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집, 난처한 ‘제사’

나이를먹고아이들이크니집이비어져간다.

마누라하고둘만덩그마니마주보고앉아있는날이많다.

둘이앉아있으면할일이별로없다.

둘이마주앉아맨날민화투도칠수없고.

그제는조부모제삿날이다.

이른아침부터마누라는제사준비하느라혼자바쁘다.

나는뭘하나.별할일이없다.지켜보다출근하려는데,

마누라왈,퇴근해서밥좀하소한다.

그리고덧붙인다.많이하지마소.묵을사람도없는데.

퇴근해들어가니일이많다.

병풍도내려놔야하고,상도꺼내야하고,지방도써야하고.

마누라는퇴근하고들어오자말자또바쁘게설친다.

별그럴일도없는데부산을떠는것이다.

그런생각으로마누라를보니어째하는짓이텅비어있는느낌이다.

마누라와제사를모시는데,첫난관은헌작할때술따를사람이없다는것이다.

마누라더러따르라고하기에는좀거시기하다.결국내가따르고내가올리고.

마누라술올리고절하고,그리고제올리고냉수올리고.

십여분도안걸렸을것이다.제사는그것으로끝이다.

하직인사를하려면서곁에서있는마누라를보니뭔가마음이좀그렇다.

둘중에누가먼저제사상을받을까하는뜬금없는생각.

제사상을물리며하는음복도나혼자다.음복술도잘넘어가지않는다.

대충치운후마누라가앉았다.제사상에놓여있던정종한잔을들이킨다.

한잔을몇차례에걸쳐미사더니좀있다아,취한다한다.

그리고는뭔가구시렁구시렁.

마누라는취한상태의또다른자기와마주앉아얘기를하고있는지모른다.

그것도잠시,마누라는다시일어나치우느라부산을떤다.

별치울것도없는데뭘치우나.

그런마누라에게서텅빈집이다시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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