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의 ‘연평도’

우리마누라는세상돌아가는일,

좀더좁혀서시국상황등에별로관심이없습니다.

어쩌다한번씩코멘트하는경우가있는데,

그걸로보면좌파들이비아냥거리며부르는,

이른바보수골통은아니더라도나와는성향이비슷한것같습니다.

뭐랄까요보수현실론자라고나할까요.

보수는보수인데,이념적으로그악스럽지않으면서

먹고살고생각하는방식이보수적이지요.

한마디로나랏말잘듣고따르는대한민국의전형적인마누라입니다.

연평도에북한의포탄이떨어지던날,

마누라는일을나갔고나는하루종일집에있었습니다.

텔리비전으로사태를지켜보고있자니별생각이다들었습니다.

어떻게해야하나.무엇을해야하나.

급기야전투기출격소식이전해졌을땐,

뭔가결단이날것같은생각에불안이엄습했습니다.

나가있는아이들과마누라생각이났습니다.

그러나나의이런불안과는,

달리마누라로부터는전화한통없었습니다.

과연마누라답다라는생각이들었습니다.

저녁에들어와서도별다른말을하지않았기에

둘이서별다른말을나누지도않았습니다.

서로말을않고,말을나누지않는다는것,

이게어떤의미로는불안감의표현일수도있는것이지요.

그렇게해서몇날이흘러갔습니다.

긴장감의연속,

그러나일상은그런대로태연들했던날들이었지요.

그저께아침이었습니다.

아침밥을준비하던마누라가조용하게말했습니다.

쌀이다떨어져간다.

쌀을좀사놔야하지않겠는가.그리고라면도…

무슨소린가싶어,쌀봉지를봤더니밑바닥이보였습니다.

그래도몇끼는먹을수있을것같아대수롭지않게

흘겨봤더니,마누라가대수롭지않게한마디합니다.

수퍼마켓에가니까남들은전쟁난다고난린데,

우리는먹을쌀도모자라니,어휴…

그날오후,동네수퍼마켓에가서뭘좀샀습니다.

그래봤자번들라면2봉과빵몇개,그리고반찬거리등.

그러나쌀은사질않았습니다.

저녁에들어온마누라는이것저것들쳐보더니,

빵산것에대해타박을합니다.웬빵은,아이도아니고…

그래도마누라는얼마안되지만사다놓은먹거리에만족하는것같습니다.

말도안되지요.그게얼마나마누라를안도케했겠습니까.

마누라라고왜불안하지않겠습니까.

그러나,우리마누라는잘참고있는것같습니다.

연평도가위태로우면나라도위태롭습니다.

나라가어렵고어지러울때,

그위기를극복해낼수있는것은국민들의힘입니다.

대한민국의연평도는,곧마누라의연평도이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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