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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선집

선집표지

스튜어트 밀 선집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20년 12월

자유론에 대한 저자로서 워낙 많이 알려진 존 스튜어트 밀-

그가 집대성한 글들 중 그를 대표하는 것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을 접했다.

공리주의, 종교론, 자유론, 대의 정부론, 사회 주의론, 여성의 종속이란 부분으로 나뉜 글들에 대한 내용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생각할 부분들을 던져준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교육과 아버지와 교류를 했던 벤담과의 만남은 공리주의에 대해 영향을 받으면서도 벤담과는 다른 공리주의를 주장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유명한 말속에 담긴 폭넓은 의미들은 윤리의 원리가 절대적이지만은 않은 오히려 불안정하고 지적 호기심을 잃는다는 것에 대한 경고를 말해주는 부분들은 진정한 쾌락의 길을 통한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여기서의 쾌락이란 감정적이면서 정신적인 부분을 뜻하기에 질과 양적인 면, 가치를 다루는 부분을 통해 다수의 행복론이나 개인의 행복에 대한 생각할 부분들을 느끼게 해 준다.

 

* 공리주의의 원리 중 첫 번째는 모든 개인의 행복이나 이익이 전체의 이익과 가능하면 최대한 조화를 이루도록 법과 사회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교육과 여론이 사람의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모든 개인이 자신의 행복과 전체의 이익, 특히 보편적 행복에 영향을 주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행동 양식 사이에 긴밀한 끈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종교론에서는 불가지론을 믿었던 저자의 생각을 대변해주듯 신의 존재라든가 종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만 종교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신에 대한 전지전능한 부분들에 대한 모순들을 지적하지만 의무 종교를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공
리주의의 포용력 있는 범위 내에서의 위대한 진리와 엄정한 도덕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글이
라 달리 생각한 점이 이채롭다.

존 스튜어트

 

자유론은 그의 대표작이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기도 하지만 각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허용과
그에 대한 책임감, 특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개인의 자유는 최대로 보장받아야 하고 이는 곧
국가가 정해 놓은 테두리 안에서 생활할 때 가능한 일임을 말한다.
여기엔 개인 고유의 문제일 경우 자발성에 맡겨야 한다는, 주위 사람들은 조언을 통해 그쳐야 한다는
점을 말한 대목은 개인이 자신에게 최대한 책임을 지되, 그 책임의 전가 여부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란
점, 자유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 준다.
자유론에 대한 저자의  다양성에 대한 예제를 통해 개인, 사회, 국가적인 허용의 범위와 제한의 범위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부분이 아닌가 싶다.
* 자유의 원칙은 우리가 자유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자유를 바라는 것과 같은 의미의 자유는 함부로 누
리지 못하도록 제한을 가해야 한다.
이 원칙 안에서 각 개인은 행위자 자신에게만 관계되는 일에 대해서는 무제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밀은 대의 정부론에서 여러 정부의 형태중 가장 나은 민주주의에서도 여전히 빈부의 격차와 무한 경쟁

의 시대에서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현실에서 다수가 아닌 소수의 발언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사회

를 주장했다.

최선의 민주 정부란 무엇인지, 여기서도 밀의 도덕률을 강조한 사회 구성원들의 능력과 도덕성을 발전

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정치체제를 제시했는데, 인간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부를 좋은 정부라

규정했다.

지금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비쳐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이 역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사회 주의론 역시 그가 생각한 노동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느낄 수가 있다.

자유주의자인 밀이 왜 사회주의를 생각했을까? 밀은 노동에 대한 소외 부분을 사유재산권과 연결해

사유재산권이 절대적 권리가 아님을 말한다.

물질만능으로 발전하고 사유재산으로 인한 서로 간의 경쟁은 그가 생각했던 이상 세계와는 동떨어진

부분들이 많았기에 그는 물질 만능이 주는 현시대의 대안으로 주장한 논리가 여러 경험적 연구를 통해

설득력을 지니게 한다.

여기에서  그가 주장했던 자유를 포기하지 않는, 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자유사회주의를 추구를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즉 개인의 자유가 가장 큰 가치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윤리성 면에서 보면 그나마도 사회주의가 지향한 부분들에서 보인 면들이 자본주의가 지닌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음을 느꼈던 것이기에 이러한 공존을 모색했다.

