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기사

항상이양반은호칭이문제다.

수리점의엄연한주인이니사장이라불러야할것이다.

그러나하는일이사진기수리니사장이라부르기도좀뭐하다.

게다가나이도나보다좀어리다.

회현지하상가다른분이부르는호칭이있다.

바로’吳기사’이다.

나는가끔’吳사장’이라고도부르는데,

그때마다왜그런식으로부르냐는눈총아닌눈총을받는다.

그러나대놓고‘吳기사’라고부르기도좀그렇다.

그래서대충두가지호칭을갖고상황에따라번갈아쓴다.

이양반하고알게된지도10년이다돼간다.

청계천시계골목에있을때부터알게된게2000년초반쯤이었을것이다.

클래식카메라에빠져돌아다닐적에가장큰암초는고장이다.

연수가보통4-50년쯤된것들이기때문에그럴수밖에없다.

사진기를잘만지고수리실력이좋은사람은만나는게필수다.

이름깨나날리는분들을꽤많이만났다.명동과충무로에계신분들이다.

그러나아무래도나의욕구를충족시킬수는없을것이다.

누구라도마찬가지일것이다.

수리는잘하지만가격이높은사람도있고,가격이싼대신수리실력이좋지않은사람도있고.

그런갈등의과정에서만난사람이바로’吳기사’다.

이양반의수리기술은정평이나있다.

어떤오래된사진기라도,기계식이면모두다만지고수리한다.

꼼꼼하게만지고다듬고고치는게곁에서지켜보면’예술’이다.

어떤분야든장인은장인기질이있게마련이다.

이양반도그런게있다.한번’바람’나면몇날을출근하지않는다.

주변의아는사람들을통해수소문을하면대개술에골아떨어져집에쳐박혀있다.

그리곤아무런일도없었다는듯가계에나온다.수리를맡긴입장에서억장무너질때가많다.

할수있는방법은달래는일이다.술도가끔씩같이마시면서.

청계천에서회현동지하상가로옮긴지도5년이상이흘렀다.

그때는그나마기계식카메라의수요가있던시절이라좀더큰수요를보고옮겼을것이다.

그러나디지털카메라가나오면서필름카메라의사양이심화되던시기이기도했다.

지금은어떤가.

필름카메라의시대는갔다고보는게맞다.일부컬렉터를제하고필름카메라를찾는사람이드물다.

그러니사진기수리의수요도줄어들고있고.

가끔한번씩들린다.

이런저런얘기를나누지만,불경기탓에술한잔나눌처지도못된다.

그래도수리하는모습을보면아직도필름카메라에대한애정이보통이아니라는걸느낀다.

‘吳기사’나나나흘러간클래식카메라를아직도부여잡고있는구닥다리사람들이다.

그러나우리는꿈을꾼다.

언젠가다시클래식카메라의전성시대가올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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