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과 함께 한 히말라야 트레킹… 아찔한 높이와 설산의 장관에 경탄


엄홍길과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다. 세계적인 산악인과 함께 하는 트레킹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히말라야를 향해 따라나섰다.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올까 싶었다.


히말라야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공항에서 내려 루크라(Lukra) 공항까지 국내선 항공기를 타고 가는 트레킹 코스가 일반적이다. 바로 전문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를 오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베이스캠프를 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베이스캠프까지 일반인들이 트레킹 할 수 있다. 그 이상은 전문 산악장비를 갖춰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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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 아마다블람 봉우리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이 코스 외에도 안나푸르나 라운드트레킹 코스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의 아름다운 봉우리를 바라보면서 한바퀴 도는 트레킹 코스는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네팔과 히말라야는 날씨가 몬순기후를 보이기 때문에 6~8월 여름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우기다. 이 시기를 피해서 보통 트레킹을 떠난다. 겨울에도 고도가 높기 때문에 너무 추워서 가급적 피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히말라야트레킹도 봄과 겨울에 트레커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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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의 인도로 한국의 트레커들이 목적지인 팡보체를 향해 걷고 있다.

첫날 루크라(LUKLA) 공항에 내렸다. GPS로 고도를 측정해보니 2876m가 나왔다. 다소 오차가 있다 하더라도 이 정도면 고소증세가 올 수 있는 높이다. 대략 2500~3000m에서 고소증세를 느낀다고 보고돼 있다.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면 신체가 고소에 자동 적응할 수 있지만 갑자기 고도를 높이면 누구나 쉽게 고소증세를 느낀다. 심한 사람은 구토와 두통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고소에 적응이 안 된 사람은 폐수종 등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조금 어찔한 느낌이 들었다. 호흡을 깊게 들이켰다. 한순간에 나아질 고소증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고소에 적응하기 위해선 몸을 천천히 움직여 체력소모를 줄이며 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 호흡을 단전에까지 내려기 위해 의식적으로 숨을 깊게 쉬고 한순간 쉬고 내뱉었다. 단전호흡은 고소적응에 다소 도움이 된다는 논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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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깊은 계곡 위로 아슬아슬한 다리 위로 자주 건너야 한다.

최대한 천천히 걷고 비슷한 고도를 오르내려도 고소에 적응이 안 돼서 그런지 머리가 어지럽다. 중간중간에 돌탑들이 보인다. 국내의 산에 있는 돌탑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네팔 사람들은 이 돌탑을 마니차라고 부른다고 한다. 돌탑에서 복을 구하는 기도를 하는 모습도 간혹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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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이 돌탑인 마니차에 기도를 올리고 있다.

중간에 있는 챠브롱롯지를 지나 첫날밤을 보낼 팍딩롯지(PHAKDING)에 도착했다. 해발 2640m이다. 애초에 도착한 루크라공항보다 고도가 낮다. 고소에 적응하기 위한 코스였다.

다음날 다소 고도를 높이는 날이다. 더 천천히 걸어야 한다. 이젠 히말라야로 서서히 접어들었다. 사가르마타 국립공원(Sagarmatha National Park) 입구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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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지 뒤로 조금 붉게 보이는 봉우리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이다. 그 오른쪽이 로체와 로체샤르 연봉이다.

사가르마타는 산스크리트어로 ‘우주의 주머니’라는 뜻이다. 네팔어로는 초모룽마(Chomo Lungma)라고 한다. 초모는 여신(女神), 룽마는 산골짜기․지역 등을 말한다. 따라서 초모룽마는 대지의 여신을 의미한다. 사가르마타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의 절반 정도와 7000m 이상 되는 산만 7개가 있다. 네팔 산악국립공원이며, 1979년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이 고산 지역에 사는 민족이 바로 셰르파(Sherpa)들이다. 셰르파족은 16세기 초 중국과 몽골이 정치와 종교적으로 대립하면서 불안해지자,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네팔로 들어온 티베트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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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다리는 그래도 준수한 편이다.

사가르마타 국립공원사무실 내에는 히말라야에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 지형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벽면에 걸려 있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이날 잠을 잘 곰바(GOMBA)롯지에 도착했다. 곰바롯지는 남체 바자르(NAMCHE BAZAAR)에 있다. 해발 3436m이다. 800m 남짓 고도를 올렸다. 하루에 1000m이상 고도를 올리지 말아야 고소를 훨씬 적게 겪는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올리는 고도가 500m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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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 같은 아슬아슬한 길을 한참이나 걸어야 한다. 길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이다.

셋째 날도 마찬가지로 새벽에 일어나 대충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식사는 한국식으로 잘 차려주었지만 셰르파족들의 생활을 보고 난 뒤로는 약간 역겨워서 밥이 잘 넘어가지를 않았다. 대충 허드렛물 같은 물에 그릇을 씻고 그대로 밥을 퍼서 주는 장면을 우연히 화장실 가다 목격한 뒤로는 밥이 잘 먹어가지를 않았다. 그들은 거기서 손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니 더 힘들었다. 특히 저녁에 술도 한 잔씩 하니 고소를 벗어날 새가 없었다. 고산에서 음주는 고소에 특히 좋지 않다. 일부는 전혀 고소를 겪지 않고 밤마다 술을 심하게 마시고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그 단단한 체력이 굉장히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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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트레커들이 롯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맨 앞쪽이 파고다어학원 박경실 회장.

