蟄 居

엊저녁에먹던스지된장국에밥을한숟갈만다.

먹자,먹어야한다고생각할땐식욕이좀동했는데,

막상밥을말아먹으려니넘어가질않는다.

어떡하나,버릴수도없고.

소주를한컵물잔에부어같이먹어본다.

소주맛에넘어가는밥이다.참웃긴다.어쩌다내가이모양이됐나.

한밤,잠자리에누웠어도잠과는관계가없다.

부지불식간에언뜻좀들었다가는부질없는꿈때문에설치기일쑤다.

새벽녘에눈이떠졌으나아침내내안절부절이다.

어떻게해야하나.어떻게해야하나.

수염도좀깍고머리도좀다듬는다.나갈채비를하는것이다.

그러나막상옷을입고나가려다가그만둔다.

어디로가야하나.갈곳이없다.

옷을벗고헐렁한몰골로다시돌아온다.

텔리비전을켜놓고보지만무엇을보고있는지모른다.

음악을크게틀어놓아도보지만,그저귀에뱅뱅거리는정도다.

수시로컴퓨터앞에앉는다.그러나두렵다.

그안에웬놈의지난날의흔적이그리많은지모르겠다.

유일하게깔아놓은게임에빠져든다.구닥다리테트리스.

블록을쌓아가지만,머리속은온통그생각뿐이다.

게임이하나더생겼다.스마트폰에깔아놓은,

역시테트리스형식의’블록바바라’라는것.

헐렁한몰골로한자리에붙박이처럼앉아몇시간씩게임에빠져든다.

마누라나아들의시선이고을수가없다.

평생하지않던짓을하고있으니그럴수밖에.

어쩔수없다.산발적으로나마생각을집중시킬수있는게그것이니.

근자에나의다이어리에제일많이적혀있는글이있다.

‘칩거’라는글자.

오늘도그렇고내일도그럴것이고.

언제까지이럴것인가.


LaVallon(BrunoLapl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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