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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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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디 스미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9년 11월

제목인 ‘NW’는 런던의 북서부 지역을 의미하는 우편 기호라고 한다.

 

영국의 지리적으로나 행정체제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통해 우선 접해본 작가의 작품, 오늘날의 영국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라고 느낀 작품이다.

 

NW의 저소득층 주택단지 중 콜드웰에서 자라고 성장한 네 사람의 이야기는 저마다 각기 다른 방향을 통해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들을 그린다.

 

런던 시민인 리아, 내털리, 필릭스, 네이선은 콜드웰에서 자랐다.

 

리아와 내털리 네이선은 서로 학교나 성장 배경의 공통점을 통해 알고 있는 사이다.

리아와 내털리는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을 만큼 친밀한 사이, 리아는 백인, 내털리는 자메이카 이민 세대의 후손이다.

서로 다른 피부색이지만 어린 시절 서로 알고 지낸 세월이 말해주듯 친하게 지냈듯 하지만 어느 순간 멀어졌다 만남을 반복하게 되고 이들 중 성공한 사람은 내털리뿐이다.

 

마리와, 코카인, 여러 명의 자식들, 종교의 힘으로 뭉쳐 사는 아프리카 이민세대들, 그 누구도 콜드웰을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막막하고 갑갑하기만 하다.

 

리아 또한 아프리카계 프랑스 흑인인 미용사 미셸과 올리브란 개와 함께 살아가며 마리화나를 달고 사는 여인이다.

어느 날 자신의 집에 샤라는 여인의 긴박한 구조 요청은 그녀의 삶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게 되면서 다른 이들의 삶과도 연관이 된다.

 

책의 구성은 리아, 내털리의 성장 배경을 통해 NW의 모습을  그린다.

 

복잡한 구성의 집안에서 벗어나고자 공부에만 몰두했던 내털리는 변호사로서 성공, 자신 또한 흑인과 이탈리아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남편 은행 투자가 프랭크와 성공한 부부로서 살아간다.

 

어느 날 리아의 부부를 상류층 인사들이 가득한 자신의 파티에 초대한 내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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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곳에서 자신들과는 동떨어진 세계를 체감하는 리아 부부는 성공한 친구의 부부를 보면서  또 다른 감정을 갖게 한다.

 

책 속에서 보인 등장인물들의 삶은 가난에 찌들고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 많은 가족들에 둘러싸인 채 약물중독, 폭력이 그칠 날 없는 그날그날을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인다.

 

이곳을 빠져나오기 위해,  성공을 하기 위해 교수나 윗 상사들에게 돈과는 연관이 상관없는 태도를 보였던 내털리, 결국 성공은 했지만 여전히 그녀 친정 식구들의 삶은 벽을 허물지 못한 현실 앞에 답답함과 그녀를 보는 동료들의 시선은 그녀 자신의 삶을 지치게 만든다.

 

 

**** 그들은 내털리가 지닌 법조계에 대한 윤리관과 강한 도덕성과 돈에 무관심한 태도를 듣기 거북할 정도로 칭찬했다. 그러면서 내털리가 자랐고 현재 일하는 동네를 넌지시 암시하며 비꼬는 듯한 말투로 지껄이곤 했다. 그들의 마음속에 내털리가 자란 동네는 희망이 없는 곳이자 교전 지역 비슷한 곳이었다. – p 403

 

 

보란 듯이 성공은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태생과 인종적인 한계에 부딪치는 내털리의 마음, 이곳을 빨리 벗어나 자신의 아이들만큼은 다른 곳에 자라게 하고 싶은 미셸과는 달리 피임약 복용을 통해 임신을 거부하는 리아, 책 말미의 뜻하지 않게 이어지는 네이선과의 관계는 저자가 그렸던 영국의 가감 없는 현실의 한 부분을 그렸다.

 

 

 

필릭스 또한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이곳으로 왔지만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과정은  저소득층이자 이민 세대의 후손들로서 영국이란 나라에서 살아가는 힘든 또다른 단면의 삶을 보인다.

