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느강 나들이

소피의딸입니다.이름을마두라고지었다고합니다.소피와그녀의남편이좋아하는오페라가수이름을땄답니다.

벌써초겨울인가봅니다.오후5시밖에되지않았는데벌써하늘이어둑어둑합니다.

소피의남편이소유한작은배로세느강나들이를나섰습니다.

그배는소피의남편이직접만들었는데요.초라하지만없는것이없더군요.

배의뒷문을통해보이는가을의마지막풍경이라고할까요.

소피가운전대를잡고있습니다.저도운전대를잡고몇분간운전을했습니다.

다리밑으로들어가는것도잘해냈습니다.경찰이보이길래얼른운전대를소피에게넘겼죠.ㅎ

운전하는소피옆에는호텔학교를졸업했다는대학생입니다.

미테랑도서관입니다.

멀리보이는사각형의기둥은노트르담사원입니다.

이곳은물에익사한시체들을보관하는곳이라고하는군요.대학생들이이곳을’주검의집’이라고칭하더군요.

지나다보니머리위로예쁜다리가있고그위를전철이달리고있습니다.

요즘은건물들이모두유리로지어져서그안이훤하게들여다보입니다.

날씨가흐려서사진이잘나오지않았습니다.

사진을찍을려고뱃전에나와서니바람이몹시차더군요.

벌써겨울이시작되는모양입니다.

배운전을할수있다는자신감을얻은날입니다.

고문

짜장면을잘하는식당이라고했다.

맛있는짜장면을먹을수있다는커다란유혹으로그녀는나를이끌었다.

오래전부터나를자신의그룹에넣고싶어했었다.

버스에서내려주소를갖고찾으니거리의사람들은거의그거리를알지못했다.

꽃들이이쁘게치장을하고있는가게로들어갔다.

중후한프랑스남자가책상앞의회전의자에앉아있었다.

조심스럽게이길을아느냐고물었다.

들어본길이라고하면서잠깐기다리라고하더니친절하게지도를꺼내어들여다보면서

설명을해준다.고맙다고인사를하고가려는데하얀백지에지도를그려주겠단다.

내가치나쳐야하는거리이름까지도명시해주면서800m정도의거리인데멀지않겠느냐고

물어온다.기분이상큼하다.이렇게자상하게친절을베풀다니..

식당에들어서니그녀가프랑스남자와앉아서서류를들여다보며상의를하고있었다.

스폰서를데려다줄남자란다.

중요한회사의중역을맡았다가퇴사한남자란다.

조금은우울증을앓고있을수있다고도했다.

문득남자의톤이높아지면서목소리가활기를띄고있었다.

그녀의눈빛이순간질투로빛난다.그녀는나이도많고남편도있는여자이다.

몇년전의첫만남이이루어졌을때이다.

구태여내전화번호를알고자했고득달같이나에게전화를했었다.

무언가불안해보이는그녀의상태가바람피우는남편때문이라는것을깨닫는데는그렇게많은시간이

걸리지않았었던것같다.아니,그녀의말로는30대의여성이남편을좋아하여쫒아다닌다고했다.

그때그렇게생각했던것같다.

무슨60대남자를젊은여자가따라다닐려고..

그녀는남편이자기를떠날까봐전전긍긍하는듯보였다.

내느낌엔그녀의남편이그녀를떠날것같지는않았는데말이다.

결국내느낌은정확했다.

그녀는나하고일을하고싶어했던것같다.

몇번일도같이하긴했지만

그녀는사람을완전히지배하려는성향이강했다.

전형적인한국형스타일이다.오랜프랑스생활에도불구하고말이다.

난,이상하게불안해하는사람을보면도와주고싶다는충동이인다.

그렇게우리의관계는시작되었었다.

그녀는자기의남편을나에게보여주지도않으려한다.

참!어떻게그러고살수있는지…

난,관심도가지않는사람인데그녀의어떤경계하는태도를보면

기분이상할때도많다.아마도그게사랑인지도모르겠다.

결혼을하면그남자의감옥에갇혀서아마도그남자가세상에서가장멋진남자로보이기때문일것이다.

