用 途

물건마다용도가있다.쓰임새다.

사람도마찬가지다.다쓰일용도을타고난다.

사람의용도에위아래가없다.

잘난사람은잘난대로의쓰임새가있을것이다.

또아무리하찮은인간이래도그에맞는용도는타고난다.

하늘아래쓸모없는인생은없다.

李白도天生我材必有用이라하지않았던가.

사람이그쓰임새를잃어버리면어떻게될까.

무슨딴소리가필요한가.

물건이쓸모가없으면용도폐기되는것과

마찬가지의신세로전락하는게아닐까.

이즈음나의용도가없어져가고있음을실감한다.

더불어이제까지나의용도의쓸모성은

그어떤것에의한것이었음을절감한다.

그것은술이다.

다른좀고상한것도아니고,

술로써나의용도가정해진다는것은좀우스운일이지만,

부인할수없는사실이다.

술을좋아한다.그리고지금껏많이마셨다는것은自他막론,주지의사실이다.

술을좋아하니만나는사람들도대개는酒友들이고,

술김에기분이쉽게’업(up)’되는체질이라,

그들사이에그래도좀유용한(?)면이없잖아있었을것이다.

한마디로술자리에서는좀쓸모가있었다는얘기다.

그런데근자에술을좀멀리하고있다.

술을안마시니술자리에간들무얼하겠는가.할일이없다.

자리를같이해도마땅히눈길줄곳도없고,

손놓을자리도없다.그저멀쭝한채허허거리기일쑤다.

그러니친구들사이에말이나오는것이다.

저거,말라꼬데꼬왔노?술도안묵고아무쓸모도없는데.

모처럼간지리산삐알산청땅에서는일박이일간처절하게당했다.

술자리,

쏟아지는숱한’비난과조소’속에

나는한마리의비루맞은집강아지신세를면할수가없었다.

돈이있나,운전을할줄아나,노래를잘부르나.

쓸모라고는전혀들이댈데가없는무용지물이었다.

그렇게나는쥐어박히면서가라않고내려앉고있었다.

感吾生之行休…

다시

天生我材必有用…

李白이將進酒辭에서읊은싯귀다.

하늘은다쓸모가있어인간을이땅에보냈으니…

그래서어쩌잔말인가.

싯귀의결론은무엇인가.

李白은답을제시한다.

마시자는것이다.

會須一飮三百杯…

모름지기그것도삼백잔정도는마시자고한다.

인간의쓰임새,

그용도의주류가술이고,

그용도가빵꾸날라고하면

술로메워나가는수밖에없다.

결국그게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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