yal Jordanian 항공 비즈니스클래스 업그레이드 경매 당첨통고메일 >

 

Business Class 여행 . . . . . . 기다리는 시간도 즐긴다 

보통 좌석배정을 미리 받으면 공항에 1시간 정도 앞두고 도착했지만 Luxury한 비즈니스클래스 여행을 즐기러 공항에 여유 있게 도착했다.  카페트가 깔린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수속을 받고 비즈니스,퍼스트클래스 승객전용 출국심사대에서 출국심사를 받는다. 탑승수속 부터 출국심사까지 기다림이 없다. RJ 항공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가장 넓고 시설이 좋은 말레이지아항공 Golden Lounge를 사용한다. Golden Lounge는 10년 전에 자주 이용했지만 그 후 투자가 소홀한 듯 하여 아쉬운 점이 있다. 플로어에 있는 전원소켓이 깨지거나 작동 되지 않는 것이 많고 되더라도 헐거워 자주 끊어진다.  음식도 Cold Meals, Hote Meals, 누들 등 고루 갖추고 있지만 종류는 줄어든 듯 하다.  아마 2014년 말레이지아항공이 연달아 겪었던 B777 실종 및 피격사고의 여파로 벌어진 위기에서 아직은 완전히 벗어 나지 못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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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 RJ 비즈니스카운터, (가운데) 말레이지아항공라운지와 먹거리(오른쪽) >

 

RJ 181편 KUL-BKK 노선의 승객은 많지 않은 듯 하다. 탑승한 기체는 2014년 제작된 새 기재. Princess Iman Bint Abdullah호 라는 별칭이 붙었다. RJ 항공은 새로 도입한 B787 Dreamliner 중 4대를 차례대로 국왕자녀들의 이름을 붙혔다. 비즈니스클래스 객실에 들어서면 객실 벽의 왕관 마크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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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석은 모두 2-2-2배열 4줄로 24석. 그런데 좌석배열이 독특하다. 모두 전방을 향해 똑바로 있지 않고 옆으로 약15도 정도 틀어진 방향이다. 옆으로 비스듬히 배열했다면 객실 폭이 충분한 상태에서 앞 뒤 공간을 줄이려는 목적인듯 하다. 아마 B787의 객실 폭이 5.49m로 A330 보다 31cm 넓다는 점을 활용한 것 같지만 객실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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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87 Dreamliner에 대한 설명은 여러 차례 다뤘기 때문에 이번 에는 Royal Jordan 항공 객실의 인테리어에 대해 살펴본다. 좌석은 180도 수평으로 펼쳐지는 full-flat-seats 이며 좌석피치는 60인치로 대한항공의 구형에 속하는  angled-flat-seats인 Prestige Plus 좌석과 같다. 좌석 폭은 20인치, 옆에 폭 23cm의 사이드테이블이 있어 좌석 폭 공간이 제약되는 느낌이다. 이 사이드테이블 뒷쪽의 아래는 빈 공간으로 뒷 좌석 승객이 좌석을 침대형으로 펼칠때 발을 올려 놓는 공간이 된다.  성인 키에 많이 모자라는 60인치(150cm)에 좌석을 수평침대형으로 펼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좌석을 뒤틀어 만든 사이드테이블 아래 공간이다.  나름 full-flat-seat를 채택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은 있지만 발을 올려 놓는 공간이 좁다는 단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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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yal Jordanian 항공 B787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이 옆으로 틀어져 좌석등받이는 복도에 바짝 붙었지만 발받침대는 안쪽에 있다. >

또 하나 좌석을 펼치고 누울 때 사이드테이블에 막혀 팔의 위치가 부자연스럽다는 단점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완전수평형 좌석이 아니라도 어차피 팔의 위치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 대한항공 구형좌석인 Prestige Plus 좌석으로 등받이를 60도 정도 제끼고 기대는 자세가 더 안정적이라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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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J 181편 KUL-BKK 비즈니스클래스 기내식(왼쪽), RJ 180편 BKK-KUL 일반석 기내식 >

 

비즈니스클래스로 여행할 때 넓은 좌석 다음으로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full course로 제공되는 기내식이다. RJ는 이슬람사회인 요르단국적항공기 이지만 웰컴드링크에 샴페인도 제공된다.  기내면세점 카달로그에도 위스키가 있다. 무슬림 승객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니 외국승객에 대한 편의제공 배려라고 봐도 되고 기내면세점판매의 수익도 적지 않으니 포기할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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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yal Jordanian 항공의 면세품목 >

아쉽게도 RJ181편은 오후 10시20분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 비즈니스클래스 승객은 공항라운지에서 기본적인 식사를 제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탓인지 Cold Meal로 제공된다. 아마 비즈니스클래스 업그레이드 요금이 KUL-BKK, BKK-KUL 노선에 USD.10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 BKK-KUL은 저녁시간대에 운항하니 기내식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르단항공에서 제공되는 커피에는 아라비아 커피도 있다. 아라비아 커피는 진한 허브 향이 나서 독특하다. 17년 전 요르단의 사막에서 자동차가 고장 나서 베두인 캠프에서 하루 신세진 경험이 있는데 그때 대접 받았던 허브 티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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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콕수완나붐국제공항 비즈니스클래스 전용 입국수속 이용카드 >

 

항상 비즈니스클래스로  여행할 때는 비행시간이 유난히 빨리간다는 아쉬움을 느낀다. 게이트에서 문이 열리자 대기하고 있는 항공사직원이 비즈니스클래스 승객한테 방콕공항 Premium Lane 카드를 나누어 준다. 방콕 수완나붐국제공항은  밤낮 가리지 않고 출입국수속심사대가 바쁘다. 특히 출국할 경우 승객들이 시간여유를 두고 분산 되어 절차를 밟지만, 도착편의 경우 대형기종 서너 편이 한 번에 몰리면 천명이 넘는 승객이 한꺼 번에 몰려 무척 혼잡스럽다.  Premium Lane 카드로 여유 있게 입국심사를 마치니 USD.75가 아깝지 않다.