여성의 종속에서는 결혼이란 제도 아래서 여성이 지닌 활동과 삶의 연장선에의 한계를 드러낸 불합리한 부분들을 지적한  밀은 그가  살았던 시대에 비춰보면 상당히 진보적이었단 생각이 든다

여성의 능력이 남성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능력 부족이 아닌 그들이 받은 교육이 남성들이 받았던 교육과 다르고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뿐이란 사실을 보인다.

그가 살았던 1800년대 시절에  쓴 글들이라고 하기엔 당시 시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혁신적인 진보 부분들이 많았음을 느끼며 읽었다.

모든 부분에서 인간 존재와 연결시켜 보다 나은 생활은 무엇인지,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맞는 제도는 무엇인지에 대한 그가 고찰하고 쓴 주장들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부분들이 많음을 느낀다.

물론 모든 주장의 글들이 옳다는 것이 아닌 불편하고 때론 지금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더러 있지만 시대를 감안하고 생각한다면 앞서 나간 진보 인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그는 교육을 통해 보다 나은 인간 형성과 사회 분위기 조성, 특히 여성의 종속에 대한 부분들에서 교육을 통한 남녀 간의 공동 화합을 다룬 부분들, 지금도 학대받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사건들을 접할 때면 마치 본 것처럼 다룬  이 부분에선 개선의 여지가 쉽게 변하지 않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한 권으로만 집중해서 그가 주장한 글들을 읽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렇게 여섯 부분으로 나뉘어 만나 본 글들은 그가 평생을 천착해 온 총집합체의 선집이라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우리들에게 인간으로서 살아감에 있어 최대의 행복과 이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여러 가지 경험적 연구 사례를 통해 전해 준 이번 글을 통해 그를 더욱 잘 알게 해 준 책, 나에겐 많은 의미를 부여해준 책이다.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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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 인간실격이란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다자이 오사무가 쓴 글 들 중 대표적인 여러 글들을 담은 책을 접했다.

우선 책의 특징을 꼽으라면 짧은 에세이 형식,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과 함께 그동안 잘 읽어보지 못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 작가가 그려온 작품의 세계, 그 안에 담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나 생각들은 글을 통해서  알 수가 있는 가운데 당 시대의 흐름과도 맞물린 정서나 고통들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가 있다.

첫 번째의 6월 19일 같은 작품은  단 1장의 글에 담긴 짧은  내용 속에 함축된 수필의 느낌이자 자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

오사무앞

 

두 번째 작품인 ‘여치’는  여성의 시각에서 쓴 작품이라 인상이 깊게 다가온 작품이다.

헤어지겠습니다. 당신은 거짓말만 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작품의 내용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남편의 시대의 흐름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면만을 믿고 결혼한 여성이 남편이 명성을 얻게 되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남편이 세상과의 타협 내지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가 변해버린 모습에 실망한 여인의 말을 통해 그려낸 작품이다.

남성 작가의 시선으로 여성의 심리를 그린 점, 작가 스스로 돈을 벌게 됨으로써 장사꾼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계의 의미에서 썼다고 하는데 그 의미에 잘 들어맞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아, 가을이란 작품에는 시적인 함축된 단어가 들어있는 것이라 저자의 소설로만 대해왔던 독자들이라면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다.

 – 가을은 여름이 불타고 남은 것

   여름은 샹들리에, 가을은 등통

   코스모스, 무참함.

이외에도 ‘비용의 아내’란 작품 속에서 보인 부부간의 생활모습들이 기존의 평범함을 넘어선 시대가 주는 각박함, 전쟁이라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가장이자 남편으로서의 무능함, 그런 반면 아이와 함께 가정을 지키려 삶의 생활전선에 뛰어든 아내의 진취적인 모습들이 상반되게 그려진 작품이다.

가정으로 돌아오길 포기한 채 오히려 남편을 만나기 위해 그가 들르던 바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아이러니함! 그러면서도 남편과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남남인 듯하면서도 부부 사이란 것을 느끼게 하는 저자의 단어 선택이 탁월함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다.

하지만 뭐니 해도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하면 역시 ‘인간실격’이 아닐까?

세상과의 화합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위축된 마음, 주위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을 감추고자 익살꾼으로 자처하며 처세를 하는 성장의 모습들은 저자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것이라 인생의 허무함과 나약함의 끝을 보는 듯한 작품이다.

