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이 맑고 공작이 알을 품은 명당 홍천 공작산

‘홍천의 산과 물은 맑고 기이하다. (중략) 공작산은 현의 동쪽 25리에 있는데, (세조의 妃) 정희왕후(貞熹王后)의 태를 봉안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횡성 태기산에서 이어진다.’ <여지도서>

‘골짜기가 깊고 기암절벽으로 된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르듯 겹겹이 솟아 있는 모습이 공작새와 같다 하여 공작산이라 한다.’ <한국지명총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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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가만히 보면 길게 뻗은 능선이 마치 공작이 날개를 뻗은 형세와 같아 공작포란형의 명당으로 알려진 홍천 공작산의 산세를 내려다봤다.

홍천 공작산(孔雀山․887m)에 대한 기록이다. 공작산이란 이름부터 눈길을 끈다. 어디서, 어떻게 유래했는지 궁금하다. 이에 대한 설명은 홍천 국유림관리소의 공작산에 대한 소개에 잘 나와 있다.

‘산세의 아름답기가 한 마리의 공작새가 두 날개를 활짝 펼친 듯한 형국이라 하여 공작산이라 한다. 봄에는 철쭉군락, 여름에는 맑고 풍부한 물과 울창한 산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 절경, 겨울 눈 덮인 산에선 공작산 백설의 아름다움과 수목이 펼치는 눈꽃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산이면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것 같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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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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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 전체 개념도

지도를 놓고 가만히 보니 공작산 정상에서 홍천읍까지 뻗은 능선이 영락없는 공작새의 모습이다. 공작산 정상이 공작새의 머리부분이고, 꽁지같은 능선이 홍천읍으로 내려져 있다. 공작산 정상부터 세조의 흔적이 서린 수타사까지 종주하기로 하고, 공작산 생태숲해설가로 있는 차주원씨에 자문을 했다.

“수타사에서 약수봉 올라가는 길은 너무 가팔라서 정상까지 갔다가 돌아오려면 하루 꼬박 잡아야 할 것입니다. 거꾸로 공작현에서 내려오더라도 6~7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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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현에도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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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숲이 시작된다. 이정표도 잘 안내하고 있다.

수타사에서 급히 택시를 불러 공작현으로 향했다. 공작산 정상 가장 근접한 공작현에서 정상으로 올라 수타사로 내려오기로 방향을 정했다. 공작산 등산로의 가장 긴 종주코스다.

공작현에서 공작산 정상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엔 ‘정상 2.7㎞’란 이정표가 방향과 시간을 가늠케 해준다. 등산로로 들어섰다. 시원한 숲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등산로가 아니라 호젓한 숲속을 걷는 느낌이다. 긴 장마 끝에 찾아온 내려쬐는 햇빛을 숲들이 가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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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뻗은 산세는 자세히 보면 정말 공작 같이 생겼다.

공작현까지 오는 택시 안에서 운전수가 “혹시 뱀 잡으러 온 땅꾼 아니죠? 복장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지는 아닌데, 공작산엔 뱀이 많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고 한 마디 했다. 실소를 금치 못하면서도 ‘뱀이 많다는 건 아직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고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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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종주코스를 잡아 올라갔으니 중간중간에 올라오는 등산로가 여러 개 표시되어 있다.

곧이어 문바위골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난다. 문바위골에서는 등산로와 계곡이 나란히 간다고 한다. 등산로는 오르막길로 오르다 다시 내리막길로 연결되는 봉우리의 연속이다. 완전히 능선으로만 연결돼 있다. 좁은 능선길은 양쪽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위험하지는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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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내내 숲이 우거져 햇빛을 가려준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한문학의 대가였던 서거정((徐居正)은 “홍천의 산과 물은 맑고 기이하다”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을 남겼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산의 형세가 정말 기이하게 느껴진다. 정상 887m 가면서 몇 개의 봉우리를 넘었는지 모를 정도다. 낮다고 얕보다간 큰 코 다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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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연봉들이 이어져 등산객을 지치게 했다.

숲은 정말 좋다. 우거진 녹음은 몸과 마음을 더욱 맑게 해준다. 쭉쭉 뻗은 낙엽송이 군락을 이뤄 삼림욕 효과를 대신해준다. 기분이 상쾌해진다. 마침 인기척에 놀란 뱀이 숲속으로 스르륵 사라진다. 전날 내린 비로 몸을 말리려 똬리를 틀고 있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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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 착각하게 만든 첫번째 정상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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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정상 봉우리. 최근에 정상비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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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정상비석으로 여겼던 정상 봉우리. 정상 봉우리만 세 개나 올랐다.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봉우리가 몇 개인지 모르겠다. 정상 비석도 두 개나 있다. 밧줄을 잡고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는 거친 봉우리가 세 개나 있다. GPS로 측정해보니 전부 884m다. 정상에서는 홍천군 일원이 한 눈에 들어오고 서남쪽 능선으로 영서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고찰인 수타사가 있다. 그쪽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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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를 몇 개나 오르락내리락 한지 모른다. 그 뒤 겨우 오른 약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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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상 봉우리는 평평해서 쉬어갈 만 했다.

공작산은 마치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한 공작포란형(孔雀抱卵形)이라고 한다. 그 명당에 수타사가 자리 잡고 있다. 수타사는 서기 708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알려져 있으나, 원효는 686년 입적했으므로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절이 자장, 의상, 원효 등이 창건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절의 격(格)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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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사계곡 제일 위에 있는 귕소.

명당이라 그런지 로또 407억원을 당첨된 사람과 2, 3등에 당첨된 사람이 인근 두촌면에 살고 있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두촌면을 내려다봐도 뭐가 명당인지 알 수가 없다.

수타사에는 보물 제745호인 <월인석보>가 있다. 세조가 등창 치료차 오대산 상원사로 가면서 날이 저물자 왕비의 태가 봉안된 이곳에 하룻밤 자면서 기념으로 남기고 간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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귕소 출렁다리를 지나서 내려오면 용담계곡이 나온다.

수타사 하산지점에 거의 도달하면 시원한 계곡이 기다리고 있다. 귕소와 용담 등의 계곡엔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차주원씨는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 명당터이고, 세조와 왕비 정희왕후의 흔적이 서린 역사유적이 살아 있는 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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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계곡

등산가이드

공작산 정상 올라가는 남쪽 코스는 공작현(고개)․문바위골․안골․공작릉․수타사 등이 있고, 북쪽에서는 군업리 코스 등이 있다. 동쪽 공작현에서 서남쪽 수타사까지는 총 11㎞로, 걷는 시간만 6시간 20여분쯤 소요. 승용차를 가지고 가면 수타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생태숲주차장에 주차하고 택시로 공작골이나 안골로 가서 등산하는 게 좋다. 택시비는 2만원 내외. 등산문의(지역번호 033) 동면사무소 430-2606, 홍천국유림관리소 433-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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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사 절 입구에 있는 이정표.

교통

자동차를 타고 경춘고속도로나 5번․44번 국도를 이용해서 홍천연봉삼거리에서 수타사나 생태숲 방향으로 가면 된다. 고속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이나 상봉터미널에서 홍천으로 가는 버스편이 있다. 1시간30분 소요. 노선버스 문의(지역번호 033) 홍천 종합버스터미널 432-7891~5, 택시 434-3114 또는 434-2211.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睿元

    08.17,2013 at 12:49 오후

    지도에 화촌면이 화춘면이라 쓰였네요!
    화촌면이 맞습니다.

    수타사 계곡은 참 아름다워요.
    한때, 자주 찾던 곳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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