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 역의 ‘미켈란젤로’

시는 생각하기 나름으로 이해한다.

오늘 아침, 당산역에서 마주 친 한 편의 시. 미켈란젤로가 썼다.
불멸의 작품을 남긴 위대한 예술가일지언정, 하늘 앞에서는 한낱 미생의 존재인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담겨져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그는 알려지기로 생전에 300 여편의 시와 소네트를 남겼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는 수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래서 보기에 이 시도 그 맥락에서 씌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잘 알려진바와 같이 소문난 동성애자였다.
그가 남긴 시와 소네트의 대부분은 그가 남색(Sodoma) 대상으로 사랑했던, 카발리에리에게 바친 것 들이다.
얼마나 그 글 내용들이 추잡스럽고 기괴했기에 그가 죽고난 후 그가 쓴 글들의 남성대명사를 모조리 여성대명사로 바꿔야했을까.
미켈란젤로는 말년에 자신의 동성애에 대한 죄책감으로 심한 갈등과 죄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이 시도 아마 그런 생각의 연장선에 쓴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 시가 그런 맥락으로 받아들여 진다.

“… 나쁜 행실을 밝히고 결산하는 곳에 이르고보니”
“다른 죽음이 나를 위협하네”라며 “영혼이 위로 받았으면”하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유명한 이름 미켈란젤로의 뜻이 대천사 ‘미카엘’이라고 하니 이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바란대로 미켈란젤로는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영혼의 위로를 받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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