오사무글

 

작가의 실제 인생을 들여다보면 그의 인생에서 세 명의 여인이 등장하는데, 조강지처, 작품 ‘사양’의 모티브를 건넨 오타 시즈코, 그리고 마지막 자살로 함께 한 연인 야마자키 도미게가 있다.

 

오사무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이들의 삶과 함께 한 시간 속에 뛰어난 작품들이 있다는 것도 창작의 어떤 동기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첫 자살의 실패 이후 동반자살의 첫 실패의 짐이 너무 무거웠던 탓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아무래도 ‘폐인’이란 단어는 희극 명사인 것 같습니다. 잠들려고 먹은 것이 설사약이고, 게다가 그 설사약 이름은 헤노모틴이라니.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을 지나간다.

지금까지 제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오사무뒤

 

 

 

 

 

 

저자의 인생을 관통했던 인생에 대한 허무함, 허탈감,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 39년의 짧은 생애를 통해 그려온 그의 작품들 뿐만이 아니라 시적인 느낌이나 자전적인 에세이 형식의 글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저자의 작품이 궁금한 독자들에겐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의 아가, 나의 악마

나의아가나의악마

나의 아가, 나의 악마
조예 스테이지 지음, 이수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제목부터가 눈길을 끄는 반대의 단어들-

자신의 분신이자 두 사람의 행복의 결실인 나의 아이를 보는 명칭이 이렇듯 상반된 사연은 무엇일까?

읽으면서 이리도 찜찜한 기분을 느껴본 것도 오랜만이다.

가족에게 헌신하는 엄마 수제트, 남편 알렉스, 그리고 일곱 살의 딸 해나, 누구라도 이상적이고 행복한 가정의 본보기다.

그들에게 있어 걱정이라고는 단지 딸 해나가 말을 하지 않는 것, 하지 않는 것인지 할 줄 알지만 일부러 말을 하지 않는 것인지를 모르는 부모는 애가 탄다.

병원에서의 검사를 통한 신체적으로는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연이어 학교생활 부적응이 이어지자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시작한 엄마 수제트는 두 사람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점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

어린아이의 행동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반전의 기막힌 일들, 자신과 둘이 있을 때만 벌이는 이런 행동들을 남편에게 피력해도 남편은 그저 한때의 어린아이 장난처럼 여기고 있으니 수제트만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마치 영화 오멘을 보는 듯한 섬뜩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크론병이란 트라우마가 있던 수제트는 어린 시절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보살핌이 필요할 때 자신을 방치했던 엄마에 대한 아픔을 딸에게만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더욱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아이가 왜 유독 자신에게만 이렇게 험하게 구는지, 책은 엄마와 딸의 시선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생각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 이유?

그 또래의 아이가 가진 지능을 넘어서는 천재에 가까운 능력, 어른들의 심리를 제대로 알기에 아빠만이 자신을 알아주고 그런 아빠를 엄마로부터 구해야 한다는 마음이 이런 예상치 못한 행동의 결과물인지 읽으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여기엔 한때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커리어 우먼이었지만 가정으로 안주하면서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부분들이 호러 서스펜스 스릴러의 전형으로 몰아가면서 몰입도를 높인다.

그저 그런 소설 속의 이야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동반한 이야기의 진행은 타고난 소시오패스를 지닌 아이의 돌발적이고도 계획적인 행동이 어떻게 한 가정에 큰 파열음을 낼 수 있는지,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느낀 엄마 수제트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도 궁금하게 만드는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저자 본인이 영화 프로듀서인 만큼 극의 장점을 제대로 살릴 줄 아는 임팩트 강한 부분의 강약 조절과 영화 <조커> 제작진이  영화화하기로  확정됐다고 하는 만큼 주인공의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온 컬러

온컬러

온 컬러 – 색을 본다는 것,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것들에 대하여
데이비드 스콧 카스탄.스티븐 파딩 지음, 홍한별 옮김 / 갈마바람 / 2020년 12월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컬러의 세계는 종류가 얼마나 될까?

요즘은 크레용이나 색연필, 물감들을 보더라도 그 종류가 세분화되어 있어 기존의  생각했던 색깔의 의미가 더욱 다양해졌음을 느낀다.