 

 

 

 

이렇듯 찬란한 대영제국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영국이란 나라지만 저자의 글을 통한 그들의 제국주의의 산물이자 넓은 아량(?)으로 받아들인 이민세대들의 삶은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 점을 지적한다.

 

저자의 배경 또한 영국 런던 북서부 브렌트에서 자메이카 이민자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렇기에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유럽이라는 대륙에서 이민자들의 후손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현실, 성공을 원하지만 그곳을 벗어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환경의 한계를 통해 영국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을 비춘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읽기엔 수월한 문장들이 아닌 끊어지듯 연결되는 패턴이 방해가 된 작품, 책 말미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은 의외의 결말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죽지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7월

떠오르는 신예라는 작가의 작품, 제목부터가 궁금하게 만든다.

 

문화인류학자를 자처하면서 동남아시나, 오세아니아의 소수민족을 연구한다고 그들과의 삶을 함께했던 아버지 스즈키 조는 또 다른 얼굴을 지닌 사람이었다.

 

주인공 우시오는 남다른 인생을 살다 간 아버지의 유품 중 일부를 유산으로 받게 되는데, 유품 정리 중 아버지가 쓴 작품 “분무도의 참극’이란 소설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쓴 것처럼 책을 출간하게 되고 일약 유명 작가로 이름을 얻게 되지만 더 이상의 책을 내놓을 수는 없는 상태, 그러던 어느 날 교수 딸인 하루카와 하룻밤을 보내면서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뜻하지 않은 하루카의 죽음은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10년이 흐른 어느 날, ‘복면 작가’로 잘 알려진 유명 추리작가가 자신의 데뷔 20주년을 맞아 우시오를 포함한 네 명의  남녀를 별장으로 초대장을 보낸다.

 

천성관이라고 불리는 외딴섬에 위치한 별장, 모두 모인 다섯 명은 실제 초대한 주인은 없고 기분 나쁘게 생긴 진흙 인형 5개만이 있을 뿐이다.

 

누가 그들을 이곳으로 초대를 한 것일까?

이들 5명은 모두 죽은 하루카와 연관이 되어있단 사실을 알게 되면서 책의 진행 방향은 전혀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모두가 죽었지만 죽지 않은 상태로 살아났다는 설정에 독자들은 새로운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며 읽게 되는데  책의 구성의 묘미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아무도… 와 ‘시인장의 살인’을 떠올리게 만든다.

 

밀실 살인처럼 여겨지지만 누가 범인인지를 죽었다 환생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은 기존의 스릴의 분위기와는 좀 다른 느낌을 준다.

 

시간의 차이로 벌어지는 살인 공격시간, 그 배후에 범인의 실제 행동과 이를 추리해가는 사람들, 아니 마치 좀비처럼 여겨지는 설정의 무대와 분위기는 중반 이후부터 독자들의 시간 계산의 피곤함도 동반하게 만드는, 저자의 트릭이 무게감을 더해준다.

 

 

 

이렇듯 사건의 해결이 되었는가 싶은 흐름은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범인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스릴과 공포를 동반한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숙주와 기생충의 관계를 통해 종반부의 범인의 모습이 밝혀지는 장면은 에일리언의 한 모습을 연상시켰다.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장면 속에서 밝혀지는  인간의 사랑에 대한 집착, 솔직함을 뒤로하고 사건을 더욱 커지게 만든 사람들의 모습들이 겹쳐지면서 씁쓸함을 던지게 한다.

 

작가의 욕심이랄까?

시간 타임을 이용한 살인의 설정은 좋았으나 욕심이 앞선 탓인지, sf적인 좀비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과감한 설정은 신선하기도 하면서도 좀 지루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제목 그대로 죽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은 사람들의 기이한 스릴러물, 좀 더 색다른 과감한 스릴을 원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것 같다.

 

노예선의 세계사

노예선  노예선의 세계사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후루가와 마사히로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역사, 문화, 다큐 등 많은 자료를 통해 이미 우리들은 노예에 관한 글들을 많이 접해왔다.

 

노예 하면 떠오르게 되는 뿌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노예 12년…

 

긴 세월 속에 노예로서 살아갔던 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이야기들은 이미 우리들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바, 이 책에서는  본격적인 노예란 신분을 가진 사람들을 싣고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노예선을 통한 이야기를 다룬다.

