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生日 날

이슥해진저녁회식자리.

마누라로부터의전화.

받아적어란다.

안적어도된다.그냥말하시지.

닭고기,당면,시금치,사각어묵,홍당무등등.

들어오면서사오란다.

다음날이아이생일날이라는것.

맞다.7월15일.작은얘생일날이다.

또한말들을뻔했다.

아이들생일은까먹기일쑤다.

언제부터인지마누라의귀띰이아니면도통알수가없다.

작은얘는한참더울때태어났다.

도곡동살적인데,

아내는줄곧퇴계로성심병원엘다니다가,

아는사람의소개로출산은동네병원서했다.

4.2Kg,우량아였다.큰얘도컸지만,둘째는더컸다.

아들만둘.표정관리라도해야할판이었다.

그러나기쁨도잠시.둘째는생사의기로에선다.

‘유미흉’

아직도뚜렷이기억되는병명.영어로SpontaneousChylothorax.

원인도이유도없이림프관이샌다.심장에림프액이고인다.

치료법도없다.신생아가걸릴확률2만분의1.

당시서울역뒤,

소화병원의차박사가말하면서펴준신생소아과원서에그렇게적혀있었다.

차박사는선택을운위하고있었다.

포기하든가,자기에게맡기든가.

맡겼다.그러나그렇게되지는않았다.다둘째놈팔자다.

서울대학병원소아과.

둘째는그곳으로갔고,한달후퇴원했다.

병원도포기한운명이었지만,살아나왔다.

뼈만남은,그리고눈알이돌아간斜視상태였지만살아나왔다.

눈이그렇게된건,머리에놓는링거주사때문이었다.

주변에선모두은총이고기적이라고했다.나도그렇게믿고있다.

그러나그렇게치부하기엔아버지로서의가책이너무크다.

그당시에는좀덜그랬는데,세월이지나면서는더그렇다.

아이는영양상태가안좋았지만잘자랐다.

눈수술도해,거진정상을되찾았다.군대도다녀왔다.

밤11시경,

문닫기직전겨우도달한수퍼마킷에서먹거리재료들을챙겼다.

몇가지추가했다.브로콜리,잘익은자두등.

집에오니냉장고엔케이크한통이들어있다.

큰얘가퇴근하면서사고들어온모양이다.

작은얘는회사에있다.야간근무를하고있다.

낼아침,그러니까자기생일날아침에들어올것이다.

마누라는들어오자마자바쁘다.

닭고기는볶을것이고,당면등으로는잡채를한다.

그리고미역국도끓일것이다.

아이는먹는게짧았다.뭘맛나게먹는걸본적이별로없다.

그저주면먹는다.안줘도별불평이없었다.

배고파하는걸별본적도없고.

좀일찍퇴근해집엘들어가니,역시그랬다.

케익조금,잡채조금,닭볶음조금먹은흔적이었다.

아이는자기방에서자고있었다.깨워서더먹일수도없고.

저녁무렵,아이가방에서나왔다.

늦었지만,생일축하한다.

이렇게말해야한다.그러나그렇게말하지않았다.

밥묵어라.마이묵어라.

아이만보면항상해왔던,입에발린이두어마디말만했을뿐이다.

아이는그냥씩웃는다.안먹어도된다는뜻이담긴웃음이다.

아버지는나만보면왜계속묵어라,묵어라만하는지모르겠다.

어릴적,한번은아이가그렇게물어보더라는마누라말이생각난다.

나는다른생각할겨를이없었다.

그냥살아만있어라.살아만있어라.그생각뿐이었다.

그러면우선잘먹어야한다.그러니그말이입에발렸을것이다.

아이는출근을준비하고있었다.

갔다올께요.

아이가현관으로가면서말했다.

나는아이생일날이지만그말이또입에발렸다.

응.우짜든지밥좀단디챙겨먹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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