이 책의 저자인 두 사람의 전공은 다른다.

예일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와 영국의 대표적 화가란 직업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 문학과 예술, 역사, 문화, 인류학, 철학, 정치학, 과학까지 넘나들며 우리들을 컬러의 세계로 안내한다.

흔히들 컬러의 기본이라 하면 무지개색 7가지를 연상하게 된다.

인간이 자각하고 그렇다고 이해할 수 있는 컬러의 세계, 빛의 스펙트럼을 통한 무지개색인 빨, 주, 노, 초, 파, 남, 보에 이은 무채색이라 불리는 흰색, 검은색, 회색까지 두루 넘나드는 색의 이야기는 색에 대한 존재와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여러 범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속에는 인간의 편의에 따라 불리는 색의 명칭, 가장 먼저 들려주는 빨강에 대한 이야기는 비둘기의 눈을 설명하면서 인간 눈의 광수용기와 비교하며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색’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오렌지의 경우엔 문득 떠오르는 것이 네덜란드의 오렌지 군단이란 명칭과 함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유니폼이 생각났는데, 이 책에서는 오렌지가 유럽에 수입되면서 기원이 되는 내용, 유명화가들의 작품과 사진 속의 작품 속에 들어있는 컬러감의 이야기를 설명한다.

노란색은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인간의 의식 속에 담긴 피부색에 대한 차별과 외국인 혐오, 인종주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이야기, 녹색을 다룬 부분에서 유럽의 녹색정당이 있듯이 정치, 종교 환경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 정치에 쓰이는 색은 모두 각자 유래와 역사가 있으나, 역사는 너무나 다양한데 기본색은 몇 개 안 되다 보니 색과 정치의 연결이 종잡을 수 없기도 하고 서로 상충하거나 자꾸 바뀌기도 한다. 빨간색이 민중의 색, 급진좌파의 색, 피의 희생의 색일 수 있다. 그렇지만 빨간색은 튜더 왕권의 색으로 군주의 존재, 지위, 권력을 상징하기도 한다.-p 134

 

컬러1

 

그런가 하면 파란색이 주는 의미에는 순수함과 갈망, 같은 파랑이라도 우리들이 느끼는 희망과 우울을 표현한 피카소의 작품,  반대로 활기가 넘치는 느낌이 드는 표현을 한 클랭의 작품들까지 같은 색을 보더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른 다른 시각을 전달해준다.

보라색 부분에선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무채색이라고 알려진 세 가지 컬러들, 그중에서 검정에 대한 내용은 드레스 의상에서부터 모비딕을 설명한 흰색, 이 외에도 회색을 다룬 부분들까지 저자들이 들려주는 내용들은 기대 이상의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 사실 검은색은 혼란스러운 색이다. 상을 당한 사람, 군주, 우울한 사람, 모터사이클 애호가 모두 검은색을 입는다. 비트족도 검은색을 좋아하고 배트맨도 검은색을 좋아한다. 닌자도 입고 수녀도 입고 파시스트도 입고 패셔니스타도 입는다. -p 224

 

컬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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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포근한 컬러의 느낌이 있는가 하면 볼수록 우울해지고 불안을 느끼게 하는 컬러들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던 단순함의 컬러가 아닌 그 컬러를 보는 각도에 따라 변하는 생각들을 반추해 볼 수 있게 한 책이다.

우리들 생활에 있어 항상 있는 색의 존재, 그 존재인 ‘색’이 다양한 학문으로써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색의 무게감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티핑 더 벨벳

티핑더벨벳표지핑 더 벨벳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영미 장편소설 중 레즈비언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해 그린 작가로 알려진 세라 워터스의 작품을 개정판으로 만나본다.

레즈비언 3부작으로 알려진 티핑 더 벨벳, 끌림, 핑거 스미스를 통해 당시 시대적인 흐름 속에 여성으로서 갖는 사회적인 관습과 지위, 활동들을 비교적 잘 그려낸 작가라 이번의 개정판이 더욱 반갑게 다가왔다.

그중 가장 첫 번째 작품으로 출간한 티핑 더 벨벳은 전 작품의 이름인 ‘벨벳 애무하기’로 나왔기 때문에 이번의 제목은 그대로 그 느낌을 살려 출간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경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 어느 마을에 굴을 까서 파는 일명 굴 소녀 키티는 극장 남장로 연기하는 배우 낸시를 본 순간 그녀에 대한 사랑은 느끼게 된다.

