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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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이지만  아직 여름의 열기가 다 가시지는 않았다. 화창한 일요일 아침 성당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바스티유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버스 도착 시간이 명시되어 있곤 하는 기계가 먹통이다. 천천히 걸어서 가다가 만나는 버스를 타기로 마음 먹는다.  걷다보니 아침의 상쾌한 기운이 싱그럽고 텅빈 거리가 아름답다. 세느 강은 푸르른 빛을 강하게 발하고 있고 짙푸른 하늘색과  어우러져 걷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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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본느 대학의 교양 강좌를 들으러 갔다가 오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성당이 있었다. 빠리에서 보기 드문 성당이었다. 신자들이 머리에 미사머플러를 쓰고 있었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경건했다. 미사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라틴어와 그레고리안 성가로 진행이 된다.  빠리의 한가운데  이렇게 중세의 느낌을 주는 성당이 있다는 것이 놀라왔다.  그리고 난. 이렇게 중세 느낌을 주는 장소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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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거장만 더 가서 버스를 타야지 하고 걷다가 보니 아랍문화 연구원까지 왔다. 이 건물에서는 여러가지 문화행사와 토론 행사들이 진행된다. 아랍문화 연구원 원장은 한때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내고  빠리의 음악축제를 만들어 낸

쟈크 랑이다. 여러무리의 아시아인 여행객들이 지나간다. 중국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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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조깅하는 프랑스인들도 가끔 만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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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느강변 옆으로 즐비하게 늘어 선 부끼니스트들 중 몇몇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진열을 마쳤다.

그렇게 걷다보니 성당에 거의 다 왔는데  찍어 논 사진들을 더 올릴 수가 없다. 이 사이트에 허용된 용량이 한계에 왔다는 것이다. 조선 일보 블로그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누구에게 용량을 올려 달라고 해야 되는 걸까?

여러가지 형태로 조각된 성녀 마리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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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전세계에서 최고의 미남 배우로 명성을 떨친 프랑스 남자배우, 알랑들롱의 인터뷰를 보고 약간의 황당함을 느꼈던 적이 있다. 프랑스 텔레비젼 주말 프로중에 유명인사들을 초대하여 사생활 이야기를 듣는 프로가 있는데 알랑들롱이 초대되었었다. 사회자가 종교가 있느냐고 물으니까 알랭들롱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조그만 성모 마리아 상을 꺼내어 들고 입을 맞추면서 어떤 일이 있으면 성모 마리아에게 부탁한다고 했다. 대부분 성모 마리아는 그의 부탁을 들어 준다고 했다. 종교가 없다고 말하면서 성모 마리아에게 부탁하는 행위는 미신인가? 종교 행위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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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는 거의 살인 적인 폭염이 여러차례에 걸쳐 있었고 이제 9월 초가 되니까 기온이  17도 밤에는 11도까지 내려 제법 쌀쌀하기까지 하다. 과일을 사러 까르프를 가는데 뻐스로 10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를 운동삼아 걸어서 갔다가 돌아올때 뻐스를 이용하곤 하는데 오늘은 걸어가는길에 있는 성당에 들렸다가  여러가지 형태의 성모 마리아상 사진 전시회를 둘러보게 되었다.  복도 벽면으로 즐비하게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있는데  한쪽에서 사다리를 놓고 사진을 걸고 있던 한 프랑스 남자가  저쪽 벽면 밑에 나란히 놓아둔 성모 마리아님 사진을 가리키며 아직 걸지는 못했지만 저기도 사진이 있다고 가르쳐 준다. 그리고는 장황하게 어떤 마리아 조각상이 가장 오래된 상이며 또 어떤 마리아상은 발견 당시 하얀칠이 되어 있었는데  우연히 그 하얀 색 아래 또 색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하얀색을 벗겨내니 총천연색이 나타나더라는 이야기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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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느끼는 바이지만 프랑스인들이 종교를 믿는 행위와 한국인들이 종교를 믿는 행위는 매우 다르다. 어떤 신비적인 의미나 복을 비는 형태가 없이 역사적인 사실로서 인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게다가 현대에 와서 많은 젊은이들은 성당에 가는 행위도 어리석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마도 물질만으로도 충분히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믿기때문인지도 모른다. 내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이 프랑스인도 성모 마리아상을 골동품적 가치로 이해하고 있는 듯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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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한국의 어느 목사님의 간증을 우연히 듣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궁금해 하던 터라 이 프랑스 남자에게 그 이야기를 대충 해주었다. 그는 프랑스에도 그런 사람들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주로 아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에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같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분석을 하고 있던 터라 더이상 길게 말을 하진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많은 聖人, 聖女들이  태어 났었고 그들은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여러가지 형태의 협회들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성모 마리아의 조각상들만 보더라도 그녀가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알랑 들롱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성모 마리아님께 부탁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2019년 까느 영화제의 명예 황금 종려상을 받았던 알랭 들롱은 얼마 전에 뇌졸증으로  스위스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많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프랑스에도 훌륭한 병원들이 많은데 왜 스위스 병원으로 갔느냐는 프랑스인들의 비난을 받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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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의 사진이 바닥에 놓여져 있던 사진 두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