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단의 특별기 . . . . . . 김정은 전용기와 33세 동갑

오늘 오후 대북 특사단이 특별기를 이용하여 평양으로 떠났다. 이번 특사단은 5명 뿐이며 별도 수행원이나 기자는 합류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5명이 가는데 자동차로 4시간이면 되는 길을 굳이 비행기를 동원한다며 꼬집는 말도 하지만, 북한 특사단이 내려 올 때 비행기를 이용한 것과 이에 상응하는 의전 문제 등을 감안하면 사안의 중대함에 비추어 비행기 한 대 띄우는 비용에 시비를 걸 일은 아닌 것 같다.

* 대북 특사팀이 타고 가는 특별기 공군소속 85101, B737-300, 연합뉴스 사진

오늘 특사단이 타고간 특별기는 대한항공 공군이 보유한 등록번호 85101, B737 기종으로 정부가 VIP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재다. 이 기재는 5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보잉 B737 시리즈 중에서 두 번째 그룹인 1980년대 개발된 B737 Classic에 속하는 B737-3Z8 이다. 여기서 -3Z8 의 3은 세부 기종 명칭이 B737-300 이란 것을 의미하며 Z8은 보잉기종의 대한민국공군을 의미하는 고유번호다. 즉 이 기재는 중고기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공군이 보잉사에서 직접 도입한 것을 의미한다.

이 기재는 대통령이 사용하기 위해 전두환 정권때 도입했지만 B737-300 기종은 항속거리가 최대 4200km 정도로 짧은 편이다. 이 기재를 일반 상용기가 아닌 정부 VIP용으로 개조했기 때문에 정확한 항속거리가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이 정도로는 우리나라에서 방콕까지 비행도 빠듯한 상태이며 홍콩이나 마닐라 정도나 운항할 수 있다. 참고로 요즘 B737기의 신형에 속하는 B737NG 기종을 우리 나라 대기업이 자가용비행기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기종은 일반 상용기와 달리 구조를 변경하여 대륙간 장거리 구간을 논스톱으로 운항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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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 전용기 B737-75G, HL7787, 일반 상용기와 달리 대륙간 논스톱비행이 가능하다. 김포공항에서 촬영.

 

B737 도입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해외도피용이란 뜬소문(?) 도 . . . . . . 

내 기억에는 전두환 정권때 B737기를 도입하면서 크게 언론에 부각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심지어는 당시 전두환이 해외도피용으로 B737을 몰래 들여왔다는 ‘뜬소문(?)’이 떠돌았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이 기재를 대통령전용기로 도입하였지만 막상 대통령의 국내 순방 때나 사용하였고 외국순방 때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B747-400기를 전세 내어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인들 한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재다. 오늘 특사단이 타고 간 B737 기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때도 사용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기령은 15년으로 한창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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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제주방문 때 타고 온 대통령전용기 B747-400.

 

그나마 2010년 우리 나라 정부가 대한항공이 2002년 도입한 B747-4B5기를 장기임대해서 ‘공군 1호기’ 대통령전용기로 사용한 이래 이 기재는 대통령전용기의 명성도 빼앗기고 공군소속으로 ‘공군 2호기’ VIP용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실제 이 기재가 국내에서 대통령이 여행할 때 사용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2015년 6월 제주에서 개최된 국제회의 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을 때도 수행인원이 많지 않았을 텐데도 공군소속의 B737기를 사용하지 않고 대한항공에서 임차한 대형 점보기를 타고 온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 나라 공군2호기, 김정은 전용기와 동갑

이 기재의 정확한 기령은 1985년에 제작된 것으로 우리가 북한 김정은 전용기 IL-62M기가 내려왔을 때  노후기종이라고 꼬집었는데 이와 동갑이다. 굳이 달 수 까지 따지면 공군 2호기가 1985년 1월에 출고되었고 김정은 전용기가 1985년 8월 이니 반 년 정도 더 오래 된 기재다. 사실 항공기의 경우 자동차에 비해 수명이 길다. 미국의 군용기를 보면 생산된지 40년이 넘는 기재들도 많다. 공중급유기로 사용되고 있는 KC-135도 1950년대 말 개발되어 1979년 단종된 보잉 B707의 군용버젼인데 KC-135 Stratotanker는 50년 넘게 현역으로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미공군의 전략폭격기 B-52도 50년 넘게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모두 완벽한 정비능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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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10월 서울 AirShow에 참가한 미공군 KC-135 공중급유기, 최소한 생산된지 50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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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10월, 성남서울공항을 저공비행중인 미공군 B-52, 역시 50년 넘게 사용중이다.

 

항공기 . . . . . . 나이 보다는 정비능력이 중요 

이렇듯 항공기는 나이 보다는 정비능력이 중요하다.  같은 33살 동갑이라도 김정은 전용기 IL-62M기가 노후기로 지목을 받는 것은 부품공급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죽했으면 김정은 전용기 IL-62M (P-618)기가 등장하기 직전에 북한은 쿠바에서 김정은 전용기와 같은 형식의 IL-62M기를 도입하여 북한 정부가 보유한 두 대의 IL-62M 부품공급용으로 사용한 기록도 있다.  공군2호기의 경우 같은 계열인 B737기가 계속 생산되고 있으며, 엔진도 신형 B737NG에도 계속 사용되고 있는 미국과 프랑스 합자회사 제품인 CFMI사의 CFM56 계열 이라 정비와 부품공급에는 아직 문제가 없다고 봐야할 것 같다.

아마 북한이 김정은 전용기가 내려왔을 때 노후기종 이라고 조롱(?)을 받은 기억이 남아 있을덴데 김정은 전용기 보다 반 년 오래 된 우리 공군 2호기를 보고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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