그녀와의 만남을 갖게 됨으로써 점차 그 둘은 연인이 되는데 공공연하게 그들의 동성애 관계를 지속하며 일하기는 힘든 법, 키티는 키티 나름대로 자신의 위치와 주위 시선에 대한 느낌을 당당하게 표현하기란 어려웠을 듯,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이는 결국 키티의 배신이라고 할까? 그들의 사랑은 금이 가버린다.

이에 실망한 낸시는 키티에게서 도망쳐 나오고 복수심과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남장한 채 남창이 되어버린다.

그런 그녀에게 돈 많은 귀부인 다이애나의 눈에 띄어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종속된 삶을 이어가는데, 처음에는 이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과거의 고된 삶에서 벗어난 듯한 행복감도 잠시, 귀족들의 나태함과 추악한 삶의 세계에 대한 회의를 느끼던 중 다시 거리로 내쫓기게 된다.

이젠 그 누구도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은 없는 상황, 하지만 그녀가 다시 느끼는 마지막 사랑의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플로렌스다.

여태껏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른 여성으로서의 철저한 독립성과 성실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량함이 몸에 밴 그녀를 보면서 낸시는 서서히 그녀에게 동화되어 간다.

3부작 중  동성애에 대한 사랑을 가장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 저자의 놀라운 당시 자료를 토대로 한 섬세한 시대적 배경이 충실히 살아있게 그려냈다.

 

‘사랑’이란 감정만 두고 볼 때 그들의 사랑은 이성 간의 사랑만큼 순수하고 절실했을 테지만 당시의 제도적 한계와 관습들, 여성이란 이름으로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면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엮여있었기에 쉽지만은 사랑의 모습을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심리를 잘 그려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에서 보인 관능적인 면을 떠나 한 소녀의 성장소설처럼 읽게 된 점이 색다르다.

사랑이란 감정에 눈을 뜨고 자주적인 자기 주도의 행동과 말이 아닌 그저 어떤 종속된 힘에 이끌려 가던 낸시가 플로렌스를 만나면서 진정으로 새로운 사랑과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간다는 설정의 구성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제 모든 어두움을 벗어버리고 진정한 자아 찾기와 새로운 삶,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함을 찾은 낸시란 주인공의 성장이 잘 그려진, 책을 덮고난 후에는  일종의 기쁜 감정이 드는 작품이다.

건청궁일기

건청궁

청궁일기

박영규 지음 / 교유서가 / 2020년 12월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대중 역사가   저자로 익히 알려진 회심작이다.

기획부터 탈고까지 무려 8년의 시간이 걸린  작품은 명성황후의 시해 사건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경복궁 북쪽 깊숙한 곳에 있는 건청궁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다른 전각과는 달리안채, 사랑, 행랑채가 있는 일반사대부 집안과 같은 구조의 모습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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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 발췌)

 

 

때문에 고종과 명성황후가 휴식을 취한 장소라고도 알려진 이곳은 명성황후의 시선으로 그려진 이 작품을 통해 더욱 관심을 두게 됐는데, 한나라의 국모로서 그 시대의 여러 가지 난제에 부딪친 사건들을 들려준다.

고종이 실제 이곳에서 서양 여러 나라들의 공사들과도 만남의 장소로 사용했다는 곳, 그렇지만 이곳 곤녕합에서 명성황후는 시해로 삶을 마감했다.

아 책은 그동안 역사시간에 알아왔던 사실, 특히 19세기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나름대로 등장 불 앞의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안위를 구하고자 시아버지인 흥선 대원군과의 대립을 세우고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한, 청국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의 환경들을 엿볼 수가 있다.

*****

왕비는 그저 아내로, 어미로, 며느리로 살 수 없는 자리였다. 중궁의 자리는 그저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나를 향해 달려드는 맹수였고 주변의 모든 물건이 나의 목을 향해 날아드는 화살이었다. 그들의 걸음 하나, 말 한마디, 눈짓 하나가 모두 비수였다.