지나는 길에 네팔 국화(National Flower)가 엄청난 군락을 이루고 있다. 로도덴드론(Rhododendron)이란 나무다. 꽃도 활짝 피우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운 꽃만큼 향기는 나지 않는 듯했다. 근데 3000m 이상의 고도에서 이렇게 많은 나무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것만 해도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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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다블람, 로체, 로체샤르, 에베레스트 등 히말라야의 연봉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롯지. 에베레스트는 왼쪽에 구름에 가려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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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도를 조금 달리 잡았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네팔 의대 다니는 시리티카(Sritika)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가 네팔 국화를 가르쳐줬다. 그녀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끔 온다고 했다. 지금 가고 있는 코스는 처음이지만 다른 코스는 몇 번 걸어봤다고 했다. 그녀도 역시 걷는 게 좋다고 했다. 젊은 얘였는데 기특하게 보였다. 계속 같이 가고 싶었지만 걷는 속도가 달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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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m 이상 고지에서도 우리의 다랑이논과 같은 밭에서 각종 작물을 재배한다.

셋째 날 롯지가 있는 팅보체(TENGBOCHE)가 나왔다. 도착할 무렵엔 날씨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는데, 도착해서 조금 있으니 구름이 걷히고 모습을 감춘 하늘이 맑게 드러냈다. 하늘보다는 에베레스트 정상의 모습이 장엄하게 나타났다. 그 옆에 로체와 로체샤르 모습도 연봉으로 위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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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대장이 일행들과 함께 걷고 있다.

“야! 정말 굉장하다”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기에 여념 없다. 사람들이 저런 모습을 보기 위해 히말라야에 오고, 에베레스트를 찾는 듯했다. 해가 질 때까지 에베레스트의 장엄한 모습을 삼삼오오 모여 감상했다. 저녁 햇살에 비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모습은 붉은 빛을 띠고 있어 더욱 위엄을 더했다. 오른쪽부터 아마다블람, 로체샤르, 로체, 에베레스트, 눕체, 칼라파타르, 그리고 쿰부의 연봉들이 쭉 이어졌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의 파노라마가 보여주는 그 기세에 한동안 말을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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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고산마을의 한가로운 풍경.

정신을 차리고 주변의 연봉 모습과 이름모를 야생화와 네팔 국화 등의 꽃과 나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부지런히 담았다.

다음날에도 부지런히 일어나 목적지인 팡보체(PANGBOCHE)를 향했다. 엄홍길 대장이 학교를 세운 곳이고 트레킹의 최종 목적이기도 한 곳이다. 고산의 날씨는 정말 변덕스러웠다.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가 싶더니 이내 먹구름이 잔뜩 내리더니만 비를 뿌리는 날씨로 변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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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은 족히 됐을 법한 나무 옆으로 일행들이 지나고 있다. 나무 높이가 사람키와 비교된다.

목적지인 팡보체에 도착했다. 해발 4050m 가량 됐다. 여기서 두 팀으로 나뉘었다. 한 팀은 하산이고, 다른 한 팀은 딩보체(DINGBOCHE)를 거쳐 로부체(LOBUCHE)~칼라파타르(KALAPATTAR)를 지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 가기로 했다. 일정이 배로 늘어나고 고도도 5400m 가까이 된다. 절반가량으로 나뉘었다. 하산팀에 속했다. 지난 연말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 가서 고생한 생각도 나고 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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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돌탑 마니치.

하산은 힐러리가 처음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 네팔을 돕기 위해 재단을 만들어 네팔에 학교를 세운 곳인 쿰정(KHUMJUNG)으로 가기로 했다.

석양이 아름다운 쿰정에 다다랐다. 마을은 한적한 전원도시 같이 아름다웠다. 학교도 아담하게 잘 지어져 있었다. 한국산악회에서도 건물을 한 동 지어 기증한 흔적이 있었다. 나름대로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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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깊이가 아늑하게 멀리 깊게 보인다.

그놈의 고소는 떨어지지 않고 계속 애를 먹였다. 이젠 술 한 잔도 못할 정도가 됐고, 밥을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깨끗하지 못한 음식 탓이었는지 설사를 만나 사람이 홀쭉해졌다. 하루에 화장실을 네댓 번 들락날락했다. 먹은 것도 없는 데 계속 빼기만 했으니 힘도 없어졌다. 가져간 휴지는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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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으로 흐르는 물은 전부 회색으로 뿌옇다. 여기서는 우리 물과 같은 맑은 색은 보기 힘들다.

쿰정에서 히말라야 자락에서 마지막 날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힐러리 학교를 거쳐 상보체(SANGBOCHE)공항으로 갔다. 상보체 공항에서 루크라 공항까지 비행기로 가서 루크라 공항에서 다시 카트만두 공항으로 돌아가면 트레킹 일정이 끝이 난다. 경비행기 안에서 열심히 히말라야 자락의 장관을 렌즈에 담았다. 스케일이 우리의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의 산이 한없이 펼쳐졌다. 역시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였다. 그 장관과 위엄이 아직 기억에 뚜렷하다.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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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다블람의 웅장한 봉우리.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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