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畵像 

내 몸은 내가 잘 안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이즈음 그런 믿음이 엷어진다. 도시 알 수가 없다. 이랬다 저랬다 한다. 어느 정도 예측이란 게 있어서 적당하게 대처를 하면 잘 넘어가곤 했는데, 그것도 안 된다.
목에 디스크 증상이 온 게 삼개월 정도 됐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다. 병원에서 방사선 사진으로 나타난 것은 좀 심각한 것이었다. 의사 말로는 좀 다니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충실히 다녔다. 그러나 쉬 낮지를 않는다.
조바심이 생겼다. 그리 큰 통증은 아니었지만, 무슨 일에 집중할 수 없는 묵직한 부담을 주는 증세로 나타나고 있어 그랬다. 일상이 헝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딴에는 운동이라 여기던 등산도 쉽지 않았다. 배낭을 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바심은 병원 순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한의원에도 갔다. 부황도 뜨고 침도 맞았다. 하지만 낮지가 않았다. 짜증이 오면서 오기를 좀 부렸다. 한 동안 삼갔던 술도 마셨다. 증세가 더 심해졌다. 어깨와 팔에 통증이 심해졌다. 통증과 저림이 차례로 반복되는 증상이다. 통증 클리닉이라는 곳엘 갔다. 방사선 사진을 다시 찍었다. 더 악화돼 있었다. 의사로부터 주의사항이 주어지고 목 보호대도 달았다. 그렇게 그 병원을 다닌지도 20일이다.
주사요법을 쓰는데 무슨 주사인지는 몰라도 독하다. 부작용이 따른다는 말이다. 특이하게도 목에 주사 하는데, 맞고나면 한 동안 눈이 붓고 식도가 느슨해 진다. 정신도 좀 몽롱해지는 것 같다. 지금껏 대여섯번 맞았다. 차도를 가늠할 수가 없다. 어떨 땐 좋아지는 느낌이 들다가 또 어떨 땐 통증과 저림이 함께 밀어 닥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깜깜해지는 느낌이다. 그런 증상은 마음가짐과 기분에도 영향을 준다. 하루에 몇 번을 하늘과 땅을 오르내린다고나 할까. 누구를 만날 때도 그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아내와도 물론 그렇다. 기분이 번갈아 변하는 조울증 비슷한 증세다.
답답한 심정에 여기 저기 주변에 많이 물어보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이렇게들 말해준다. 벼라별 병원 다녀 봤자 소용없다. 시간이 해결해준다. 지금은 그 말에 기대고 있다. 이러고 저러고 뒤뚱거리다 어느 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툴툴털고 있어날 때가 올 것이라는 것. 예전에 몇 차례 겪어온 경험에 안주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희망과 기대의 감도점차 엷어져 간다. 자신이 서질 않는다는 말이다. 나이 탓일 것이다. 연부역강의 나이가 아니지 않는가. 아무래도 지금 나의 처지는 목 보호대가 잘 대변하고 있다. 답답한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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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11월 25일 at 1:09 오후

    고생하십니다.
    저는 허리,척추협착증으로 오래 고생했습니다.
    십년이 넘는 세월동안 안해본 짓이 없어요.
    통증클리닉 주사도 여러번 맞고 그 비싼
    자생한방병원 약도 수백만원어치 먹어도 봤습니다

    그러다 지난여름 죽기 아니면 까물이치기 라는
    결심으로 삼성병원에서 수술을 했습니다.
    오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결곽가
    만족입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대학병원의 목 전문의
    진찰을 한번 받아 보셨으면 합니다.

    • koyang4283

      2016년 11월 25일 at 2:04 오후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다보니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결국은 현대의학 쪽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 참고해 한번 그렇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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