두 명의 여인의 시체가 발견이 된 것을 시작으로 풀어가는 이야기의 흐름은  처음에는 추리소설처럼 여겨지나 이내 본문 속의 내용으로 들어가면서부터는 시해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국모로서의 위치, 아내이자 며느리, 어미로서의 위치를 통해 조선반도 합병조약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녀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익히 알고는 있는 사실들이지만 스스로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전달해준다.

소설을 통해 그녀의 입을 빌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인이란 한계로 인해할 수없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며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가 많지 않았고 기화가 닿는 만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 모습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비록 국모란 자리에 머물고는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의 역풍들을 감당해야 했던 명성황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는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은 작가가 그린 힘에 더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오게 그려졌고 뮤지컬로도 유명한 인물이자 조선의 국모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여인, 픽션과 팩션의 절묘한 만남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역사 소설이었다.

달에 울다

달에울다

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 개의 시어詩語가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

이 작품에 대한 소개 문구다.

일본 문학의 이단아처럼 여겨지는 저자의 작품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로 거듭난 글로 문학으로써의 발자취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다.

총 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그중 첫 번째 수록작인 책 제목과 같은 ‘달에 울다’는 한편 의 산문시를 읽는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도시라고는 한 발짝도 나가보지 못하고 고향에서 살아가는 화자의  10대, 20대, 30대, 40대의 인생 이야기는 시구처럼 풀어내는 문장으로 인해 소설인지 시를 읽는 것인지에 대한 모호한 경계선을, 각 10년이 세월을 기준으로 화자가 갖고 있는 병풍 속 눈먼 법사의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자신과 자신이 사랑했던 한 여인과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은 마을이지만 권력의 힘이 존재하는 곳, 촌장의 권력과 함께 사과 농사를 짓는 화자의 아버지와 화자 자신, 자신이 사랑하는 에코란 여성의 이야기가 함께 그려진다.

촌장의 집에 도둑이 들었고 그 도둑은 에코의 아버지, 화자의 아버지가 에코의 아버지를 죽인 사건부터 그녀와 그녀의 엄마가 마을을 떠난 그 이후 그녀를 그리면서 살아가는 시간들, 그러던 그녀가 돌아와 죽은 일들까지, 저자의 글을 통한 인간의 삶에 대한 허무함, 특히 이미지 상징처럼 여겨지는 사과나무, 아버지가 2차 대전 당시 중국에서 가져왔다는 생선 껍질 옷은 10년 주기를 통해 한 폭의 그림처럼 연결 지어진다.

두 번째 작품인 <조롱을 높이 매달고> 영상의 이미지가 많이 떠오르게 한 작품이다. 노인과 그를 돌보는 매춘 여성, 그리고 발견한 먹먹한 감정들은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듯한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첫 작품인 ‘달에 울다’가 워낙 강한 이미지는 준 탓에 두 번째 작품에 대한 기대는 이보다는 덜했지만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소신, 문학 속에 산문이자 한 폭의 그림처럼 연결되는 글의 문장들은 그 어떤 책의 문학작품보다는 비교할 수없다는 인상을 준  책이다.

대마와 대마초

대마초펴지

대마와 대마초 – 신의 선물인가 악마의 풀인가
노의현 지음 / 소동 / 2020년 12월

언젠가 한때 대유행처럼 방송에서 판매되던 것 중에 햄프 씨드란 것이 있다.

샐러드나 밥을 할 때 같이 넣어도 다른 영양소의 몇 배에 해당되는 풍부한 영양이 있다고 선전했던 것으로 당시 대마에서 추출한 식품이라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대마, 대마초란 말만 들어도 이미 머릿속에 각인된 좋지 못한 이미지 형성은 차후 식량으로써의 영양가나 그 취지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궁금한 적이 있었던 터라 그 대마에 대해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책을 만나봤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마, 혹은 대마초라 불리는 이 존재에 대한 태생의 원산지는 중앙 아시라고 알려져 있다.

세계 문명의 발상지 중 한 곳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재배를 시작했다고 알려진 만큼 그 유래는 오래됐다.

대마합체

 

그런 대마를 이용한 각 대륙의 나라들은 어떤 식으로 이를 활용했을까?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예인들의 대마초 흡입으로 인한 구속사건을 떠올리게 할 만큼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는 대마는 고대 중국에서는 의료용으로 술을 섞어 진통제로 , 인도에서는 시바 신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 대마초의 일종인 방(bhang)으로 이용되어 왔다.

