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삐에르 신부님

겨울의문턱에선파리는안개가잦아집니다.하늘이낮게내려앉은오늘같은날은파리를회색빛도시로둔갑시켜놓고마는군요.어제테레비젼프로에아베삐에르신부님과의인터뷰를보았습니다.최근에’MonDieu!Pourquoi?’라는제목의글을유언장처럼쓰셔서화제를일으키고있는신부님이시죠.그책을저는아직읽어보진않았습니다만그내용에신부님으로서파격적인고백을하셨다는겁니다.가톨릭에서죄라고단정한성적경험을하셨다는것이죠.14살때성악을하는동성의남자에게느낀정열적이었으나플라토닉했으며그러나결코잊혀지지않는그런사랑에대해서도언급을하셨다고합니다.아베삐에르신부님은며칠전에아흔세살생일잔치를하셨습니다.젊은시절부터집없는사람들을위하여투쟁해오셨으며에마우스를창립하신분이기도하죠.젊은시절에성적인충동에자신을내맡겨보신적이있었으나결코절대적인만족을찾을수없었다고고백하셨습니다.이곳프랑스에살면서항상제가느끼는감정은선진문명의혜택을받는탓인지는몰라도심각한사람들을볼수없다는것이었습니다.물론한국에비해서말이죠.그런데아베삐에르신부님은심각한표정을간직하고계시는보기드문프랑스사람이라는것입니다.어떤뜻을위해서사시는분은항상저렇게심각한얼굴을해야하는것인지도모르겠습니다.프랑스뉴스에서는요즘신부님들의독신생활에대한회의가일고있어서신부님에게도결혼할권리를주어야한다는의견이생기고있습니다.얼마전뉴스에서도프랑스어느조그마한마을의신부님께서감추어둔아들의존재가드러나서신부직을사직한예가있었습니다.그신부님은인터뷰에서조금의망설임이나부끄러움의감정이없이불행한루마니아이민자를도와주다가아이가생기가되었다는사실을털어놓으셨습니다.눈물을글썽이시는그신부님을보다가그만마음이뭉클해짐을느낄수있었습니다.그신부님의미사에오랬동안참여해온마을의어느분은배신감을표현하기도했지만대부분의마을분들은먼저신부님의입장을이해하시고연민의정을보내는것이었습니다.인간적차원으로생각을하면이세상에용서못할일이없구나하는생각을잠시해보았습니다.아베삐에르신부님도신부님의결혼에동의하시는입장이라고합니다.세상이변하면절대진리처럼존재하던것들도변하는것입니다.인간이나약함으로서저지르는실수들을사랑의마음으로감싸준다면이세상이좀더따뜻한곳으로있을수있지않을까하는생각을해보았습니다.

프랑스 여자들에 대하여

모처럼해맑은빛이강물을눈부시게적시고있군요.아름다운새소리에창문을바라보니이름모를새가유난히긴부리를내밀고노래를하고있습니다.검정과청색깃털이등을덮고있고약간의밤색과흰색털이배아래로조화롭게배색된이쁜새입니다.그아름다움에반해창으로눈길을주니어느새바쁜날개짓으로날아가고마는군요.

