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이라는 곳

여기,서울하고도강남땅이란곳에서지낸지도한달이됐다.

경기도능곡땅에살면서기껏서울에나온다면광화문정도인데,

강건너강남까지나왔으니,時勢의흐름을나름타고있다는것인지.

선릉역에서내리면바로사무실이다.

역바로옆건물에있는데,나는도대체이지역에대한감이없다.

선릉이면선정릉(宣靖陵)이아닌가.

1980년신혼생활을한곳이바로이부근이다.

그때는도곡동이었다.지금도도곡동일것이다.

영동아파트에살았는데,그뒤가개나리아파트단지였다.

얼마전,점심시간에거리를한번걸어보았다.

선릉역2번출구에서나와조금올라가는언덕길,

그아래길이비록30년이지났지만눈에좀익었다.

조금더가니사거리가나온다.바로그옛날우리집으로가던길이다.

그러나사거리만눈에좀익었지,나머지는도통모르겠다.

옛아파트단지에는마천루같은고층아파트가즐비하다.

그때우리아파트가35동이었는데,

그고층아파트들구석어딘가가그곳일것이다.

그날,좀더가면길을잃어버릴까봐후딱되돌아왔었다.

매일점심사먹기가고역이다.어디가어딘지를모르니마땅히갈곳이없다.

예전에한번가본적이있는순대국밥집만연사흘계속해서간적도있다.

강남이니밥값도비쌀것이라는선입감은있다.

누구를따라근처에’하동국밥’이라는곳을가봤는데과연그랬다.

사람들이줄을서차례를기다리고있었다.

밥값을미리지불하고서도한10여분기다려야자리가나왔다.

그혼잡한사람들틈을비집고나온국밥,그게만이천원짜리라는데우선놀랐다.

미지근하다.국밥은우선뜨거워야한다.그런데미지근하니그게무슨맛이있겠는가.

깍두기국물을담은주전자를들고다니는총각더러,

주전자를두고가랬다가무안만당했다.아저씨어디서오셨어요하고반문하는듯했다.

어디로밥이넘어갔는지모르겠다.그냥쫓기듯밀려나왔다.

오늘,잠실에사무실이있는후배가점심을먹으러왔다.

며칠전봐놓은데가있어그거리로나갔다.물어보니그곳이먹자거리라고한다.

소낙비가막그친상태라어디뜨끈한국물이있는음식을먹어보자고하다가걸려든게짬뽕이다.

홍콩반점이라는곳이다.아예’짬뽕전문점’이라는간판을내걸고있어내심기대가컸다.

전문점이니짬뽕값이좀비쌀것이라는예상을하고들어갔다.

거기서도기다리는것은마찬가지다.기다리면서둘러보니역시도떼기시장이다.

그런데,짬뽕값이싸다.3천5백원.곱배기는5천원.

10여분기다리니자리가나왔고,또10여분기다리니음식이나왔다.

그릇이엄청크다.눈에보이는것은홍합들.거창하게보인다.

그러나외화내빈이다.그거몇개건져먹고나니까,’荒’이다.

해물이라곤홍합몇개에오징어썬것몇개정도.나머지는전부배추,양파들이다.

그러니무슨맛이나겠는가.그냥배추국물맛이다.

국수의양은많았다.국물맛없는국수는먹기가쉽지않다.

그냥양파와단무지,그것들춘장에찍어먹는맛으로먹었다.

후배도쩝쩝거린다.맛이없다는표정이다.

먹자거리에있는커피집으로갔다.

일전에한번가본집이다.아메리카노한잔에2천2백원.

두잔을시켰는데3천원을달랜다.두잔이면4천4백원아닌가.

물었더니,낮12시부터오후2시까지는1천5백원을받는다고한다.

어떤곳은비싸고,어떤곳은싸고.그러나맛들은별로다.

아직까지강남이어떤곳인지에대한개념은없다.

그렇다고강남이별난곳이라는선입감같은것도없다.

저녁에술도한차례먹어봤지만,별달리느껴지는이질감은없다.

그러나긴장은하고있다.

경기도촌사람이강남땅에서정신을놓으면안된다는생각으로하루하루를지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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