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카메라와 노는 재미

콘티나(Contina)는 독일 짜이스 이콘(Zeiss Ikon)에서 1950년대에 출시해 대중적 인기를 모은 중저가의 35mm 랜지파인더 카메라 모델이다. 이 카메라는 촬영시 불편한 점이 있었다. 그 시기 중저가 랜지파인더 카메라가 대부분 그랬듯이, 이 카메라도 고급 기종을 제하고는 논대중으로 거리를 재 촬영하는 목측식 카메라였다. 이에 더해 노바(Novar, f3.5)나 노비카르(Novicar, f2.8) 렌즈의 최대근접 촬영 거리가 1m 내외(3-4 ft.)로, 정물 등을 근접해 찍을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짜이스 이콘에서 내 놓은 게 콘티나 용 ‘프록사(Proxar)’ 렌즈다. f=0.5m의 이 렌즈는 19.75 인치와 11.75 인치, 두 가지 거리의 근접 촬영을 할 수 있는 고정 초점 렌즈로, 카메라 슈에 부착할 수 있는 전용 파인더와 함께 출시됐다. 촬영 방법은 근접 거리에 따라 파인더 뒤의 블랙과 레드 도트 두 레벨을 조정한 다음, 파인더에 딸린 체인의 블랙 볼과 레드 볼로 거리를 잡아 찍는다. 19.75 인치는 블랙의 도트와 볼을, 그리고 11.75 인치의 거리는 레드 도트와 볼을 이용하게끔 돼 있는 것으로 매뉴얼에 나와있다.

얼마 전에 콘티나 IIa에 딸린 이 프록사 렌즈를 어쩌다가 구했다. 매뉴얼이 있었지만, 독일어로 된 것인 줄 알고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영어로 된 것이었다. 읽어 보았더니 재미있다. 하지만 이제껏 이 렌즈로 촬영은 못 해봤다. 지금 이런 렌즈로 그만한 거리의 근접 촬영을 한다면 소가 웃을 일일 것이다. 그러나 1950년대 그 시기, 이 렌즈가 나올 적만 해도 상당한 인기를 끈 액세서리 렌즈다. 사용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찍어보는 일만 남았다. 짜이스 이콘의 옛 독일 카메라에는 이런 액세서리가 많다. 이들을 모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1950년대의 향수에 젖어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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