독신으로사는여자의애로사항은또한그런데서많이생긴다.

그런데프랑스에와보니독신으로사는남자들도같은말을한다.결혼한남자들이독신남자들을경계하는데

자기마누라를빼앗길까두려워서란다.ㅎㅎㅎ

이럭저럭프랑스사람들이세사람이더모였다.

전식으로파전과군만두를시켜서나누어먹는동안그녀가자신의감정을평정하고있는듯싶었다.

나이가한참많으니까나를질투의대상으로생각지않으리라고믿었었다.

엄마처럼언니처럼믿고기댈수있다고믿었었다.

옆에앉은스웨덴출신의여자가물었다.

이조시대억압받은조선여인들에대하여알고싶다고또사도세자에대한이야기를물었다.

혜경궁홍씨이야기를약간알고있는것같았다.

나도모르게설명이시작되었다.스웨덴여자의나를향한눈길이점점부드러워지기시작한다.

한국에대해그토록관심을가지고있는그분들이고맙다는생각이들었다.

짜장면,울면,깐풍기,탕수육…모두음식이훌륭했다.

거의한국과같은맛을내고있었다.

그녀의표정도흡족하게변하고있었다.

그프랑스남자가잘먹지않는다고늘신경을쓴다.

결혼을해서늘상대방을신뢰하지못하고늘불안해한다면

그것은최악의정신적고문이아닐까생각해본다.

아니결혼이아니더라도좋아하는상대가나아닌다른상대에관심을가질까봐전전긍긍하는태도는

올바른관계를이루고있지않다는증거일뿐이다.

깊어 가는 가을에

가을이깊어가고있나봅니다.

푸르른하늘과푸르른강물이만나또다른아름다움을빚어내고

화려한빛깔의단풍잎들이한해의마지막을아름답게장식하고싶어하나봅니다.

"오즈부드래끄뜌뜨수비엔느…"

아름다운추억들을생각하게하는이브몽땅의"고엽"이생각나는날입니다.

어딘가를향해가고있는이길에

가끔은추억이라는이름으로내마음을풍성하게적셔주는아름다운날들의일들..

때로삶이고될지라도말입니다.

외로운 남자들

찰과상을입은무릎탓인지종아리가땡기는느낌이심상치않은것같았다.

걸어서40분,의사를만났다.

두가지약을정해주며금새나을거라고하니기분에벌써다리가가쁜하다.

걸어서돌아갈길이또40분,갈증이나기시작한다.

음료를마실곳을찾다가어느바에들어갔다.

오후6시,바에는주인남자외에두남자가맥주를마시고있었다.

음료마실곳을찾느라두리번거리며거리를오가는나를주시하고있었는지

어떤사람을찾느냐고묻는다.

음료를주문하고혹시빵이나과자류가없을까하고두리번거리니

스탠드에약간의땅콩이담긴접시가놓여있었다.

땅콩을좀줄수없느냐고했더니

바주인이땅콩을얼른내준다.

옆에있던두남자

바주인이여자를좋아하는가보다며그들에게는땅콩을주지않았는데

여자손님이오니까땅콩을준다고농담을한다.

이들은어쩌면호모인가보다.

남자가여자를선호하는것은자연스런현상일텐데말이다.

바주인이대답한다.

"난,남자보다여자가더좋아!"

손님인남자가말한다.

"나도여자가돈을내면여자가더좋아!"

"여자가명령하고난,복종하지."

"그렇지않소?"

나에게동의를구하는것같다.

"내친구들은절대로여자에게돈을내게할수는없다고하던데요?"

농담처럼나도대답을해주었지만

그런생각이들었다.

아마도이남자들은영악한여자들에게질려서남자를좋아하는사람들이되어버렸나보다.

20세기여성들의반란이시작된후

아마도남자들은설자리를잃기시작한것은아닐까?

지난프랑스대선에서실패한세골렌루와이엘이사회당당수인그녀의동거인프랑스와홀란드와헤어졌었다.

프랑스와홀란드는지금다른여자를만나서살고있는데

지금의그가얼마나당당하고멋있어졌는지…

그를보면서지나치게똑똑한여자와사는것은남자에게어쩌면불행한일일수밖에없다는생각을해보았었다.