 

총 3장에 걸친 큰 제목에는 노예무역이 탄생하게 된 상황인 근대 무역과 노예무역의 필요성 대두, 이런 노예선을 움직이기 위해서 새롭게 등장한 사람들의 직업과 생활들, 마지막으로 노예무역이 폐지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 만큼 노예란 신분을 넘어 그들을 싣고 대서양을 누비며 새로운 환경에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아프리카인들의 애환을 그렸다.

 

흔히 알던 노예라고 하는 사람들의 인상이 떠오르는 아프리카 사람들 이전에 이미 유럽에서는 전쟁을 통한 포로들을 통해 노예제도를 실행하고 있었다.

 

유럽의 이슬람 세력을 막기 위해 최후의 보루였던 그라나다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잡힌 이슬람 출신 노예들을 한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 본격적인 노예를 얻기 위해 선발주자로 나선 국가는 15세기부터 활약한 포르투갈 상인들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에 나오는 주인공 또한 책 속에 그저 난파되어 홀로 남겨지고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다룬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알았다면 주인공이 배를 타고 나선 경위의 프리퀄이라고 해도 좋을 뒤 배경에는 이런 무역을 통해 한몫을 얻으려는 사연이 담겨 있음을 알려준다.

 

이렇듯 포르투갈을 위시해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가 뛰어든 노예무역은 삼각무역의 구조를 띠면서 더욱 서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얻게 되고 그 과정에서 흑인들을 얻기 위해 물물교환식으로 아프리카 추장들과의 거래는 아프리카의 전쟁을 유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노얘1

 

한편 노예선을 운영하기 위해서 다른 직업들을 가진 사람들, 선장, 선의, 선원, 항해사들의 조합이 한 배에 수백 명의 흑인들을 싣고 출항해 북남미의 사탕수수나 커피농장으로 팔려 나가기까지의 이동수단이 됐던 노예선은 그야말로 참혹한 이동 감옥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아픔을 그린다.

 

영화에서도 등장한 꼼짝없이 누워서 쇠사슬에 묶여 하루 중 어느 시간만 할애해 억지로 춤과 노래를 시키고 다시 묶어놓는 방식으로 이동해 간 모습들은 노예와 노예무역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유럽 국가들의 경제활동을 주시했던 트리니다드 출신의 역사가이자 정치가, 에릭 윌리엄스의 글을 통해서 더욱 실감 있게 전달된다.

 

긴 세월 동안 미지의 환경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흑인들은 점차 서머싯 사건을 쟁점으로 법정 공방전으로 이어지고 곧이어 아이티의 노예 반란과 다른 나라들의 노예 반란 현황, 유럽의 정세의 혼란한 기운과 맞물려 노예무역에 대한 폐지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노예제 폐지에 대한 의견은 다시 긴 세월을 통해 서서히 이루어짐으로써 오늘날 완전한 노예제 폐지를 법적으로 이루어 냈지만 저자는 묻는다.

 

오늘날에도 노예제란 말은 없어졌지만 실제 각 나라에는 여전히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과거의 노예 형태와는 다르게 채무 노예제, 계약 노예제, 자산 노예제로 불리는 그들의 삶은 과거나 현재나 마찬가지로 어렵다는 현실이 갑갑함을 전해준다.

 

금이나 다이아몬드, 카카오 콩을 재배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력의 필요함은 여전하기에 열악한 아프리카에서는 오늘도 어린 손들이 힘겨운 농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이 시대는 변해도 여전함을 보인다는 현실은 갈길이 아직도 멀다는 느낌이다.

 

 

현대노예

 

자료수집에 근거한 노예선의 발자취를 따라 지금의 터전을 이루게 된 사람들, 한 제도의 불합리를 통해 근절한 결과물이 또 다른 식민지 시대를 열었다는 점은 유럽 열강들의 경쟁 이익을 앞세운 자만과 이기주의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1000만 명에 이르는 희생자를 냈다는 노예무역-

 

역사 속 노예를 통한 세계의 인구 이동과 무역을 통한 세계 쟁탈, 그 가운데 인간의 삶을 중시한 것을 뒤로한 채 탐욕과 실리 이익을 앞세운 열강들의 모습을 노예선 역사를 통해 주목해 쓴 글이라 다른 관점에서 읽게 되는 신선함을 전해 준 책이다.

