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과 ‘미스틱 리버(Mystic River)’
어제 외신에 지금은 고인이 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에 관한 폭로성 기사가 하나 떴다. 한 때 전 지구를 열광케했던, 그러나 지금은 죽고 없는 사람에게 안기는 것치고는 참 고약한 기사다. 마이클 잭슨이 그가 어린 시절 동성으로부터의 ‘남색(sodomy)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고 나온 장본인이 바로 마이클 잭슨의 생전 주치의였던 콘래드 머레이(Conrad Murray) 박사라는 게 더 충격적이다. 머레이 박사는 최근 자신이 펴낸, 마이클 잭슨과 관련한 ‘This Is It: Laying Bare Grim Details From the King of Pop’s Life’라는 제목의 책에서 잭슨이 어릴 적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 후유증으로 평생 격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마이클 잭슨은 그가 그의 아버지로부터 학대 당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런 성폭행 사실을 털어 놓은 것이라고 인용되고 있다. 그러나 잭슨이 누구로부터 성폭행(강간)을 당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마이클 잭슨이 생전에 외모를 상당 부분 뜯어 고친 것도 성폭행에 따른 후유증으로, 잭슨은 성폭행 이후 거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한다. 잭슨은 외모가 달라지면 과거 역시 잊어버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그렇게 했으나 그렇게 되질 않았고, 그 악몽은 계속 그를 따라 다녔다고 했다.
마이클 잭슨이 이미 죽어 이 세상에 없으니, 이 폭로의 진위 여부는 가릴 수가 없다. 다만 머레이 박사를 둘러싼 행적이 이런 폭로의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그 사실여부를 가늠해볼 여지는 있다. 머레이는 잭슨이 죽은 후 프로포폴 수면마취제 과다처방에 따른 과실치사 유죄를 2011년 선고받고 2년 간 복역했다. 그러니 그의 형편도 여러가지로 어렵다. 그는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런 폭로를 담은 그의 책이 ‘대박’을 터뜨릴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에서도 그의 과거의 행적과 이런 노림수 때문인지 그의 폭로에 그리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런 폭로는 그가 죽은 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를 따라다니고 있는, 그의 아동성추행에 따른 ‘소아성애’ 의혹과 관련해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측면이 있다. 마이클 잭슨은 1993년 아동성추행 의혹에 이어 2003년에도 13살 소년은 추행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이 두 건 모두 형사처벌은 받지 않아 무죄로 결론이 났지만, 민사소송에서 상상을 불허하는 합의금을 물었다.
지난 6월에는 2003년 사건 당시 샌타바버라 경찰국의, 잭슨의 ‘네버랜드’ 저택을 가택수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공개돼 충격을 줬다.  이 가택수사과정에서 아동포르노와 가학성 포르노, 잔혹한 동물학대 등을 담은 각종 음란 동영상과 사진. 그림 등이 발견됐다는 것인데, 이 보고서는 잭슨이 “여성과 아동 포르노, 동물학대 등에 심취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이 경찰문건 또한 그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논란 중이다.
마이클 잭슨 죽은지도 7년이다. 그러나 그는 죽어서도 이런 저런 추문에 휩쌓여 평온한 안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어릴 적 동성 성폭행을 당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에 따른 여파일 것이다. 그 트라우마는 살아서건 죽어서건 따라 다닌다. 그의 ‘소아성애’가 사실이라면 그 또한 그 여파일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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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Mystic River)’라는 영화가 있었다. 2003년 개봉된 영화다. 이 영화는 미스틱 강(Mystic River)이 흐르는 한 동네에서 같이 자란 세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한 친구 딸의 살인사건을 둘러 싼 미스터리물 영화지만, 궁극적으로 이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어릴 적 당한 동성 성폭행으로 인한 비극적인 결말이다. 같이들 있다가 강제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한 한 친구는 평생을 어둡고 칙칙한 유년의 그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부적격자가 된다. 그러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결국은 그 친구가 혐의를 덮어쓰게 된다.
그 혐의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평생을 따라다닌 어둡고 칙칙한 유년의 기억, 그리고 그로 인한 우울한 일상의 현실이 그를 그렇게 몰고가지 않았나 싶다. 결국 그 친구를 의심한 친구에 의해 그는 살해되어 음울하게 흘러가는 미스틱 강에 버려진다.
마이클 잭슨의 이번 경우를 보면서 ‘미스틱 리버’가 생각난다. 마이클 잭슨도 지금쯤 그 어둡고 칙칙한 미스틱 강을 오르내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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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에서 데이브로 분한 팀 로빈스

‘미스틱 리버’에서 데이브로 분한 팀 로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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