 

BKK-KUL 돌아오는 편은 일반석으로 

방콕에서 친구 부부를 비롯한 지인들을 두루 만나고 이틀 후 같은 로얄요르단항공 RJ180편으로 Kuala Lumpur로 돌아왔다. 다음 행선지는 목요일 마닐라 이지만 항공요금체계상 MNL-KUL 왕복 (MH 말레이지아항공 USD.105), KUL-MNL 왕복(RJ 요르단항공 USD.90)으로 분리발권해야 경비가 절약된다. RJ180편은 비즈니스클래스 업그레이드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한 번 정도는 비교체험을 할 겸 업그레이드 했지만 왕복 모두 업그레이드하기에는 비용이 추가되기도 하지만 새로 탑승하는 Royal Jordan 항공의 일반석을 비교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RJ180편은 암만에서 출발하여 방콕이 목적지인 승객이 많이 내려 빈 좌석이 많아 뒷 쪽 세 좌석이 모두 빈 곳을 찾아 지정받았다.

이번은 비즈니스클래스 여행이 아니라도 Priority Pass 카드로 방콕수완나붐공항의 사설라운지인 Miracle Lounge를 이용할 수 있다.  Miracle Lounge는 타이항공의 전용라운지 보다 규모는 작지만 따뜻한 치킨수프, 즉석 팬케잌, 샐러드 등과 맥주와 양주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수도 있다.  RJ180편 BKK-KUL 구간의 탑승수속을 한 승객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승객은 암만에서 출발하여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승객으로 방콕행 승객이 많이 내린 덕에 빈 좌석이 많이 보인다. 내 좌석에 가니 다른 승객이 이미 차지하고 있다. 암만에서 다른 좌석에 끼여 앉았던 승객들이 방콕에서 내린 승객들의 빈 좌석으로 옮긴 것이다.  내가 마지막 탑승 승객이라 마침 다른 쪽에 세 좌석 모두 빈 곳이 있어 승무원한테 얘기하고 내가  그리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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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yal Jordian 항공 B787 일반석 객실 >

 

Royal Jordan항공 일반석은 평균 수준이다. 좌석배열은 최근 B787 기종의 새로운 표준이 된 3-3-3 방식에 좌석간격(pitch)는 32인치, 아시아항공사들의 표준규격으로 미국이나 유럽항공사들 보다 1인치 넓다.  좌석폭은 17.5인치로 평균수준은 된다. AVOD 시스템도 시원스럽다. 기재가 새 것인 만큼 모니터의 해상도도 최신형으로 고화질 이다. 화면 터치 반응도 빠르고 콘트롤 버튼이 모니터 아래 나열되어 있어 리모콘으로 작동하는 것 보다 편하다. 이는 대한항공의 B787 Dreamliner에 장착된 일반석 좌석도 같은 방식이다.  AVOD 컨텐츠를 살펴보니 이슬람사회의 국적항공사 답게 AUDIO 목록에는 여러 장르의 음악과 함께 이슬람 성전인 쿠란도 있다.  환승편인 말레이지아항공에서도 살펴 보니 쿠란이 있었다.

 

Royal Jordanian 항공 일반석 . . . . . . 재치가 넘치는 좌석

기내식 식사를 마치고 잠깐 좌석에 눕는데 다른 항공사에서 느끼지 못한, 무척 편하다는 것을 느낀다. 좌석마다 고정되어 있는 안전벨트가 깔리지 않는다. 다시 일어나 살펴 보니 좌석에 누워 몸을 움직일 때 좌석 위의 안전벨트가 밀려 한 쪽 구석의 공간으로 밀려 빠지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수 많은 항공사들의 디양한 기종을 이용하였는데 이런 디자인은 처음이다. 딱히 누운 자세가 아니라도 좌석의 안전벨트가 거치장 스러운 때가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다. 일부 기종에서 좌석 귀퉁이가 이렇게 잘린 것이 있어도 깊이가 얕아  금속 버클이 완전히 들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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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Jordanian 항공과 요르단국왕

이번에 처음으로 Royal Jordan 항공을 이용하였지만 이슬람국가인 요르단의 국왕들은 비행기와 많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현 국왕의 부친인 후세인 국왕은 제트여객기를 직접 조종하기도 하여 외국순방 때 직접 조종석에 앉는 일이 있다고 한다. 전두환 대통령 5공 때도 후세인 국왕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도 직접 조종석에 앉았다고 한다. 현 국왕인 압둘라2세도 헬리콥터를 조종할 수 있으며 지난 번 요르단의 공군조종사가 IS에 의해 살해되었을 때 직접 전투기를 타고 보복공습에 나선다는 얘기도 있었다.

Royal Jordanian 항공 . . . 우리 나라에 직접 취항하지 않아 우리가 만나기 쉽지 않은 항공사지만 우연한 기회에 나한테 재미있는 체험과 추억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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