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달인

싸움을잘하는사람이있다.

두부류로나눌수있겠다.

타고난싸움꾼이있을것이고,

꾸준한연습의결과로싸움을잘하는사람이있을것이다.

타고난싸움꾼으로는’스라소니’로불리는이성순과

김두한을꼽는다.이두사람가운데누가더싸움을잘했는가를두고논란이있는데,

한판붙었다는설과붙기전에쌍방이그만뒀다는두얘기가있다.

‘야인시대’라는드라마에서는김두한이싸움을피한것으로나오는데,

사실과는다르다고한다.여러관점이있겠으나,일대일의싸움꾼으로는

‘스라소니’가당대최고였고,발차기로상대를일시에제압하는기술은

김두한을당할사람이없었다고하는데,싸움은상대적이기때문에

둘이직접붙는것을보지않고서는우열을가리기가좀어려운것으로보여진다.

고향마산사람들중에전해져오는싸움꾼이한분계신다.

하도여러말들이많아직접만나보는게좋을것같아수소문을넣었는데,

마침분당에계신다고해서어제찾아뵈었다.

안무중이란분인데,1928년생이니까올해82살이다.

이분의무용담가운데대표적인것은남대문시장사건이다.

1960년대초였다는데,당시이분은남대문시장에서생활했다고한다.

시장에주전부리와술을파는어떤좌판가계의아주머니와인연이좀있었다고한다.

어느날,시장상인들을상대로못된짓을일삼는양아치서너명이

이좌판에서무전취식을하면서행패를부렸다고한다.

그소식을전해듣고는이분이그좌판으로달려왔다.

체구도조그만이분은누가보더라도덩치큰양아치들의상대가될수없었다.

그러나단3분만에승부가났다고한다.두명은큰대짜로뻗었고,

두명은혼비백산끝에줄행랑을놓았다고한다.이무용담으로이분의이름이알려졌으나,

결국그때문에남대문시장을떠났다고한다.

일본에출생한이안무중은해방후마산으로나와마산상고엘진학한다.

해방공간의어지러운분위기속에서학생들도좌우로나뉘어져분란이많던시기였다.

이시기에안무중은우익쪽에섰다고한다.좌익의힘이강했던시기라,

당국에서도골머리를앓았던모양이다.인문계인마산고등학교엔좌익이훨씬강했던모양이다.

그래서추진된게’전략전학’이었다.안무중은’깨도’라는별명의이형도와

마산고로전학을해주먹으로좌익학생들을진압했다는얘기다.

그시기안무중의주먹에안나가떨어진사람이없었는데,

상대는주로권투선수내지는역도선수들이었다고한다.

만나뵌안무중의첫인상은곱게늙으신노인의모습이었다.

그리고갸날픈체구에조용조용한목소리를가진인자한할아버지의인상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물었다.싸움을어떻게그렇게잘했는가고.

"연습의결과입니다.매일매일연습을했었지요."

앞에서언급한싸움꾼들의부류중후자에해당하는싸움꾼이바로안무중이었다.

조선인으로일본에서태어나거친차별의일본사회를살려면

자신을지키는자기방위수단으로서의힘과주먹기술이필요하다는것을절실히느꼈다.

그래서소학교때부터밥먹는것과잠자는시간을빼고는한시도빠짐없이

몸과주먹을단련시키는’싸움의연습’에매달렸다는것이다.

그렇게단련된싸움기술과주먹으로신쭈꾸등에서일본건달들과거진매일결투를벌였다.

승승장구.그렇게되다보니자연도꾜에서도’조선인주먹꾼’으로서명성이주어진다.

그러나안무중은싸움만한게아니다.공부도열심히한다.

해방후귀국한것은고등학교는고국의고향에서다니게하려는부친의뜻에따른것이다.

마산상고,마산고등학교생활3년을마친후,다시일본으로건너간다.

대학진학을하기위한것이다.안무중은일본대학예술학부에들어간다.

전공은아이러니컬하게도’춤’이다.당시일본서붐을타던’스포츠댄스’를전공한것이다.

‘스포츠댄스’는’볼룸댄스’라고도불려지지만일반사교춤과는구분되는

‘컴피티션댄스(competitiondance)’의주류를이루는춤이다.

‘싸움꾼’안무중은이후’스포츠댄서’로화려한변신을한다.

1970년대초귀국한안무중은한국에’스포츠댄스’를선보이면서

이후우리나라초창기’스포츠댄스’의보급에전력을기울인다.

그는’한국예술무도협회’심사위원등으로있으면서각종언론기고,강연등을통해

건전한춤의중요성을알리면서춤에대한인식을바로잡기위한노력을기울인다.

안무중은결국중년의나이이후’싸움꾼’에서’댄서’로인생의행로를바꾼것이다.

‘싸움꾼’과’댄서,’어찌보면매치가잘안되는것처럼보이지만,

몸을움직인다는측면에서는통하는그무엇이느껴지기도한다.

안무중에대한관심사는싸움이었다.

그러나그는싸움에대해서는시큰둥한반응이다.말도아끼려하고.

"싸움을잘하는비결은?"하고물으면"연습이지요"하는그저단답식의답변이다.

노년의나이에정작그가온신경을쏟고있는일은따로있다.

‘스포츠댄스’의국가자격증제도를확립하려는노력이다.

이를위해국회와행정기관,정치권을상대로진정을하고있지만,생각대로잘안되는모양이다.

작년말현재법제처에서법안심의를하고있다는문화관광체육부의회신만받아놓고있는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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