이 외에도 중동에서는 오락용으로 사용한 지 오래되었고, 유럽에서는 체력증강용으로, 특히 로마제국은 대마 사용량이 엄청났다고 한다.

이처럼 대마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 식품, 옷, 연료, 종이는 물론 중대한 병의 고통을 완화해줄 수 있는 진통효과로서 사용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대마2

 

그러나 모두가 이런 대마에 대한 좋은 인식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대마에 관련된 국가적인 시행은 이에 관련된 인간들의 이익 때문에 벌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주도적으로 유엔이나 자국 내에서 대마에 관련된 금지 조항을 만든 미국의 경우 처음 멕시코와의 전쟁을 치른 후 멕시코의 가난한 이미자들이 몰려오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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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습관적인 고된 노동 후에 피운 대마초의 시작은 흑인들과는 또 다른 인종차별이 섞인 시선이 본격적으로 금지품목으로  관심을 두었고 이는 곧 듀퐁, 당시 재무장관과 마약국의 수장이 함께 연관되면서 자신들의 이익 타산을 위해 본격적인 판매는 물론 적발된 사람들을 구속하는 법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대마, 일명 햄프 씨드, 마리화나로 불리는 대마초는 불완전하고 불건전한 분류에 속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대마가 갖고 있는 성분 중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대마초를 흡입함으로써 영향을 주는 성분을 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두루두루 사용될 수 있는 것임을 알려준다.

면직물을 대신할 수 있는 옷의 원료, 자동차의 오일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연료, 건축자재나 밧줄, 기타 생활 전반에 이르는 사용도는 상상을 넘어서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각기 다른 나라 일부에서는 이런 다른 시각으로 살펴봄으로써 법적인 구속력의 허용 범위를 각기  다른 분류로 나누어  완화하는 나라들이 있고,  미래의 에너지 자원이자 식량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음에 관련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의 밀림지역이나 인도네시아의 밀림은 벌채로 인해 인간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해 보면 한 발 앞선 연구를 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대응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하늘이 내려준 기적의 선물인지, 저주받은 악마의 풀인지는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기존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나라도 새로운 변신의 시대를 맞아들여야 하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한 책이다.

김광일의 입

광일표지

김광일의 입 – 당신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김광일 지음 / 문이당 / 2020년 12월

지금은  신문보다는 방송이나 영상,  인터넷 기사를 접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예전에 비하면 듣고 보고 판단할 선택의 폭이 많아진 것이고 보면 독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을 선택할 시기가 오는 이때 더욱 신경을 써서 보게 되는 것이 요즘이다.

여러 개의 신문을 보게 되면 신문사의 논설위원이란 분들이 쓴 칼럼들이 꼭 있다.

그 가운데서 김광일, 현 조선일보 논설위원인 저자의 책을 접해본다.

학창 시절 저자가 쓴 문학작품에 대한 글들이 깔끔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문체, 정확히 작품 속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들을 잘 표현한 것들이 많았다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실제 글을 보고 작품을 읽은 적도 있는 경험이 있기에 이번의 이 책 속에 담긴 저자의 시선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자세는 어떤 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현재 유튜브 ‘김광일 입’이란 채널을 통해 나라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시대의 정서, 흐름, 국민들의 알 권리와 정부와 각 부처 간의 행동과 말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쓴 글들이 많아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준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야기, 월성원자력의 감사와 발표, 그 윗선의 지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옵티머스와 라임 사태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물론이고 조국 전 법무장관의 사태, 북한의 김정은과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의 만남에 감춰진 뒤 이야기들, 박원순 전 시장의 이야기, 부산시장과 울산 선거 개입의 정황에 대한 이야기들은 지금의 우리들이 겪고 있는 정치권과 나라 밖의 정세에 대한 그대로의 문제점과 정치가로서 책임지고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를  자신만의 생각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게 한 글들이 많았다.

***** “검찰 개혁, 사법 독립, 이것의 핵심 요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것이다. 검사가 그 어떤 정치권 눈치도 보지 않고 엄정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검찰 개혁이다. 무엇이 정치적 중립인가. 그것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으면 정치적 중립이다. – p 139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그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는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본 현 우리나라의 모습들은 곧 다가오는 서울과 부산 시장의 보궐선거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진정 건강하고 활기찬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무엇인지를 다시 고민하게 한  책이다.