테라피스트

테라피스트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북유럽의 문학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심리 스릴러물을 만났다.

 

오슬로에서 건축가인 남편 시구르와 살고 있는 30대 여성 사라는 심리치료사다.

남편의 할아버지가 살던 집을 물려받아 살고 있고 그녀의 직업 상담을 위해 마련한 장소는 그들이 살고 있는 집에서 하고 있다.

 

어느 날 남편 시구르는 친구들과 산장에 간다면 집을 나서게 되고 남편은 그녀의 휴대폰에 ‘헤이, 러브’ 하는 달콤한 메시지와 무사히 도착했다는 말을 남긴다.

 

그런데 얼마 후  남편의 친구로부터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실종인가, 아니면 나만 모르는 제2의 장소로 간 것일까?, 점점 불안에 쌓인 사라 앞에 남편이 총에 맞고 죽은 채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 그는 죽은 채, 자신 앞에 나타난 것일까?

그 이후 그녀만 홀로 남겨진 집에 이상한 분위기와 기운을 느끼게 되는데 그 기운이 자신만이  느끼는 착각에 의해 그런  것인지,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인지조차 모호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심리 스릴러의 특성상 내면의 변화에 중점을 두는 부분들이 많아서일까?

이 소설 또한 평범한 일상의 자질구레한 부분들을 조금씩 깨뜨리고 불안을 조성하고 변화된 모습을 자신의 자각 안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에 대한 회의마저 들게 하는  장치를 보인다.

 

밑밥을 여기저기 뿌려놓는 저자의 이런 패턴들은 어떤 큰 일을 통한 변화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독자들이 넘어가게 만드는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만큼 큰 변화가 없다.

 

침실 위층 다락방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고, 남편이 분명 가지고 나갔던 도면 통이 다시 제자리에  걸려 있다거나 열쇠가 없어졌다 다시 나타난 것들까지…

 

저자는 사라가 겪는 심적 고통과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 앞에 배신감과 자신이 마주한 뜻밖의 불륜녀의 만남까지를 롱테이크 연출법을 연상시키듯 천천히 전개한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여생을 약속하지만 각자 외도를 통한 두 사람의 관계와 그 이후의 부부관계, 경제적인 생활의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벌어지는 사건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하나의 결정적인 서스펜스 대미의 장식을 마무리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의 부분들, 어쩌면 주인공 사라의 심정을 대변해주듯 범인 또한 그러한 결정적인 실행을 옮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책이다.

 

환자의 내면을 끌어내어 치료하는 심리치료사로서 자신이 겪게 되는 혼돈의 몰아침, 신뢰가 깨지면서 무너지는 가정의 몰락과 그런 모습을 지켜본 범인의 행동들이 끈끈한 심리 스릴러의 전형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심리 스릴러 특성상 화끈한 액션은 없지만 한방에 커다란 후련함을 날리는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여름 소설로써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브람스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책을 구매한지가 꽤 됐는데, 이제서야 집어들었다.

 

사실 책을 구매하게 되면 언젠가는 읽을거야 하는 막연한 느긋함이 한 몫을 한 것도 크고 완전히 내것이란  소유의 집착이란 점에서도 더욱 안일한 책태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띠게한 면도 없지않아 있다.

 

말도 말고 탈도 많았던 저자의 24세 때의 작품이란 사실도 놀랍지만 사랑과 연애, 그 이후의 느끼는 다각적인 감정의 포말선이 여러 모로 다가오게 한다.

 

39살의 이혼녀인 폴은 실내장식가다.

 

오랫동안 사귀어온 로제란 남자 친구가 있고 , 당연히 그들은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사랑이란 감정이 두 사람 간의 차이가 있다.

 

맹목적으로 그를 기다리고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그가 원한다면 기꺼이 함께 하는 여자 폴에게 로제는 폴을 사랑하긴 하지만 자신의 자유도 중요시 여기는 남자, 초창기 연애 때의 강렬함은 뒤로 하고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고 즐기는 타입의 사람이다.