어제오늘,대통령니꼴라사꼬지도이혼을했다.

세실리아아니면못산다고평이난니꼴라사꼬지,

너무나당당하게바람을피고하고싶은대로하는세실리아를끝까지감싸주었던것같은데

자기의권리와자유를찾겠다고당당하게외치는영리한여자들앞에서

한없이작아지는외로운남자들인것같다.

어쩌면사랑을받아야하는사람들은여자들이아니고남자들인지도모르겠다.

여자들의끝없는사랑과희생이있어야남자들은비로서기를펴고살게되는것은아닌지모르겠다.

우리 동네 카페의 앵무새

내가사는동네에있는카페에살고있는앵무새이다.

앵무새가외로움을타는지곧잘새장을빠져나와손님들과노니는모양을잘본다.

처음엔새가종이로접어놓은듯한형상을하고있어서도대체생명체라는실감이오지않았었다.

카페주인을생각하고’립스틱짙게바르고’란뽕짝음악을매치시켜보았다.

난,고생을많이한사람들을두려워하는편이다.

이카페주인여자는몇년전에만해도키가커다랗고허여멀건동거인남자가있었다.

남자는선량하게생겼었는데어느날갑자기병원에입원했다고하더니

일주일후에는사망했다고하는것이었다.

그녀는자기가고생한것이무슨훈장이나되는듯이떠벌리곤하는데무척야무지게생긴여자이다.

그래서난,어쩌면그녀를두려워하는지도모른다.

이상하게고생을많이했다고큰소리치는사람들은참으로삭막한구석을많이지니고있음을보아왔기때문이다.

아마도외로움을상쇄하기위하여앵무새를들인것같은데

이앵무새는손님들이들고온담배갑을곧잘물어뜯는놀이를하곤한다.

신기한것은앵무새가선호하는사람이있다는것이다.

마치종이를접어놓은듯얄팍한깃털로둘러쌓여있으면서어떤’정’같은감정을표현하는이앵무새가

나에겐신기하기그지없다.

화장품 가게에서

화장품을사러Marionnaud에갔다.내단골화장품

집이다.왼쪽에진열되어있는화장품마크가내가

쓰는화장품이다.혹시블로그이웃분이보시면

어떻게생각하실지모르겠지만난,철저하게내가

번돈으로내가할수있는사치를하기때문에

언제나당당하다.부모님의덕을보는것도아니고

어느누구의덕을보는것도아니고철저히내힘으로

산다.가끔결혼한여인네들이남편이벌어오는

돈으로사치를하는것을보면부러울때도있다.

한편으론남이벌어다주는돈으로어떻게막사치를

하는지그내막이궁금하기도하다.

향수는외국에사는이유로꼭필요하다.

한때는향수선물을너무많이받아서모두아는친척들

에게주어버린적도있지만너무낯선냄새를풍기지

않기위해자주사용하는편이다.

그런데화장품가게에가면이쁜병들에매료될

때가많다.특히샤넬이나지방시가디자인이이쁘다.

물론샤넬은세계적으로알아주는사치품임을인정

하지만말이다.

금발의예쁜아가씨가상냥하게맞이한다.

일주일전에도왔었는데내가주문한화장품이역시

없다는것이다.그러면서내피부를보니까왼쪽의

화장품이잘받을것같다는것이다.

그녀의맑은눈동자를믿어주기로결정하고그녀가

권하는제품을모두샀다.선물로여행용화장가방도

덤으로얻었다.

그래한번쯤바꾸어보는것도나쁘진않을거야!

어쩌면며칠후에난,더이뻐져있을지도모르지.ㅎ

가을 담기

가을담기

바뻐서하늘쳐다볼시간도없었던가봅니다.

어느새가을은자연을빨갛게노랗게잔뜩물을들여놓고있었습니다.

산책길을뒤덮고있는단풍낙엽들입니다.

마치회오리바람이불기라도하는듯낙옆은뱅글뱅글원을그리며떨어집니다.

수북히떨어져쌓인낙옆들은내년에싹틔울새싹들을위해땅을살찌울것입니다.