 

리비우스 로마사 3

로마사2

리비우스 로마사 3 – 한니발 전쟁기  리비우스 로마사 3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2월

로마에 대한 역사, 로마사는  언제 읽어도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오늘날의 유럽의 토대를 이뤘다고 말해도 부족하지 않은 팍스 로마나에 대한 기존의 여러 역사학자들이나 소설가들이 출간한 책들의 다양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 로마인들이 이뤄나간 제국이란 의미는 더 포괄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

그중에서 가장 고대 로마인으로 근접하고 실제 당시의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 익히 알고 있는 리비우스는 방대한 역사서를 썼다.

하지만 오늘날 전해져 오는 것은 그 가운데 얼마 안 되는 자료가 있을 뿐이고 이를 다시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출간한 책이 리비우스 로마사 시리즈다.

읽으면서도 여전히  그 당시의 상황을 실제처럼 느끼게 쓴 그의 글들은 기존의 다른 현대의 작가들이 그려온 것과는 또 다른 글의 활력을 느끼게 한다.

3권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그 유명한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대결로 유명한 한니발 전쟁을 다룬다.

한니발 하면 떠오른 것이 코끼리다.

지금도 그렇지만 적의 허점을 찌르는 전술 방식은 그때의 로마인들조차도 생각할 수도 시도조차도 하지 않았던 전략과 전술이라 지금의 현대인들이 진행상황을 읽어도 짜릿함 그 자체를 선사한다.

이 책은 당시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로마와의 전투에서의 패배를 되새기며 역사적으로 명칭 한 포에니 전쟁 2차를 다룬 부분이라 내용 또한 방대하기도 대단하지만 그의 뛰어난 전술과 당시 카르타고와 로마 사이의 지중해 패권을 누가 유지하고 빼앗느냐에 따라 정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정세를 직시한 두 인물들 간의 대결이라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읽을 수가 있는 장점을 지닌다.

 

 

리비우스

 

이는 저자  리비우스가 당시의 사람인 것도 장점일 수도 있겠고 지루한 전쟁을 다룬 만큼 읽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유머를 가미함으로써 지식과 역사에 대한 사실을 부담 없이 느끼게 하고자 했던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한니발은 알프스를 넘는 과정을 거치고 로마의 칸나이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다.

하지만 바로 로마로 진격하지 않고 카푸이에서 겨울을 나는 바람에 로마 정복의 꿈을 이루지 못한 그 한순간의 결정이 뼈아픈 실수가 되는데 이는 로마의 입장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양극단의 결과를 드러낸다.

만약 한니발의 주위의 충고대로 그대로 밀고 나갔더라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팍스 로마나는 건재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카르타고처럼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한 민족에 머물게 됐을까? 를 연신 상상하게 한다.

 

 

리비우스1

 

한니발의 결정의 순간의 미적거림은 결국 스키피오와 치른  자마 전투에서의 대패로 인해  카르타고란 지역과 지명, 모든 것을 소각하고 뿌리째 뽑혀 지금도  흔적조차도 거의 찾을 수없는 몰락을 가져오게 한 결과를 낳는다.

전쟁의 양면 동전에는 승리와 패배가 있고 결국 한니발은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한다.

반면 이 전쟁을 계기로 로마는 기존의 영토 확장에서 더 나아가 시칠리아와 아프리카란 지중해 지역을 차지함으로써 본격적인 대 제국으로써의 발돋움을 하게 되었고 특히 속국이란 개념이 없이 타국의 지배를 했던 데서 벗어나 보다 결속력이 강한 제도를 만들고 세금을 거둠으로써 부국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오노 나나미가 그린 이 전쟁의 전투 전략과 양상들도 재밌지만 현대인이 고전의 자료를 토대로 그린 글이란 점에서 리비우스가 그린 한니발 전쟁은 당시의 현존 인물이 쓴 전쟁을 다룬 이야기라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그가 남긴 로마사에 관한 자료가 모두 보존되지 못한 아쉬움이 큰만큼 이 책에서 다룬 한니발 전쟁기를 통한 당시의 로마와 긴박했던 전쟁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이 주는 의미, 패권국과 패전국의 양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