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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동백의 향연이 있는 금오도 비렁길로… 해안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 섬인 금오도(金鰲島)는 지형이 자라를 닮아, 한자 그대로 큰 자라라는 뜻이다. 금오도는 원래 거무섬으로 불렸다. 조선시대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임금의 관(棺)을 짜는 재료인 소나무를 기르고 가꾸던 황장봉산이었을 만큼 원시림이 잘 보존된 곳으로, 숲이 우거져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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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에는 곳곳에 죽죽 뻗은 동백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 매봉 일대에는 봉우리 전체가 동백숲터널을 이룰 정도로 우거져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그 기록이 전한다. 거무섬을 비슷한 한자로 표기한 것이 거마도였다. ‘청구도(靑邱圖)’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거마도로 표기되어 있다. 이후 고종은 금오도를 명성황후가 살고 있던 명례궁에 하사했으며, 명례궁에서는 이곳에 사슴목장을 만들어 사람의 출입과 벌채를 금했다고 한다. 금오도는 결국 소나무숲과 원시림이 잘 보존된 모습으로 거무→거마를 거쳐 현재의 이름 금오도를 갖게 됐다.

1.동백림.JPG

금오도 매봉 전체가 동백림일 정도로 겨울엔 온 섬이 동백꽃으로 만발한다.

금오도비렁길은 남해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금오도 해안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 벼랑길의 여수 사투리인 ‘비렁길’을 그대로 사용했다. 코스는 모두 5개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1구간은 함구미마을에서 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마을까지 6.8㎞, 2구간은 두포마을에서 굴등전망대를 거쳐 촛대바위~직포마을까지 3.9㎞, 3구간은 직포마을에서 갈바람통전망대를 거쳐 매봉전망대~학동삼거리까지 4.5㎞, 4구간은 학동삼거리에서 사다리통전망대~온금동~심포마을까지 3.2㎞, 5구간은 심포마을에서 막개~장지까지 3.3㎞ 등 총 21.7㎞에 이른다. 이 중 매봉 정상 근처를 지나가는 3구간은 온 천지가 동백숲이다. 3~4월이면 화려한 동백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길이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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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비렁길에는 동백나무 뿐만 아니라 대나무도 군락을 이뤄 푸르름을 더한다.

1코스 시작지점은 함구미마을이다. 어촌마을 특유의 짭짤하고 비릿한 냄새가 코에 확 스며든다. 숲에서 느끼는 분위기와는 또 다르다. 함구미(含九味)란 지명은 해안의 기암절벽이 아홉 골짜기의 다양한 절경으로 이뤄져 부르게 됐다고 한다. 또 매봉산 줄기 끝부분에 위치한 이곳은 용의 머리와 같이 생겼다 해서 용두(龍頭)라는 지명과 함께 사용한다.

3-1.동백숲길 세로.JPG

정말 동백숲은 끝이 없을 정도다.

이내 숲속으로 들어간다. 매봉산 끝자락이다. 대부산, 대대산이라고도 부른다. 원래 섬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 하더니 정말 섬 치고는 나무들이 많다. 동백나무․후박나무․서어나무․측백나무․비자나무에 봉산(封山) 역할 했던 소나무까지 다양한 식생을 자랑한다. 마삭줄, 공난 등 많은 종류의 관목도 교목들 틈바구니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4.비렁길 동백숲길.JPG

금오도 비렁길 동백숲길에 인근 순천뿐만 아니라 부산, 서울에서도 많은 방문객이 찾아 걷는다.

이어 대나무와 갈대군락도 나온다. 그 사이로 동물들이 머물렀던 흔적을 볼 수 있다. 바다와 원시림의 숲, 해안절벽이 어우러진 길이 초반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여태 본 길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 길은 정말 녹색길 베스트10에 들기에 충분했다.

5.야생화와 어울린 동백.JPG

금오도 비렁길 주변에는 동백숲과 어울린 털머위가 노란꽃을 활짝 피워 자라고 있다.

대나무 군락을 지나 어느 덧 1구간 끝 지점이자 2구간 시작점인 두포마을에 도착했다. 조선시대 소나무 보호구역인 봉산지역이라 할 만큼 유달리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수백 년 된 소나무도 쉽지 않게 보인다. 마을 방풍림도 소나무다. 과실나무로도 밀감과 유자나무도 비렁길 옆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노란 밀감과 유자가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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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길에 촛대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바위모양이 마치 남성의 상징 같이 생겼다.

영화 ‘혈의누’ ‘하늘과바다’ ‘박봉두살인사건’ 등을 촬영한 굴등전망대도 표고 100m가량 높이의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촛대바위, 일명 남근바위도 비렁길 옆에 우람하게 솟아 있다. 촛대라기보다는 꼭 남근같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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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노란꽃을 피우는 야생화 털머위.

2코스 종점이자 3코스 시작점인 직포마을이다. 직포마을에서 출발한 비렁길은 바로 망산으로 치고 올라간다. 올라가자마자 동백나무가 좌우로 엄청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중간 중간에 유자나무가 노란 열매를 맺어 유혹하고 있다. 동박새는 나무 사이 이리저리 옮기며 “짹짹~” 거리며 지저귄다. 군락을 이룬 동백나무들은 빼곡히 자라, 저마다 햇빛을 보기 위해 키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는 줄기가 하늘을 향해서만 뻗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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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에 쉬어가는 전망대가 있어 조망하기에도 좋다.

동백은 추위에 약하지만 해풍엔 강하다고 한다. 동백나무 군락이 끝이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최대 군락지인 오동도가 인근에 있지만 그에 못지않을 듯싶다. 동백나무 사이로 노란꽃을 피워 눈길을 끄는 야생화가 있다. 털머위다. 일명 개머구라고도 한다. 널찍한 잎 중앙으로 꽃줄기만 30㎝가량 뻗어 노란꽃을 피우고 있다. 동백의 빨간꽃에 털머위의 노란꽃, 바다뿐만 아니라 꽃으로도 눈이 호사를 누리고 있다.


매봉 전망대를 거쳐 능선을 넘어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수그러들었다. 아니 사라졌다. 신기할 정도다. 매봉 전망대는 매봉 정상 바로 아래 시야가 확 트인 곳에 있다. 300도 가량 조망이 가능하다. 쪽빛바다와 요철 같은 해안절벽, 바다를 오가는 배, 겨울 바다와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3코스 종점인 학동마을도 보인다.


학동마을을 향해 열심히 내달렸다. 서서히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마지막까지 동백나무가 이어진다. 3코스 내내 동백나무가 보인다. 학동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이다. 1~3코스 15.2㎞를 점심시간 포함 총 6시간 40분 걸렸다. 바다와 해안절벽, 동백나무, 다양한 나무로 이뤄진 아름다운 숲, 한적한 마을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절경이 눈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기억에 남을 만한 길이고 산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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