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휴먼재단, 히말라야에 휴머니티 전파하다


‘세계의 심장’ 히말라야 오지에 사는 꿈이 없는 어린이에게 꿈을 가르쳐 주고 미래가 없는 어린이에게 미래를 열어주는 물꼬를 한국의 산악인이 텄다. 엄홍길휴먼재단에서 마침내 네팔 팡보체에 기공식을 가진 지 꼭 1년 만인 지난 5월 5일 ‘팡보체휴먼스쿨’을 개교하는 첫 결실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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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휴먼재단 회원들과 팡보체휴먼스쿨 어린이들이 기념촬영했다.

산악인 엄홍길이 원정대를 이끌고 히말라야를 오가며 ‘언젠가 이곳에 꼭 어린이를 위한, 꿈을 줄 수 있는 학교시설을 세우겠다’고 다짐한 지 20여년 만에 한국의 대표 로펌인 이재후 김&장 대표변호사를 이사장으로 모시고 재단을 출범시킨 지 꼭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로써 엄홍길휴먼재단은 휴머니티를 ‘세계의 심장’ 히말라에에 심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고, 힐러리(히말라야) 재단과 같이 세계적인 재단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 됐다.

힐러리는 1953년 에베레스트를 세계 처음으로 등정한 뒤 1961년 힐러리 재단을 설립, 2007년까지 네팔에 27개의 학교와 2개의 병원 및 도로, 교통시설 등을 확충했다. 반면 엄홍길은 1988년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 처음으로 히말라야 16좌를 오른 뒤, 이듬해인 2008년 재단을 설립하고 네팔에 학교를 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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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5일 기공식 때의 엄홍길휴먼재단.

엄홍길휴먼재단은 이번 팡보체휴먼스쿨 건립을 시작으로 네팔에 16개의 초등학교를 건립할 계획으로 있다. 첫 번째 학교 개교 직전인 지난 4월2일 타르푸에 두 번째 학교 기공식을 마쳤고, 내년 4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엄홍길휴먼재단은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해발 4007m에 있는 히말라야 네팔 팡보체에 휴먼스쿨을 개교하고, 이들이 사용할 학용품과 노트북컴퓨터, 상비용 구급약 등을 전달했다. 학교 준공식을 가진 이날 팡보체 마을 주민과 학교 어린이 100여명이 모여 다양한 행사를 열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엄홍길휴먼재단에서도 이재후 이사장을 비롯한 서울성모병원 김승남 전 원장, 김성일 전 공군참모총장 등 재단관계자 4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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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보체 올라가는 길에서 에베레스트(중앙에 구름에 살짝 가린 봉우리)와 로체(오른쪽)봉우리가 보인다.

이재후 이사장은 개교 축하인사말에서 “이번 팡보체휴먼스쿨 개교를 계기로 네팔의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시설과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첫 결실을 맺은 만큼 민간외교 차원에서라도 한국의 이미지를 네팔에 더욱 좋게 심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이색 손님인 프랑스 트레커족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동료 4명과 함께 팡보체로 트레킹 온 쟌 러크 하임버그(Jean-Lvc Heimburger)씨는 “비록 어제(5월4일) 저녁 롯지에서 산악인 엄홍길의 활약을 들었지만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으며, 그렇게 훌륭한 그가 또 히말라야 오지에 이런 시설을 짓는다는 사실이 매우 존경스럽고 평가받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프랑스로 돌아가서 꼭 현금이나 뭔가(something)를 기부할 테니 연락처를 가르켜달라”고 요청했다. 러크는 또 “엄 대장의 훌륭한 업적과 활약상을 구글 홈페이지에 올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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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트레커들도 개교식에 참여해 축하했다.

개교 전날인 5월 4일, 엄홍길휴먼재단의 회원인 화가 함영훈씨는 교실벽에 대형벽화를 그리고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그림수업시간을 가졌다. 물감과 스케치북을 주고 모두들 마음대로 그리도록 했다.

팡보체 어린이들은 처음 받아본 그림도구들을 신기한 듯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스케치북에 그들의 머리 속에 있는 형상들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조금 조금씩 모습을 갖춰간 그림은 전혀 의외였다.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산과 설산, 산길만을 그렸다. 그들이 현실에서 본 전부를 그림으로 내놓은 것이다. 연필로 산을 그리고, 또 길을 그리고, 그들이 본 색깔대로 물감을 입혔다. 산 정상 부근에 흰 물감을 뿌려 덮으면 설산이었다. 처음 그린 그림치고는 제법 소질이 있는 듯한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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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구를 전달받은 어린이들이 호기심에 어린 듯, 생각에 잠긴 듯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산 외에 버스를 그린 유일한 어린이가 눈에 확 들어왔다. 어떻게 버스를 그릴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이건 뭐예요?”

“버스요.”

“버스는 어디 갈 때 쓰는 거예요?”

“카트만두 갈 때 타고 가는 거예요.”

유일하게 카트만두에 사는 친척에게 다녀온 어린이였다.

산과 길, 설산은 모두 어린이들이 본 세상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스케치북 위에 그들의 머리 속의 세상을 고스란히 녹여낸 것이다. 그만큼 팡보체 4007m 산간오지에 사는 어린이들에겐 문명이라는 세상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문명의 기준으로 보자면 한마디로 별천지였다. 꿈과 미래가 무엇인지 모르고, 꿈과 미래가 없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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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선물을 받은 어린이들이 기뻐하고 있다.