너무나아름다운자연앞에서전,이렇게소리치지않을수없습니다.

"가을아!사랑해!너무사랑해!"

책 이야기

모로코여자가쓴책을소개하고있었다.

"날말하게내버려두세요."

남자들에게의해억압된생활을해야하는여자들의恨,

서양을꿈꾸던여인이서양에와서실망하고

자신의아이던티를찾기위해종교에귀의하는이야기라고했다.

역시후진국적인발상이라는생각이들었다.

작가는모로코여자인만큼까무잡잡한얼굴에

한국적인미의기준으로본다면빼어난미인이었다.

모로코여행을계획하고있던난,

이소설을읽어보고여행을떠나면그나라을이해하기가더욱쉬울것이라는생각이들었다.

또한권의책을금발의프랑스여자가소개했었는데

제목을들여다보지않았던것같다.

동양,여기서는주로아랍권을동양이라칭한다.

동양에서추는춤의매력에대해이야기한다.

배꼽을내놓고추는이춤은

현대서양에와서는창녀처럼천하게인식이되기도하고카바레같은데서나

추는상스런춤으로알고있지만

처음에이춤은신을위해추는성스러운춤이었단다.

남자를유혹하기위한춤이아닌

신에게多産을기원하는춤이었다고한다.

결국은그춤은아기낳는일을수월하게한다는것이다.

그금발의여자는’춤’이라는육체의경험을통하여

일종의무아의경지에이르는,그리하여육체의평화에이르는상태를이야기하고싶었던것같다.

밤11시가넘은파리는비속에잠기고있었다.

-cecilia-

자전거 타기

자전거타기3일째

내리막길이라바퀴가매우빨리구르고있다는느낌에

문득겁이몰려들었다.

왼발의페달을밟고즉시오른발의페달을밟아야하는데

그놈의겁이몰려드니갑자기발이말을듣지않아

자전거는비틀거렸고

난,급히자전거를내려설려고하다그만

넘어지고말았다.

무릅이시큰했다.

그래도이정도까지구를수있도록

나를도와준이가있었다.

이틀째자전거를끼고

끙끙거리며차도와보도사이를

힘들게오르고있을때였다.

오른손에핸드폰을들고

가던핸섬한프랑스남자가다가왔다.

내팔을허락도없이거머쥐더니

페달을힘껏밟으라고한다.

내가경계하는기색을보이니

의심하면아무것도얻는것이없는게인생이라고한마디한다.

그렇게해서난,처음으로힘차게자전거페달을밟고내달렸다.

그는고맙게도내팔을잡아주며같이달렸다.

한30분간그렇게달리고나니

어느정도자신감이찾아지는거였다.

그래서3일째되던날에는혼자서잘달렸는데

앞에장애물이나타날때마다그놈의겁이달려들어

나를마비시키는것이었다.

넘어져서무릎에약간의찰과상이있는데

문득몇달후에후유증이생기면어쩌나하는

노파심이생긴다.

결국그놈의’겁’이문제인것이다.

그놈의’겁’을극복하기위해자전거타기를계속해야할까보다.

슬픈 강아지들

우연히들어선마켓에서발견한

강아지들이다.

강아지들이유리창너머로슬픈시선을

보내고있어서무척마음이아팠다.

그들을데려갈주인을기다리고있다.

가격이400유로에서2000유로까지

다양했다.

‘저를데려가주세요!’라고말하는듯싶다.

이런동물에게도자유는중요한것이다.

잠시지만유리벽속에갇혀서자유를

구속당하고있는것이몹시슬픈가보다.

유난히도슬퍼보이는눈동자를하고있던

강아지이다.강아지들중에도감정이

풍부한강아지인듯싶다.

아니먼저주인이너무그리워서저리도

슬픈눈을하고있는것일까?

나라도데려가주고픈충동이일었다.

근데말이야,난,너를행복하게해줄

자신이없어.너를데려가면너를혼자

놓아둘시간이더많을것같거든?

나,바쁜사람이거든.미안해!

대신좋은주인만나도록빌어줄께.

알았지!너무슬퍼하지마!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