 

그런 그의 일상들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참고 기다리는 폴, 어쩌면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그녀는 외로움과 고독이란 동반자와 함께 하는 삶을 이어가나는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실내장식을 의뢰한 미국 여인의 집에 가면서 시몽이란 남자를 만난다.

25살의 풋풋한 싱그러움, 정말 잘생긴 미남으로 변호사인 그는 한눈에 폴에게 반한다.

 

수줍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시몽 앞에 폴은 치기어린 젊은 남자의 사랑으로 생각하지만 그의 당찬 사랑법과 행동, 로제의 거짓말과 홀로 남겨진 외로움은 무너져 버리고 시몽을 받아들이게 된다.

 

 

“알다시피 나는 경솔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스물 다섯 살이야. 당신보다 먼저 세상을 살진 않았지만, 앞으로 당신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진 않아. 당신은 내 인생의 여인이고, 무엇보다 내게 필요한 사람이야. 나는 알아. 당신이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신과 결혼하겠어.”

 

 

 

 

제목이 의미하는 브람스…는 저자는 필히 이렇게 써야한다고 했다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브람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람스 공연에 초대할 때는 먼저 이 질문을 한다고 한다.

 

책에서 시몽이 폴에게 전한 의미도 이 부분이 들어있기도 하고 이 기회에 브람스를 싫어하더라도 들어는 보겠냐는 뜻도 있을것 같고 이에 확대된 의미로 보자면 사회에서 인식하는 연상연하의 통념을 깨보자는 의미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실제 브람스가 평생 사랑한 여인이 14살 연상의 클라라 슈만이었단 것고 동일시된 등장 인물들의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저자는 그려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하지만 흔히 말하는 통속적인 연애의 형태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사랑의 농도 짙은 부분들을 깨고 저자는  폴의 심리, 로제가 여전히 폴을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는 심리, 시몽의 활기차고 젊은 사랑의 심리를 보이면서 인생에서 한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인생의 전반적인 대부분의 경험치를 따지자면 시몽의 사랑은 폴에게 있어 벅찬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고 로제와의 만남을 끝까지 거부하지 못한 내면의 심리는 여전히 로제의 바람기와 자유분방함을 넘어선 사랑이란 감정이 시몽의 사랑보다 앞선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영화 대사중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란 대목이 떠올랐다.

사랑이 변했다기보단 사람의 감정이 변하기 때문에 폴과 로제, 시몽이란 세 남녀의 감정선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익숙한 사랑 패턴과  갑자기 몰아치는 사랑 앞에 변화하길 주저했던 폴의 사랑, 인생의 여러 단면들 중 사랑이란 주제를 통해 기쁨과 슬픔, 아픔, 행, 불행이 모두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떡복이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한국인이 가장 애정 하는 분식은 무엇일까?

 

아마도 떡볶이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순대, 튀김과 함께 떡볶이의 국물에 푹 찍어 먹는 맛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맛인데, 방송을 보더라도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고 경험하는 장면 중 분식 분야에서 가장 원톱으로 뽑힐 것이란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떡볶이 하면 학창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야간 자율학습, 일명 야자 시간이 돌아오면 학교 급식 식당에서 먹는 국수 종류도 좋았지만 뭣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교문을 나가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분식집이었다.

 

야자 시간이 주는 유일한 숨통이자 자유시간이었던 그 시간은 선생님들이 교문 바깥출입을 허락해 주셨기에 가능하기도 했지만 각기 다른 분식집 떡볶이를 먹던 기억은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주제인 떡볶이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 책은 각 지방에 분포된 유명 떡볶이 집을 탐방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때론 유머를 느끼게 하는 첫 이야기부터 (유쾌한 반전), 저자들 나름대로 추구해온 느낌이랄까, 성향이랄까, 자신 있는 글의 향연은 이렇게도 글이 달라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하나의 주제로 모아진 이야기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통해 때론 공감과 아픔을, 때론 역사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현실적인 인생을 먼저 살아온 선배의 이야기를 통한 따뜻한 위로를 받게 한다.