그 단적인 사례를 개교하는 날 즐거워하는 네팔 팡보체의 어린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개교한 첫날 팡보체 휴먼스쿨에 나온 모든 어린이들은 기뻐했다. 간혹 받은 선물이 모자란 듯 우는 어린이들도 있었으나 대부분 생전 처음 안은 푸짐한 선물에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그 중 한 어린이에게 물었다.

“학교를 새로 크게 지으니 어때요?”

“너무 기뻐요.”

“학교에서 뭐 할 거예요?”

“친구들과 공기차기 놀이하고 놀 거예요.”

“커서 뭐가 될 거예요?”

“……”

“꿈이 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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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보체휴먼스쿨 개교 현판식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 어린이들에겐 꿈과 미래가 없었다. 아니 꿈과 미래가 무엇인지 모르는 듯했다. 그런 단어를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팡보체에선 가르쳐 주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없었다. 산악인 엄홍길은 히말라야를 오가며 꿈을 키웠지만 똑같은 산이 삶이 터전인 그 어린이들은 꿈과 미래가 없는 현실이었다.

엄홍길휴먼재단이 네팔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미래가 있는 현실을 만들기 위한 작업은 산악인 엄홍길과 이재후 이사장뿐만 아니라 많은 회원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팡보체에 가기까지 카트만두에서 경비행기로 루크라공항까지 간 뒤 걸어서 5일이 걸려 도착했다. 해발 2800m에서 고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4000m까지 올렸다. 지난해 기공식 할 때 참석한 회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은 히말라야 자체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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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후 재단 이사장이 팡보체휴먼스쿨 교장에게 노트북컴퓨터 등을 선물하고 있다.

국내 산행을 1년에 한번 할까 말까한 미래산업 권순도 대표는 ‘여름 양말을 준비하라’는 준비물 목록대로 나름대로 시원한 여름 망사 양말을 가져왔다. 이튿날 등산화에 망사양말을 신고 트레킹 한 후 잠시 쉬는 동안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고 하소연하며 신발을 벗자 모두들 어이없어 하며 박장대소했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여름 양말을 준비하라고 해서 신었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발바닥은 이미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상태였다. 열정 하나로, 열정만 믿고 팡보체휴먼스쿨 개교식에 참석한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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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남 서울성모병원 전 원장이 팡보체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주고 있다.

열정은 열정을 낳고, 또 다른 열정을 베푸는 결과를 만든다. 엄홍길 대장은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히말라야 카드에 사인을 하기 시작해, 꼬박 이틀을 걸려 2,700여장의 사인을 마무리했다. 엄 대장의 친필 사인 카드는 남체에서 우편으로 부쳐져 한국의 회원들에게 발송됐다. 그를 지켜본 한 회원은 “엽서를 받아 본 사람이 엄 대장의 저런 열정을 직접 봤다면 아마 감동했을 것”이라며 “엄 대장의 그런 열정이 회원들에게 이심전심으로 전해져 모든 회원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그 열정은 저녁때마다 성찬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가져왔는지 보리굴비와 냉동 안심까지 맛보는 성찬을 누렸다. 이재후 이사장은 “한국에서도 먹기 힘든 보리굴비와 냉동 안심을 네팔의 골짜기 팍딩 롯지에서 먹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며 “엄홍길휴먼재단 회원들의 열정이 아니면 이런 영광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동했다.

엄홍길휴먼재단은 뿐만 아니라 학교와 팡보체 주민들에게 무료 의료봉사활동까지 펼쳤다. 서울성모병원 김승남 전 원장은 병원과 지인들에게 지원받은 의약품을 주민들과 학교 상비약으로 골고루 나눠줬다. 김 전 원장은 학교에 의약품을 나눠주기 전 조은영 간호사와 함께 오후 1시40분부터 6시까지 잠시 쉴 틈도 없이 주민 96명을 대상으로 일일이 주민들의 아픈 곳을 살펴보고 처방하는 봉사활동을 펼쳐 팡보체 주민들을 만족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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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보체 주민대표와 휴먼스쿨 간호교사에게 의약품을 전달하고 있다.

또 다른 회원은 팡보체휴먼스쿨의 교사 2명 월급을 1년 동안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월급은 교사 한 명당 한화로 월 30만원정도. 엄홍길휴먼재단 2기 회장을 맡은 미래산업 권순도 대표는 2기 회장 수락소감을 팡보체휴먼스쿨에 필요한 모든 책, 걸상을 지원하는 것으로 대신해 모든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익수 김&장 변호사는 “앞으로 기부하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다”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기도 했다.

교육을 통해 네팔의 어린이들의 미래가 얼마만큼 변하고 발전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지만 기존에 네팔 어린이들이 누릴 수 없었던 시설과, 그 시설에서 그림과 공부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훌륭한 선생님까지 지원하기로 엄홍길 휴먼재단과 회원들은 다짐했다. 이를 통해 네팔 어린이들이 더 나은 미래가 오기를 참여한 휴먼재단 모든 회원들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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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보체휴먼스쿨 개교 현판식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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