祭 亡 犬

집뒤,전철역으로이어지는논길이있다.

그길을아침운동삼아매일걷는다.

그길에서매일마주치는개들이있다.

어떤연유인지는몰라도축사의쇠울타리에갇혀있었는데,

그곳을지나칠라면반갑게짖어댄다.

그중덩치가크고까만털에흰털이드문드문섞인점박이개는유독크게짖는다.

마주치는게뭐해서유순해보이는그개의눈을외면할라치면,더크게짖어댄다.

자기의처지를좀알아달라는것인가.

오늘아침,그길을걷고있는데,어떤생각에골똘한나머지그개들을잊고있었다.

그게아니었을것이다.개짖는소리를못들었기때문에걔들을잊고있었던것이다.

그런데,그축사를지나는데,축사옆개울가에어떤사람이무엇인가를다듬고있었다.

별신경을안쓰고지나치는데,무슨역한냄새가나쳐다봤다.

그사람은무슨불그스럼한고기덩이를만지고있었다.

언뜻봤는데,어떤부위들에는소금을연신뿌리고있었다.

그광경을본순간다리에힘이쭉빠졌다.그개들이라는생각에소름이끼쳐왔다.

어제까지만해도컹컹짖어대더니,오늘아침한덩이의고기로마련되고있었다.

개들이갇혀있던울타리를들여다봤다.

그러나놀랍게도그곳에는몇마리의작은개들이서로들에깃대웅크리고앉아

바깥광경을지켜보고있었다.나를보고짖지도않았다.

점박이개가보이지않았다.덩치큰그점박이가간것이다.

사람들은이런점에서참이중적이다.

개잡는광경을보며전율을느끼는나도마찬가지다.

왜냐하면,나도며칠전개장국을맛있게먹었기때문이다.

아무런느낌없이그개장국을아침해장삼아맛있게먹었다.

그며칠전에는전골을안주삼아술을마시기도했다.

그런데,오늘아침,이런광경을보면서새삼놀란다.그에더해고상한생각을한다.

이게얼마나역설적이고이중적인것인가.

놀라는척,고상한척했을것이라는말이단연코맞다.

앞으로개고기를먹지않을것이라는다짐을할자신은없다.

이또한입에발린역설적인고상함이아니겠는가.

祭亡犬.

이왕인정해버린나의이중성과이기심에덧붙여점박이를제사지내며명복을빈다.

좋은세상으로가거라.다시태어난다면개가아니라사람으로태어나라.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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