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하나가 앞을 가로막는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저 야윈 실핏줄들
빗방울 하나가 앞을 가로막는다

이미 저질러진 일들이여
완성된 실수여

아무리 애써도 남의 것만 같은
저 납빛의 두꺼운 하늘
잠시 사량했던 이름들

이제 나에게 어떤 몸이 용납될 것인가
설움에 눌린 발바닥과 무릎뼈는
어느 달빛에 하얗게 마를 것인가

길이 다하다 – 김사인

–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시선 262 p.74.

P.S

Ludwig van Beethoven – Ninth Symphony – II Movement – Scherzo: Molto vivace – Pre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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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useppe Arcimboldo 1527 – 1593 Capricci Allegorici

3 Comments

  1. 참나무.

    30/11/2011 at 23:32

    12월 첫날. 뉴스같은 거 안보고 합창으로 시작하네요

    울집남자는 어제부터 수첩정리하던데…
    저도 사라질 이름들 싸악 정리하고…
    이름 석자 생각만 해도 미소부터 떠오르는 분들만 남길까… 합니다

    얼마남지않은 생 . . .
    좋은것 아름다운것만 생각하며 살아도 모자랄 판국에…

    아니그렇습니까…^^*

       

  2. 산성

    30/11/2011 at 23:34

    정리 당할까봐 이름 올려두고 갑니다^^

    12월이 되고 말았네요…;;

       

  3. 참나무.

    30/11/2011 at 23:50

    넵! 확정 접수…^^
    최문자 시인때문에 땀흘리게하신 공로 인정하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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