 

원래 떡볶이는 궁중 떡볶이의 맛이 우리나라의 오랜 맛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점차 매운맛이 가미해지고 어묵이 들어가면서 국물 맛을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 양념 비율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른 고유의 맛집이 생겨나고 그럼으로써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 ~신당동… 집 하는 식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는 흐름이 떡볶이의 역사를 들려주는 듯하는데, 바로 이 책에서 보인 내용들도 이런 느낌을 받게 했다.

 

담백한 떡볶이를 연상시키는 이야기도 있었고 어처구니없이 당해야만 했던 이야기, 너무 밍밍하거나 엄청 매웠던 기억을 상기시키는 듯한 이야기도 있었으며, 묵직한 사골 국물의 맛이 느껴진 떡볶이의 다른 맛, 잔잔한 뒷 맛을 느끼게 하는 맛까지…

 

다양한 맛을 책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10명의 작가들이 준비한 떡볶이 맛을 느껴볼 것을 권한다.

 

눈물, 콧물, 시원함, 유쾌함, 아픈 맛, 복수의 맛, 추억이 담긴 맛, 각자 취향에 맞는 떡볶이를 맛보는 재미는 더 이상 없을 듯하므로~~~

                                                                                                                                

스틸 키스

스티키스

스틸 키스 링컨 라임 시리즈 1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링컨 라임 시리즈 12가 돌아왔다.

 

전작에서도 보인 색스와 링컨의 콤비 조합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연인이자 같은 수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조합이란 멋진 설정은 이번에도 여지없는 스릴의 맛을 추구한다.

 

망치란 둔기로 머리를 맞고 사망한 사람의 용의자를 쫓던 색스는 우연히도 용의자 비슷한 사람을 보게 되면서 그의 뒤를 쫓아 따라간다.

 

스타벅스에 들어간 용의자를 두고 그에게 다가서려 한 순간, 다른 백화점에서 비명이 들린다.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의 패널이 갑자기 열리면서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 것-

 

용의자를 추적하느냐, 시민을 살려야 하느냐에 대한 기로에 섰던 색스는 우선 시민을 구하러 가게 되고 용의자는 그 순간을 틈타 유유히 사라진다.

 

이야기의 흐름은 용의자의 시선으로 색스를 좇는 부분과 색스와 이 사건의 연관성을 통해 일하다 함께 사건에 뛰어들게 된 링컨의 조합으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사건 수사과정 중 사지마비 장애자가 된 링컨이란 이름으로 표방된 시리즈물은 시대의 흐름을 빨리 캐치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다양한 범인들의 등장을 통한 수사의 이야기들은 이번엔 사물인터넷(IoT) 서버를 이용한 해킹을 통한 원격 살인이란 설정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떤 관심 있는 분야를 보고 나면 그 이후 그와 비슷하거나 연관된 정보의 알림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 동의를 통한 데이터 마이닝이란 것을 이용한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솔직히 이런 안내를 접할 때면 나의 개인정보 신상이 어디선가 쉽게 통용되고 있다 라는 의혹과 함께 기분이 좋지는 않다.

 

저자는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한 생활 곳곳에 스며든 전자제품, 엘리베이터, 전기를 이용한 각종 기구들, 생활권 범주에서 도저히 쉽게 뿌리칠 수 없는 편리함 앞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스릴과 추리란 장르를 이용해 드러낸다.

 

 

**** 문제는 사회다. 그들은 소비하고, 소비하고, 소비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물건을 수집하고, 물건을 수집하는 데 집중한다. 달리 말해 저녁식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만’ 하고,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여서 소통하는 자리여야 한다. 최고의 오븐, 최고의 만능 조리기구, 최고의 블렌더, 최고의 커피메이커를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이런 물건들에 집중한다, 친구가 아니라!! 가족이 아니라. –    p.562

 

 

 

스릴이 주는 범인의 정체에 대해 이미 범인이 누구란 것을 알고 시작하는 전개 뒤에 감춰진 또 다른 반전의 맛은 역시 제프리 디버만이 가진 맛깔난 장면이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이런 다른 희생자를 내세움으로써 다른 무해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가는 과정, 법 안에서 힘없는 사람들의 억울함 표출이 어떻게 그릇된 방향으로 제3의 다른 전개방향으로 이어지는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인다.