언젠가대학에다닐때입니다.프랑스대학에서는시험외에도수업중에발표한것으로시험을대체할수있습니다.한어여쁜프랑스여학생이저에게와서발작크의작품중에하나를같이발표하자고제의를해왔던것같습니다.아마도저에게호감을많이가졌던것같습니다.저에게는한참아래동생뻘되는학생이었고특별히거절할이유도없어서쾌히수락을했던것같습니다.그리고하루하교길에그친구는저를자신의집으로초대했습니다.그녀의집은몽빠르나스역에서기차를타고15분정도가야한다고했습니다.우리는함께몽빠르나스역으로갔습니다.그리고나는그곳에서또다시그녀의다른면목을발견할수있었습니다.그녀는갓스므살이된아주이쁜프랑스소녀라고말할정도로앳되고아름다운여인이었습니다.그런데막몽빠르나스역에다달았을때그역에서휠체어를타고볼펜을팔고있는정신박약아에게다가가는것이었습니다.그리고그나이가지긋이든정신박약아의손을살며시잡아주며잘지내느냐고말을걸어주는것이었습니다.우리나라에서같으면놀라서피해갈그런신체를지닌사람에게말입니다.저는속으로무척놀랐으나내색은하지않고기차안에서그녀에게물어보았습니다.어떻게아는사이냐고….그녀는대답했습니다.매일출퇴근길에마주치기에항상용기를주기위해그의손을잡아주며말을걸어준다는것이었습니다.그녀의집은4층으로되어있었는데마치어느프랑스영화에나오는괴가를연상케했었습니다.저는그녀의집에서하루밤을묵었던것같습니다.보기드물게할머니까지모시고사는가정이었습니다.저는그날그녀로부터비록나이는저보다아래였지만많은것을배웠던것같습니다.아무렇지도않은듯마치평범한사람들을대하듯장애인에게인사를건네는그녀의태도는아주오랫동안저에게감동으로남아있는듯싶습니다.

자연의 신비

서울은정말바쁜도시였던것같습니다.외국어로생활하고있는지금비로소자연을발견하고있는저를보며생각해봅니다.세느강변을따라산책을하다가보면백조,오리,비둘기무리들과만나게됩니다.그새들의세계에도질서가있습니다.덩치가큰백조앞에서작은오리들은감히던져준빵을취하지못합니다.그러나같은오리들끼리는서로빵을취하기위한결투가있습니다.겉으로보기엔같은오리들이지만아마도그들도편이존재하는것같습니다.같은편이아니면던져준빵에미리근접도하지못하도록쫒아버립니다.

3월이었던것같습니다.산책길에문득발견한오리의무리들이있었습니다.열마리의갓태어난오리새끼들을거느리고강을누비고있는어미오리와5섯마리의새끼를거느리고강을누비고있는어미새끼였습니다.갓태어난오리새끼들을먹이자니어미오리가힘들어하는듯보였습니다.매일그들에게바게트를사서던져주었습니다.재미있는것이그두어미오리는제가던져준빵을서로자기새끼들에게먹이기위해서결투를하는것이었습니다.새끼들이빵을먹는것을뒷전에서유유히바라보는어미새끼의태도는그야말로행복해보였습니다.자신은먹지않으면서새끼들이먹을수있도록배려하는그어미오리를바라보면서오리들에게도모성이라는것이있다는것을새삼스럽게발견했습니다.어미오리를따라서열마리의오리새끼들이줄을지어강을누비는모습이얼마나아름다운지…..

지금은오리새끼들이어미오리만큼이나성장을해서뿔뿔이어디로간것같습니다.이세상에있는모든생명은아름다운것입니다.

드골 대통령

오늘은안개가자욱하게하늘을드리우고있습니다.드골대통령에관한다큐멘타리를텔레비젼에서보면서생각을해보았습니다.프랑스사람들의우상으로영원히남을드골대통령은매우피를소중히여기는사람이었던것같습니다.하지만혈연보다도프랑스를먼저생각하셨던그분은전쟁의일선에자신의맏아들을항상내보내셨다고합니다.그리고몽골리안으로태어난따님과시간만나면함께동행하시기를즐겨하셨다고합니다.항상본질을중요시하셨고그외에사치같은것은안중에도없으셨다고합니다.그분을해하고자하는테러를여러번당했음에도불구하고항상다니시던길을멈추지않으셨으며프랑스국민들과함께하시기를즐기셨다고합니다.글쓰시기를즐겨하셔서전쟁의와중에도부인에게편지쓰시는일을게을리하지않으셨으며항상당신의연설원고를당신이작성하셨다고합니다.

어제저녁무심코들여다본텔레비젼에서프랑스인의우상인드골의다큐멘타리를보면서우리나라도문학을즐겨하는사람이정치를해야올바른정치가되지않을까하는생각을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