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마현 화랑’에서의 하룻밤

남양주군조안면능내리,

다산유적지가있는양수리두몰머리.

그곳에일년에최소한한번은간다.

친구가강가에터를잡아문을’마현화랑’이다.

문연지십년도넘었으니,

그사이수십번은족히갔을것이다.

어느해인가는노숙자마냥집을나와서는

한사흘지내다오기도했다.

친구랑둘이서사흘간을주야장천으로마셨다.

그리고무슨할얘기가그렇게도많았을까.

사흘간을말문터진어린애마냥씨부려댔다.

그런데참희한한일이다.

근년들어그곳으로가면꼭비가온다.

한몇년째그렇다.

지난21일도그랬다.

서울을출발할때꾸무적하던날씨가양수리에

도착하니비가내리고있었다.

왜우리들이그곳으로가면비가내릴까.

내가한마디했다.

아무래도우리들중에용띠가많아서그럴것이다.

그랬더니박회장이이실직고를한다.

자기가용띠라서그런것같다.회장을바꿔야하는게아닌가.

말돌려막는다고얘좀썼다.종신직인회장을어떻게바꿀수있나.

날이저물어어둑해졌다.비오는강변에운무가자욱하다.

친구들은걷고싶어안달이났다.

가볍게한잔들걸치고는산보에나선다.

나는오랜만에친구와마주앉아이런저런얘기를나눈다.

당뇨가심해져눈이않좋은친구다.

나는인자보이는게없는놈이다.

농담삼아하는말이지만,웃어넘길얘기는아니다.

산보갔던친구들이돌아오면서분위기는익어간다.

방아를넣은부친부추전맛이그만이다.

그걸안주삼아중국술을마신다.그리고소주와맥주.

친구두명이또왔다.이제는삼겹살에다소주다.잔들이오간다.

얼마나마셨을까.비가그쳤다.한친구가또일어선다.

이아름다운두몰머리의밤을이렇게보낼수가없다.또걷자.

친구들은또강변을걸으러나선다.

그렇게해서걸은게한서너차례는될것이다.

헤르만프라이의가벼운성악곡이너무좋다.

헤르만프라이가저렇게도부르는구나.

나는그런생각으로술이취해가고있었다.

그리고는어딘가에서스러졌다.

아침에일어나보니홀안의소파에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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