 

색스와 링컨을 위시한 주위 인물들의 조합도 원팀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한 작품, 차후 저자의 다른 스릴은 어떤 내용을 그려나갈지 기다려진다.

책 좀 빌려줄래?

책좀빌려줘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웬만하면 나의 손에 들어온 물건들은 타인에게 빌려주질 않는다.

깊이 생각하고 더 이상 읽지 않는 책이란 생각이 들게 되면 그때서야 그냥 주거나 읽은 후 정말 좋다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들면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로 사주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분들도 있을 텐데, 저자도 이런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지 않을까?

 

현직 치과의사이자 책 컬렉터,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책에 대한 생각을 카툰 에세이 형식으로 그려낸 책이다.

 

첫 문장부터 공감을 사게 되는 것, 이후부터 눈은 더욱 호강을 한다.

 

책을 소유한 사람들의 책장을 보면서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 과연 나는 어떤 책들을 소장하고 있는가를 둘러보게 만든다.

 

책장 정리법도 하나의 알찬 정보 보너스!

 

아무래도 나가 갖고 있는 관심분야부터 책을 소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책장에 꽂힌 책들의 종류를 통해 저자가 느끼는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책은 어떤 장소에서 읽느냐란 부분을 볼 때는 웃음이 빵 터졌다.

나도 이런 부류 중 하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는 책이란 것을 통해 위안과 공감을 받고, 책을 통해 또 다른 간접 세계를 이어간다는 공통분모를 느끼는 덕후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분 좋게 느껴진다.

 

 

책1

책2

 

책을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저자의 세밀한 관찰력이 담긴 내용들은 그림 에세이란 가볍고도 유쾌한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그대로 녹아든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발한 카툰을 통한 따뜻한 책에 대한 이야기, 여러분들은 과연 어떤 책들을 소장하고 좋아하며 나만의 독서를 이어가고 있는지요?

 

 

책3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본격한중일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 막부의 멸망과 무진전쟁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 편인 일본에 대한 책이 출간됐다.

그동안 꾸준히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당시  다른 나라, 특히 한중일에 대한 관계를 쉽고도 재밌게 그려온 저자에 대한 기대감은 이번에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니게 한다.

 

일본의 막강했던 막부의 시대가 점차 쇠퇴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된 상황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다른 신흥 부활 세력 간의 이야기들은 어느 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도쿠가와막부의 오랜 정권 집권이 이어져온 일본은 마지막 도쿠가와막부의 주인공인 도쿠가와 요시노부의 쇼군 즉위, 이어서 메이지 천황의 등극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새롭게 신흥세력으로 등장한 웅번들의 위협과 서강 열강들의 개항을 요구하는 압박 속에 이를 타개하고자  ‘대정 봉환’이란 것을 내놓게 되지만 요시노부의 뜻대로 막부의 실권은 이어지지 않게 된다.

 

 

한중일1

 

왕정복고를 외치는 유신세력들, 일본의 내전의 막바지 피비린내 나는 무진 전쟁은 일본의 막부의 오랜 봉건체제의 몰락을 가져오게 되고 이후부터 신흥세력의 주도하에 서구의 열강 세력들과의 교류, 근대화란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어느 시대나 난세에 영웅들이 나타나고 국난을 타개한다는 이야기들은 많은 참고 자료들을 통해서 알게 되지만 일본의 독특한 막부 체제가 어떻게 몰락하고 뒤를 이어 메이지 유신이란 시대를 열면서 비로소 새로운 체제의 골자를 갖춘 근대국가로써 발돋움을 하게 됐는지의 여정은 흥미진진하다.

 

 

한중일2

 

일본의 막부란 체제 아래 서로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한 모습들,  내전이란 것을 거치면서 권력의 이양 체제의 다변화, 이를 극복하고 왕정복고란 이름 아래 새로운 근대화로 변화되는 과도기를 그린 내용은 같은 시대를 함께 한 다른 나라들과도 비교해 볼 수 있는 책이라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